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자원재활용법)’ 개정안이 실시된다. 앞으로 마트와 165이상의 슈퍼마켓에서 비닐봉지 사용이 제한된다. 그러나 개정안에도 사각지대는 존재했다.
 첫 번째 허점은 개정안의 시행범위가 좁다는 점이다. 개정된 시행 규칙에서 시행 대상은 마트와 일정 면적 이상의 슈퍼마켓만 해당이 된다. 대상 외에 포함되는 재래시장은 아무런 제재를 하고 있지 않아 일회용품 사용량은 제자리걸음이 아니냐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실제로 재래시장과 소규모 점포는 비닐 사용 규제 법안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일회용품 사용을 남용하는 실정이다. 망원시장을 포함한 일부 전통시장은 ‘비닐봉투 없애기’ 캠페인을 통해 에코백을 대여해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나 빈손으로 시장을 방문하는 손님은 여전히 많다. 상인들은 손님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비닐봉지 사용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일회용품 사용에 모범을 보여야 할 관공서 간행물 역시 비닐봉지에 포장이 되어 있어 이 역시 허점이 드러난다는 논란을 피할 수 없다. 시민단체는 개정안 전면적 확대를 외치면서 개정 시행 규칙의 허점을 보완할 것을 촉구했다.
 비닐봉지 사용을 줄이기 위해 시행범위를 넓혀도 대체품이 없다면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환경부는 비닐봉지 대체품으로 종량제봉투를 내놓았는데, 재래시장은 종량제봉투를 구하기 어려울뿐더러 품목당 구매하는 재래시장 특성상 비닐봉지를 쓰는 건 현재까지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재래시장 비닐봉지 사용 규제에 대해 상인들은 “비닐봉지 사용을 규제하는 것은 찬성이지만 재래시장 특성상 비닐봉지가 필요한 손님이 많다.”고 말한다. 비닐봉지 규제가 재래시장까지 이어진다면 대형마트에 경쟁력을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비닐봉지 사용 규제에 대한 논의가 우리나라에 도입되기 이전 미국을 비롯한 노르웨이, 아일랜드, 덴마크 등 선진국도 비닐봉지 금지 법안을 통과시켜 해안 지역 오염을 연간 35%나 줄였다. 이에 우리나라도 비닐봉지 사용 관련 법안시행 및 대기업 협약을 통해 2015년 1인당 비닐봉지 소비 약 414장에서 지난해 하반기는 41%인 3260만장을 줄이며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이른 정책 시행으로 현재까지 법안에 적응하지 못하는 시민들도 많다. 작년에는 비닐봉지를 무상으로 지급하면 과태료를 물었지만, 개정안이 실시된 올해는 종량제봉투를 제외한 비닐봉지 제공 자체가 금지되었다. 시민들은 “비닐봉지 사용은 줄이는 것이 맞지만 마트나 슈퍼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던 비닐봉지 제공을 전면 금지하는 건 너무 갑작스럽다.”며 개정법안 시행 시기가 너무 빨랐다는 의견이다.
 환경부는 대기업과의 협약을 통해 정책을 굳건히 시행하고 있으나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는 더딘 편이다. 무작정적인 규제보다는 언론을 비롯한 매체를 통해 정책홍보와 개정안을 시행하게 된 당위를 설명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국제사회의 환경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우리나라도 환경 정책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정부와 시민이 함께 협력하는 것이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열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