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 - 이재호(사회복지·3)
미얀마에서 해외봉사를 마치고 한국에 온지 한 달이 넘었다. 아직도 자고 일어나면 미얀마 일 거 같고 12일 동안 함께 했던 봉사 단원들과 미얀마 미래 학교 학생들이 너무 보고 싶다. 꿈도 미얀마 꿈을 꿀 정도로 아직도 나의 정신은 미얀마에 있다. 나에게 미얀마 해외봉사가 임팩트가 많이 컸나 보다.
해외봉사를 가기 전·후의 스스로가 어떻게 변했는지 생각해보았다. 해외봉사를 가기 전에는 그냥 두려웠다. 국내에서 하는 봉사도 쉽지 않은데 언어와 문화가 다른 곳에서 어떻게 어린 친구들과 교감하며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직접 경험을 해보니 달랐다. 언어와 문화가 다름에도 바디랭귀지와 비언어적 소통으로 충분히 감정이 전달되었고 굳이 먼저 다가가지 않아도 적극적으로 내게 다가와 줬다. 내 이름을 물어보고 외워서 계속 불러 주었다. 감동이었다. 나도 아이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수첩에 미얀마어를 적어 가면서 어느 정도 간단한 소통을 할 수 있었다.
미얀마는 후진국이라 어두운 친구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고정관념이었고, 아이들이 이렇게 밝을 줄 몰랐다. 특히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이 너무 예뻐서 기억에 오래 남는다. 같이 사진을 찍자고 했을 때 너무 즐거워했다. 아이들은 휴대폰이 없어서 나만 볼 수 있다는 것이 아쉬웠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인화를 해서 잊지 못할 추억으로 선물하고 싶었다. 또 너무 착하다. 태권도 공연이 끝난 뒤 송판을 청소하고 있었는데 아이들이 달려와서 도와줬다. 도와달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도와주는 모습이 너무 예쁘고 고마웠다.
미래 학교에서 봉사하면서 종종 나를 뽑아준 선생님께 너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어를 잘한다든가 리더십이 좋다든가 하는 타고난 장점도 없었고 스펙이 좋은 편이 아니다. 면접을 볼 때 너무 긴장한 탓에 떨었는데, 그 진솔한 태도가 크게 도움이 되었던 거 같다.
26명의 봉사단원들에게 배운 점도 너무 많다. 다들 자기가 하는 일에 열정이 있고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럽기도 했다. 사람도 다 좋아서 해외봉사가 끝나도 쭉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 담당 선생님들에게도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해드리고 싶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에게 맛있는 음식을 해주시고 건강을 챙겨주셔서 감사했다.
해외봉사! 솔직히 힘들다. 절대 쉬운 것이 아니고 해외여행가서 놀다 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인생에 있어서 꼭 한 번쯤은 도전 해 볼 가치가 있다. 분명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며, 삶의 지혜를 얻어 올 것이다.

▶ “훗날 아이들에게 어떻게 기억될까?” - 전재민(사회복지,4)
모든 일이 시작 전 계획했던 것과 다르듯 이번 해외 봉사도 마찬가지였다.
처음 해외 봉사를 지원했을 때는 단순히 대학생이라면 해보고 싶은 버킷리스트, 이력서 한 줄에 적을 만한 스펙이라는 이유였다. 해외 봉사 면접을 할 때도, 선발되었다는 문자를 받았을 때도 전혀 설레거나 기쁘지 않았다. 그만큼 되면 되는 것이고 아니면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해외 봉사 준비 기간이 시작되고부터 내 생각은 완전히 달라졌다. 같이 활동하는 단원들이 제각기 자신의 분야에서 뛰어난 성향을 드러내는 사람들이었고, 그에 비해 나는 평범하다고 생각했다. ‘왜 나를 선발했을까?’ 라는 의문이 들던 와중에 다른 단원이 다가와 똑같은 말을 건넸다. 스스로를 못 보고 있을 뿐이지 다른 사람들은 내 장점이 뭔지 알고 부러워하고 있었다. 그 후에 자신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협동하여 미얀마로 떠났다. 봉사를 하면서 또 다른 것을 느끼게 되었다. 후진국 개발도상국으로 치부되는 미얀마에 사는 아이들은 우리나라보다 불행할 것이라는 편견이 있었다. 그러나 그 아이들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리 행복하고 순수했으며 누구보다 열정적이었다. 사람은 환경에 따라 행복의 수치가 달라질 것이라는 생각을 뒤바꾼 계기였다. 그래서 그 아이들의 환경과 성질을 최대한 깨지 않으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했다. 벽화를 그리되 우리식대로가 아닌 아이들과 함께, 수업을 하되 한국에서 우리끼리 계획 해왔던 틀로만이 아닌 아이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수정해나가며 진행했다. 그렇게 진행하면서 아이들은 좀 더 빨리 마음의 문을 열어 주었고, 우리는 그 안에 빨려 들어가게 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마지막이 되었을 땐 헤어진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훗날 우리가 이 아이들에게 어떤 식으로 기억에 남게 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를 잊을 수도 있지만, 한국에서 선생님들이 왔었는데 좋았다는 기억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그 마지막 밤은 특히나 길게 느껴졌다. 하나 바라는 것이 있다면, 우리가 봤던 이 순수함이 언제까지나 지켜졌으면 하는 바람과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때는 좀 더 웃으면서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끝으로 해외 봉사는 나에게 있어서 한 여름 밤의 꿈같았다.
긴 밤에 기분 좋은 꿈, 일어나고 여운이 가시지 않는 꿈.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