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평균 결혼연령 또한 남성은 35~37세, 여성은 32~34세로 높아졌다. 젊은 층의 상당수는 ‘혼자 사는 것이 편해서’ 혹은 ‘취업·진학이 어려워서’ 등 여러 이유로 결혼을 기피한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결혼을 하지 않는 미혼(未婚)자가 아닌, 결혼 자체를 스스로 거부하는 비혼(非婚)자가 늘어나고 있다. 본지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비혼주의’에 대해 정혜인(산업디자인·11) 학우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Q. 비혼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A. 결심이라기 보단 현실적인 부분을 따져보니 비혼을 생각하게 된 것 같다. 나중에 혼자 산다면 얼마든지 여유롭게 혼자 살 수 있다. 남들보다 적게 벌든 똑같이 벌든 충분히 노후대비를 하며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Q. 비혼을 한다고 했을 때 가족의 반응이 궁금하다.
A. 재작년까지만 해도 결혼에 대해 많은 부담을 주셨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결혼은 힘들다는 걸 끊임없이 부모님께 말씀드렸다. 지금은 비혼주의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불만은 없으시다.

Q. 비혼에 관한 오해가 있을 거 같다.
A. 처음에는 주변에서 비혼주의를 독신주의와 많이 착각하고 ‘아 혜인이는 연애를 안 하는구나’ 라는 오해가 많았다. 아마 비혼주의보다 독신주의라는 단어가 더 익숙해서 일어난 해프닝이 아닌가 싶다.

Q. 결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 하는지 궁금하다.
A. 허례허식이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 사랑하는 두 사람의 결혼에 양가 부모의 하객들이 몰려오는 것, 상견례, 예단, 청첩장 서로 피곤하기만 한 수많은 일이 다 허례허식이고 엄청난 스트레스라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단지 결혼을 안 하는 것이고 내 선택인데 그것에 관하여 타인이 왈가왈부하는 경우가 많다. 비혼주의자도 사회의 구성원으로 사회를 같이 꾸려나가고 남들과 어울려가며 많은 일을 하고 있다. 본인을 제외하고도 주변에 ‘비혼주의자’는 얼마든 있을 수 있고 그들을 이상하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스의 시인 에우리피데스는 “가장 현명한 사람은 자신만의 방향을 따른다.”라고 했다. 인생은 꼭 정해진 방향대로만 흘러가진 않는다. 마찬가지로 결혼을 하는 것만이 행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꼭 결혼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결혼이 아니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사랑을 한다. 우리 사회도 이런 생각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되었으면 한다. 스스로가 어떤 방향을 세웠던 간에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존중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