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가 끝나면 기다리기라도 한 듯 ‘과제 시즌’이 찾아온다. 개별적으로 제출하는 리포트에서 시작해 같은 수업을 듣는 학생들 간의 조별 과제까지 다양한 과제가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다. 얼마 전 조별 과제를 마치고 나니 1학기 말에 우리 대학 트위터에 한 학생이 올린 글이 문득 떠올랐다.
‘조별 과제의 폐해’에 대한 글이었는데, 일부 조에서 학생들이 조별 과제 중 80% 분량을 한 명에게 떠맡기고, 나머지 20%를 나머지 조원들이 한다는 사례를 전하고 있었다.
언뜻 듣기에도 흔히 말하는 ‘효율성’에 배치되는 경우다. ‘효율성’이라고 하면 능률적으로 목표를 성취할 수 있는 정도를 말할진대 자료 수집에서, 정리, 프레젠테이션까지 혼자서 도맡아야 한다면 이야말로 비효율의 전형적인 사례일터다.
지난 6월, 네이버에 연재중이던 웹툰 중 위와 같은 경우를 그린 웹툰이 대학생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이 같은 내용은 현실에서도 빈번했기 때문이다. 조모임에 참석하지 않는 것부터 심한 경우 연락까지 두절되는 경우, 다함께 해결해야 할 조모임은 수시로 난관에 부딪힌다.
우리는 사회적인 동물이라서 주변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대학의 조별과제 역시 사회에 안착할 수 있도록 ‘사회성’을 키우는 사회성 교육의 연장이다. 때문에 단순한 조별과제의 개념을 떠나 본인이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필수과정’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드라마에서도 회사 내에서 맡은 업무를 완수하지 못한 직원이 상사에게 질책을 받는 모습을 흔히 접할 수 있다. 대학에서 조원끼리 분배된 과제를 완수하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과제 수행을 태만히 한 당사자는 물론이고 열심히 한 조원까지도 교수님으로부터의 질책과 낮은 학점, 그리고 다른 과제 수행에 있어서 해당 조 소속 학생과 한 조가 되는 것을 기피하게 되는 현상을 동반하게 된다. 대학이라는 작은 사회에서 ‘신뢰’를 잃어버리는 순간이다.
사회가 개인보다는 조직의 힘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조별 과제 역시 사회성을 길러나가기 위한 교육의 연장이라는 자세로 임할 필요가 있다. 혼자서 해결하는 조별과제는 신속한 수행이 가능하다는 장점은 있으나 그 내면은 여럿이 힘을 합쳐 만들어 낸 과제에 비하면 아무래도 허술할 수밖에 없다.
대학에서라면 그저 낮은 성적표로 마무리되겠지만 직장에서라면 상황이 다를 수 있다. 작은 것에서부터 개인의 개성을 살려가면서 조직의 일원으로서 조별과제에 임하자. 사람은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적 동물이다. 내가 편한 만큼 고생하는 조원이 반드시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