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8일, 우리 대학 기획처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대학 재정 변동 현황’을 발표하였다. 이번 현황 발표를 통해 기획처는 “등록금은 직간접적 교육비로 모두 투입되고 있고, ‘코로나-19’ 사태의 재정적 악영향을 우리 대학도 피할 수 없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학생들이 “등록금 환불은 불가하다는 의미”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보다 자세한 사용 내역을 학교 측에 요구하고 나섰다.

■ 기획처, “학교 홈페이지에 자세한 예산 내역 공개했다”

기획처가 발표한 ‘대학 재정 변동 현황’에는 지출예산 변동 내역, 재정수입 감소 내역 두 분류밖에 기재되어있지 않다. 이에 기자는 발전기금이나 교육부의 온라인 강의 지원 내역 등을 반영한 전체적인 부분을 살피고자 기획처에 예산 내역의 구체화를 요청했지만 “자세한 사항은 본교 홈페이지 내 예산공고, 결산공고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홈페이지를 통해서는 2020학년도 예산 내역과 2019학년도 결산 내역을 공고하고 있다. 기획처가 학교 홈페이지에 공지한 자료는 작성 기준일(2020.04.30.) 현재의 내용으로 이후의 온라인 수업 관련 사용료와 같은 추가 비용은 내년도 결산 이후에 공고된다. 따라서 코로나19 확산사태 이후의 구체적인 예산 사용처에 대해서는 총학생회 등 학생대표가 관련부서 방문을 통해 열람하는 식의 공개만 가능한 것으로 되어 있어 일반 학생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에는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 “예비비, 이미 상당분 지출돼 … 추가 특별장학금 지급 고려 안 해”

모든 대학은 예측할 수 없는 예산지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하여 예비비를 비축하고 있다. 따라서 본지는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긴급 재난 상황 속 추가 발생 비용을 예비비로 충당할 수 없는지 묻자, 기획처 관계자는 “2020학년도 중 예비비 사용내역으로, ‘코로나-19’ 특별장학금 지급을 위해 170,000천 원,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감염방지 및 예방과 관련한 92,000천 원을 사용하였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2020학년도 예비비로 편성한 총액은 1,001,820천 원인데, 그중 이미 사용한 262,000천 원을 제외하면 739,820천 원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면서 “예비비 잔여 예산으로도 부족할 경우 적립금으로 충당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라고 재정의 상황의 어려움을 드러냈다. 추가 특별장학금 지급 여부에 대해서도 “이미 특별장학금 10만 원을 지급하였고, 방역비용 및 온라인 강의 인프라 확충 비용 등의 예산이 추가적으로 집행되고 있어 추가 특별장학금 지급은 현재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 “등록금 환불은 어려워 … 다음 학기 추가 학점 지급은 적극 검토”

현재 학생들의 등록금 환불 요구가 거세지고 있고, 총학생회에서도 학교 측과 이러한 사항을 논의 중이다. 등록금 환불에 대한 학교 측의 의견을 묻자, 기획처 관계자는 본지를 통해 “앞서 ‘대학 재정 변동 현황’을 안내한 바와 같이 ‘코로나-19’로 인한 대학의 재정여건이 악화에 따라 등록금 일부 환불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라고 말했다. 또 기자가 이번 학기 등록금 환불이 불가능하다면 다음 2학기에 추가로 학점을 지급하는 방안에 대해서 의견을 묻었다. 그러자 해당 관계자는 “실현 가능한 대안으로 보이며, 학생의 요구가 있다면 유관부서와 협의하여 적극 검토해보도록 하겠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밖에도 계절학기 수강료의 절반(50%) 감면과 2학기에 3학점 추가 신청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획처가 발표한 ‘대학 재정 변동 현황’을 통해 우리 대학의 재정 악화 상황이 여실히 드러났다. 그러나 발표내용에는 지출예산 변동과 재정 수업 감소 항목만 포함되었을뿐 구체적인 교비 사용처는 빠져있다.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교비 사용처를 밝히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대학 당국이 교비 사용 내역에 대해 납득할만한 구체적 현황을 밝히지 않는 이상 학생들의 등록금 환불 요구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