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3월 25일 오후 '교육부·시·도교육청·한국교육학술정보원·한국교육방송공사' 학습공백 최소화를 위한 원격교육 지원 온라인 업무협약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 19 사태로 등교를 연기한 대학들이 비대면·온라인 강의를 실시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3일 각 대학에 장애학생에게 수어 통역, 속기 등을 적극 지원해 수업 참여에 어려움이 없도록 하라는 공문을 전달했다. 이에 각 대학은 장애학생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장애학생을 위한 지원 방안을 마련 중이다. 현재 우리 대학도 대학원 장애학생을 포함하여 282명의 장애 학생들이 재학하고 있는데 이 중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학생이 70% 이상이다. 우리 대학에서 실시하고 있는 대다수의 강의가 LMS 시스템을 이용해 강의자료에 음성을 녹음한 형식임을 감안한다면 온라인 수업에서 지원이 반드시 필요한 청각 장애 학생만 하더라도 60명 정도이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대학이 지원해야 할 학생은 많지만 지원이 가능한 인력과 장비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우리 학교 장애인위원회 행정실 서은숙 계장은 “전문 학습지 원사(수어 통역사, 교육속기사)의 지원은 평소에 손으로 수어 통역을 하거나 학교에 있는 장비를 이용해 지원하고 있었다”면서도 “코로나 사태가 발발한 이후 확산 방지를 위해서도 온라인으로 지원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노트북이나 개인 장비가 갖춰져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학교에서 기자재를 지원하여 재택근무가 가능한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장애 학생들에 대한 부족한 지원 매뉴얼도 문제가 되고 있다. 비대면·온라인 강의 시 발생하는 문제점들의 구체적인 대처 방법이 없어 우리 학교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 자체적으로 회의를 통해 매뉴얼을 제작하고 프로그램을 시험하고 있다.

이처럼 장애학생 학습권의 사각지대가 비대면·온라인 강의를 통해 드러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장애 학생들이 비대면·온라인 강의에 대해 어떤 불만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우리 대학 장애학생지원센터에 따르면 수어 통역 영상을 제공하고 있긴 하지만 컴퓨터 연결 환경이 좋지 않은 경우 영상이 매끄럽게 전달되지 않아 수업의 이해에 분명히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장애학생들의 어려움에 대해 역지사지의 관점으로 반성해야 할 시점이 온 것이다.

김수민 수습기자

옥민욱 교수(사범대학·특수교육과)는 “갑작스럽게 시행하게 된 온라인 수업에서 청각장애 학생의 경우 수업을 자막 화하거나 강의 원고를 제공할 수 있는 인력, 시각장애 학생의 경우 미리 수업자료를 센터와 공유하여 그림과 동영상이 나오는 부분에 자세한 설명을 제공하는 인적 협업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러한 의견 역시 장애 학생들이 학습권 문제에 있어 배제되지 않았는지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만든다. 물론 이번 사태가 갑작스럽게 불거진 만큼 사전 대응이 쉽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한다 하더라도, 대학 당국은 장애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을 하루빨리 해소하고 이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보다 적극적이고 직접적인 노력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