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상황 속에서 ‘일괄적 절대평가’ 전환
같은 강의인데 이원화된 수업 방식 우려 ... 평가의 형평성도 도마에
대형강의 LMS 시험을 대체할 새로운 평가방식 도입 필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2020-1학기 재택수업 확정’에 따라 학업성적 평가 방법이 변경되었다. 코로나-19 사태 초반부터 성적평가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되었던 만큼 이번 사안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뜨겁다.

이번 학기 성적평가 방식 변화 배경에는 예기치 않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교수자, 학생 모두 급변한 환경에 적응하는 어려움과 성적 평가에 대한 학생들의 불안감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학교 측도 이 같은 교내 구성원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학생들이 학습에 집중하도록 할 필요성을 인식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학생들의 디지털 환경 여건의 편차가 학업 수행 능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등을 감안하여 상대평가를 대체할 방법을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 사이에서 새로운 성적평가 방식 도입을 두고 완화된 상대평가, p/f 방식, 절대평가의 선택적 적용 등 다양한 요구가 쏟아졌다. 이러한 여러 요구 속 결정된 이번 성적평가 방법에 대해 교무학사부 김진화 씨는 “P/F로 평가할 경우 평점이 없기에 평균 평점을 사정 기준으로 하는 장학금, 전과, 조기졸업 등 각종 학사 업무 수행에 차질이 생기게 된다”며 “현행 방식은 정확하게 전체 수강인원의 50%까지 A등급 부여가 가능하므로 완화된 상대평가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 수렴 과정이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김진화 씨는 “교무학사부에서는 재택수업 관련 ‘TF팀’을 구성하여 각종 현안들과 정책방향을 논의하고 결정한다”면서 “학사행정 결정 과정보다 감염증의 확산 추세가 더 빠른 긴박한 상황으로 인해 학생 전체의 의견은 수렴할 수 없었으나, 평가자인 계열별 교수자의 의견을 청취하고 총학생회의 건의를 참고했다”고 대답했다.

지난 11일부터 시작한 선택적 대면 강의를 두고 수업 참여자와 불참자 사이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또 감염 우려로 인해 대면 강의를 동의하지 않는 학생과 유증상자 격리를 이유로 수업에 불참하는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났다. 이에 대해 김진화 교직원은 “공을 차는 체육 활동을 직접 수행하며 지도받는 것과 이론으로 배우는 것이 다르지 않냐”면서 “실험·실습·실기과목인만큼 비대면 강의와 대면 강의 사이의 같은 수업의 질을 기대하기는 사실상 무리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불참자에 대해서도 최대한 대면 참여에 근접한 수업 기회를 제공하도록 지침 하였으며 수업 불참을 사유로 학생 불이익이 없도록 하며 성적평가할 것을 공지하였으므로 공정한 성적처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교내 익명 커뮤니티에는 LMS 시험을 자주 이용한 과목에서 서버 이상으로 인해 재시험을 치르는 홍역을 겪는 등 평가의 공정성 및 형평성에 관한 이슈도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이는 수강생이 많은 대형 강좌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빈번한데, 이로 인해 다시 시험을 치르게 되는 문제가 발생하여 학생들의 시험 부담을 가중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학교 측은 “LMS 시스템의 안정성과 보안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우려에 따라 교무학사부에서는 교원들에게 LMS 시험은 불허하는 것으로 이미 공문 안내한 바 있다”면서 “과제로만 평가하는 것에 대한 우려로 일부 강좌가 LMS를 이용한 시험을 시도한 것으로 판단되나, 이 부분은 사전 문제점이 고지된 상황이므로 담당교수께서 평가방식을 새로 제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답했다.

유례없는 코로나-19 재난으로 무기한 비대면 강의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학생들의 불이익을 최소화하고자 성적 평가방식을 일괄 절대평가로 한시적 전환하게 되었다. 그만큼 학생의 입장이 항상 최우선 고려사항이 되어야 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학생들에 대한 적극적 의견 수렴 과정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다수의 학생이 수강하고 있는 대형 강좌의 경우 학생들을 고려한 새로운 평가방식에 대한 재고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