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임현주 아나운서가 뉴스에서 안경을 쓰고 등장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화제가 되었다. 여자 아나운서가 안경 쓴 것에 대해 왜 호들갑이냐고 생각 할 수도 있겠지만 지상파 여성 아나운서가 안경을 쓴 경우가 이번이 세 번째라고 하면 의미가 달라질 것이다. 뉴스를 진행 할 때 안경을 쓰지 말라는 규제는 없었지만 암묵적으로 여성 아나운서는 예쁘면서도 단정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이로 인해 임현주 아나운서뿐만 아니라 많은 여성 앵커는 눈이 아픈 날에도 매일같이 렌즈를 착용하고, 인공눈물을 하루에 한 통씩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임현주 아나운서는 앞으로도 많은 여성 앵커 분들이 안경을 쓰고 뉴스를 진행 할 수 있는 사회가 왔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했다.

본래 대중매체 속 여성들의 이미지는 예뻐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있었다. 그러나 이런 미적 기준은 남성 아나운서들에겐 꽤나 관대한 편이다. 예를 들어, JTBC 손석희 앵커에게 안경은 지적이고 뇌섹남이라는 이미지를 부여한다. 남성들이 안경을 쓰고 뉴스를 진행하면 오히려 지적이면서도 멋있어 보인다는 반응이 일반적인 것이다. 안경을 쓴 여성에 대한 이미지은 드라마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못생기고 소심한 여성은 항상 안경을 착용한다. 그 후 남자 주인공에게 고백하기 위해 안경을 벗고 렌즈를 착용한다. 그러면 모든 남자들이 여성에게 사랑에 빠지고 남자 주인공도 여자 주인공에게 사랑에 빠진다. 우리가 흔히 대중매체를 통해 접하는 장면이다. 문제는 이런 대중매체 속 묘사가 현실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아르바이트 모집 여건을 보면 용무 단정이란 말이 나와 있다. 이 말의 속뜻은 손님들이 봤을 때 예뻐 보이도록 기본적인 화장이나 렌즈를 착용하란 뜻이다. 면접을 볼 때나 출근하기 전 간단한 화장을 하고 렌즈를 착용하란 말을 많이 듣는다. 여성들은 안구 건조증은 물론이고 각막증 때문에 힘들다는 하소연한다. 이렇게 불편한 걸 알면서도 안경을 포기하는 이유는 단 하나, 안경을 쓰면 당사자는 ‘왜 안경 썼어? 오늘 화장 할 시간이 없었어?’ 와 같은 질문을 받는다. 이런 질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여성들은 또 다시 렌즈를 착용한다. 렌즈를 착용했을 때의 불편함보단 아직까지 사회적 시선과 편견 때문에 심적인 불편함이 더 크기 때문이다.

우리사회는 안경을 쓴 여성에 대해 쓸 때 없는 관심이 많다. 더불어 대중매체는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안경을 쓴 여성을 단 두 가지의 이미지로 묘사한다. 카리스마 있으면서도 깐깐하고 몸매가 드러나는 오피스룩을 입는 이미지나 도수 높은 안경을 쓰고 덤벙거리는 이미지가 바로 그것이다. 대중매체에서 묘사하거나 사회에서 생각하는 여성의 이미지는 모두 그렇지 않다. 또한 전혀 일반화 시킬 수 없다. 이 사회는 개인의 다양성이 공존하고 있다. 대중매체가 사회에 주는 파급력은 크다. 대중매체는 프로그램 기획이나 광고를 통해 안경 쓴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이 팽배한 사회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