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에는 대구대학교가 포함된 영광학원의 임시이사회가 구성되었다. 5월 중순이 되면 대구대학교에 새로운 총장이 선출된다. 그런데 새 마음 새 출발하는 기분이 설레는 것만은 아닌 이유는 모두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학령 인구의 감소로 인한 대학의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3년 내에 입학자원의 급감이 예고되고 있어서 전국의 모든 대학이 긴장하고 있다. 따라서 새 총장은 명예로운 자리가 아니라 가시밭길을 걸어야 하는 자리이다.

우선 해결해야 하는 가장 큰 문제는 재정 문제다. 우리 대학이 적립금이 많은 사립대학 중의 하나이지만 이 적립금이 없어지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할 정도로 등록금 동결과 정원 감축으로 인해 대학의 재정 수입은 감소하고 있는 반면 대학 지출의 조정은 이에 못 따라가고 있다. 조직의 축소가 필연적인 상황에서 현명하고 효율적으로 재정을 줄여나가는 일이 급선무라 할 수 있다. 다른 한편 대학 재정 수입의 확대 방안을 마련하여 감소하고 있는 재정 분을 메워야 한다. 총장 후보들의 공약에서도 많이 이야기 되었지만 교비를 지원해 줄 수 있는 산학협력단의 경쟁력을 더 강화하고, 외국인 유학생을 더 유치하고, 특히 평생교육대학을 내실화하여 새로운 입학 자원을 발굴 하는 일, 교육부의 일반재정지원 및 특수목적지원의 확보 등이 주요한 정책 내용이 될 것이다.

두 번째는 입학경쟁력을 강화시켜야 한다. 입학경쟁력이 결국 모든 것을 좌우하게 될 것인데, 대학에 들어올 입학 자원인 고등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대구대학교의 어떤 면을 호소할 것인가를 전략적으로 잘 고민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다른 대학의 선례를 따르면서 교육과정을 무난하게만 제시한다면 학생들은 들어왔지만 앞으로는 남 따라해서는 남들보다 더 우수한 성과를 낼 수 없는 시대가 온 것이다. 다행히 우리 대학은 작년에 에이스+ 사업이 선정되어 교육혁신과정에 박차를 가해왔다. 교양교육을 혁신하고 강화하며, 동시에 전공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두 가지 교육혁신 사업이 거교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 사업이 성공하면 대구대학교는 기존의 80여개의 학과 전공 외에 학과없는 전공이 70여개 더 만들어져서 우리 대학에 오는 신입생들이 자유롭게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제공하게 된다. 어디 그 뿐인가, 지금 대학은 학생들이 스스로 전공을 만들 수 있는 기회도 부여하고 있다.

세 번째는 우리 대학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고민해야 한다. 다행히 많은 총장 후보들이 공영형 사립대학을 1번 공약으로 걸고 나왔다. 공영형 사립대학은 대학 이사회의 지배구조를 민주화하고 투명하게 하면서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는 일거양득의 사업이다. 구체적 설계가 나와 있지 않아서 상세한 내용은 좀 지나야 알려지겠지만 새 정부의 공약인 만큼 없는 일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공영형 사립대학은 건전하게 운영되는 지방의 사립대학들이 앞으로 전개될 대학 위기 시기를 슬기롭게 해쳐가면서 대학을 혁신해 나갈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된다. 구성원이 잘 알고 있듯이 우리 대학은 임시이사 체제로 20여년을 지내오다가 지난 정부에서 정상화되어서 불과 1년 만에 다시 임시이사로 전환된 경험을 갖고 있다. 대구대학교가 포함된 영광학원 이사회의 정상화는 그만큼 복잡한 사안인데 아무리 복잡하더라도 구성원의 의견을 모아 나가야 한다는 기본 원칙만큼은 꼭 지켜져야 한다.

대구대학교의 구성원들은 다시 한번 옷깃을 여미고 노력해야 할 때가 왔다. 그 동안 우리는 어려운 시련을 잘 헤쳐 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의 도전에 우리가 어떻게 응전할 것인가라는 큰 의문 속에 있다. 위기 속에서도 지역에 뿌리 밖은 고등교육 기관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우리 학생들을 잘 교육시켜 4차 산업혁명에 걸맞는 인재로 육성할 수 있을 것인가를 모두가 초초하게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