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8일, 우리 대학이 2020학년도 1학기 기말고사를 전체 대면 시험으로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5월 11일부터 일부 실험실습 교과목을 대상으로 한 ‘선택적 대면 강의’가 시작되었으나, 학생 전체가 교내 캠퍼스로 등교하는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진 이번 학기 들어 처음이다. 한편 학교 측의 기말고사 전체 대면 시험 결정에 일부 학생들의 반발도 거세다. <대구대신문>은 6월 9일, 김연희 교무처장을 만나 기말고사 대면 시험 진행과 관련된 현안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편집자>

■ “정부도 생활 방역 전환했고, 개학도 완료 … 대학도 정상화해야”

김연희 교무처장은 ‘코로나-19’에 대해서 “작은 잔불처럼 제법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이것이 우리의 삶을 정지시킬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본부 보직자 및 전체 학장단, 학생회를 포함한 학내 구성원들과 심도 있는 논의와 치열한 토론을 거쳤다”면서 “대학이 정상적이고 충분한 조처(措處) 하에 과학적 사고에 근거해서 시험진행이 가능하다고 판단했기에 대면 시험을 진행하기로 한 것”이라고 이번 기말고사 전체 대면 시험 결정 과정을 설명했다. 특히, 그는 “현재 정부가 생활 방역으로 전환했고, 초중고 개학이 이미 완료된 상황인데 대학도 정상적인 학사 일정을 진행해야 한다”며  “이번 전체 대면 시험은 우리 대학도 생활 방역으로 건너가는 첫 전환점”이라고 이번 대면 시험이 갖는 의미를 강조했다.

▲ 김연희 교무처장

김연희 처장은 “학생 평가는 교수들의 고유 권한이고, 이러한 대면 시험 원칙을 지키는 것 역시 필요하다”면서 “학장단 회의에서도 교수들 대부분 대면 시험 원칙을 지지했다”고 말해 대면 시험이 본래 성적 평가의 원칙임을 새삼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반대 여론과 민원이 많다고 하여 원칙을 쉽사리 변경할 순 없다”며 “성적 평가의 공정성, 형평성에 대한 우려도 무시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

■ “어떤 상황에도 대면 시험하라는 것은 오해”

그러나 김연희 처장은 '어떤 상황에서도 대면 시험을 하라는 것은 오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교수들의 개별적인 평가 방식에 대해서 크게 제재하지 않고 있다”고 전제한 뒤 “본부 입장에선 교수 개인에게 시험 방식을 재량으로 맡기는 것이 가장 편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는 일선 교수들에게 모든 책임을 다 떠넘기는 것이기에 교무처가 시험 방식의 대원칙을 제시한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 처장은 또 “비대면 시험을 계획하고 있는 교수들도 있고, 이미 교무처가 교수들을 통해 받아놓은 비대면 시험 계획서도 많다”면서 교수들에 따라 다양하게 대면, 비대면 형식의 시험 방식이 이미 다 계획되어 있으며, 일부 수업 같은 경우는 이미 교수 재량에 따라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 “대면 시험은 교수-학생 간 유대의 끈 잇는 상징적 역할”

특히 이번 기말고사 대면 시험을 교수와 학생 간 유대의 끈을 이을 상징적 역할로서 기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교수와 학생 간 유대의 끈을 단순히 일회성 시험으로 이을 수는 없지만 상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면서 “한 학기를 끝내면서 학생들의 얼굴을 한번 못 보는 것은 선생의 입장에도 소명을 다하지 못한 것처럼 느껴져 아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학은 지식 전달 이상의 사회적 유대 관계가 존재하는데, 관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을 생각하며 본부 차원에서도 노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번에는 왜 학생들에 동의서를 안 받았나?

한편 이번 기말고사 대면 시험 결정 과정을 두고 일부 학생들은 학생 의견 수렴 과정이 없었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지난 선택적 대면 수업 결정 당시에는 학생 참여 동의서를 받았으나, 이번 대면 시험 결정 과정에서는 학생들의 의사를 학교 측이 묻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서 김연희 처장은 “선택적 대면 강의의 경우에는 총 2달에 거쳐 장기간 수업이 운영되고, 생활시설인 기숙사를 운영했기 때문에 학교 차원에서 밀도 있는 책임감을 가지고 학교 운영을 할 필요가 있어 동의서를 받았다”면서 “이번 기말고사 대면 시험은 2주간의 단기간 일정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기에 모든 학생들에게 동의서를 받는 것은 과도한 학교 행정 조치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 학교 측이 준비하고 있는 방역 계획

또한 많은 학생들이 기말고사 대면 시험 진행과정에서의 ‘코로나-19’ 감염, 집단 전파와 같은 안전성 문제를 우려했다. 알려진바대로 이번 ‘코로나-19’는 소수의 부주의로 인한 작은 방역 구멍으로도 이것이 집단 감염으로 이어지며 큰 문제로 발전하는 사례가 유독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김연희 처장도 “학생들의 반대 여론이 많은 것에 공감한다”면서도 “반대 여론 자체도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그보다는 해당 여론의 원인을 찾아 해결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강조하는 한편 이를 위해 촘촘한 방역체계를 세우고자 노력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를 위해 학교 측에서는 ‘비말(飛沫) 전파’를 막는 가림 판 설치, 페이스 실드 장비 구입 및 체온 측정을 위한 교내 인력 배치 등 최고 수준 방역 조치를 마련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컨디션 난조를 호소하는 학생에 대한 캠퍼스 건물 출입 금지 원칙을 세우는 한편 격리 시험 장소를 마련하여 격리 후 질병관리본부와 연계한 진료소 안내까지 상세한 매뉴얼이 준비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의 대면 시험과 비교하여 2~3배의 공간이 필요하지만 이미 강의실 배정은 마친 상태"라면서 "학교 측이 대면 시험을 위한 고민이나 준비 과정을 학생들이 감안하고,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방역을 위해서 차출되는 교직원 수가 전체 인력의 1/3 가까이 된다”면서 “많은 교내 구성원들이 방역을 위해 동원되고 있으며 교내 감염 차단을 위해서 학교 측이 노력하고 있는 점이 많다”고 덧붙였다.

■ “우리 학생들의 공동체 의식을 기대”

김연희 교무처장은 “우리 학생들의 높은 공동체 의식과 사회적 결속력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대한민국이 코로나 사태를 잘 극복하고 있듯이 우리 학교도 이러한 위기를 잘 극복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 “이번 대면 시험이 우리 대학에서 진정한 의미의 생활 방역으로 전환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며 “모든 사람들이 책임감 있는 행동으로 자신을 절제하고,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안전을 지키는 책임의식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김수민 기자  ksm147159@hanmail.net 
김규민 기자  mongo2015@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