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회, '간선제 전환 저지' 내용 담은 연대 성명서 발표.. 총학, 노조는 빠져

총학, "사안 신중하게 바라볼 것".. 노조도 "학내 구성원 모여 대화해야"

관련 사안 두고 학내 구성원들 결집할 듯.. "법인 난처해질 것" 분석도

▲ 우리 대학 성산홀 전경

총장 선출 방식 전환을 두고 우리 대학 학내 구성원들이 결집하는 모양새다. 지난 23일, 우리 대학 교수회가 전국교수노동조합 대구대지회,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대구대분회, 대구대학교 민주동문회와 함께 '총장 직선제 폐기 시도에 대한 구성원 연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법인의 총장 선출 방식 전환 언급 이후 학내 구성원들이 관련 사안을 두고 대대적인 연대에 나선 것이다.

지난 23일 발표된 연대 성명서에 따르면 이들은 "무책임한 해교 행위인 직선제 폐기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박윤흔 이사장에 대해서는 대학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면서 공개적인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법인을 향해서도 "구성원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법인의 의무와 역할에 충실하라"고 요구했다. 

연대 성명서에는 "간선제가 오히려 민주적이라는 법인의 주장은 궤변이다"면서 "간선제 총장이 어떻게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구성원들의 의사를 민주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는 거냐"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효율 논리를 앞세워 간선제를 강요하는 일부 이사들의 행위는 극히 무모하고,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간선제 주장의 저의가 의심스럽다"면서 법인의 직선제 비판 논리인 '학내 파벌 형성'을 반박하기도 했다. 연대 성명서에는 "간선제가 오히려 더 큰 파벌을 양성할 것이고, 그 과정서 발생할 분열과 갈등은 과거 우리 대학의 어두운 역사와 분규 과정에서 이미 똑똑히 지켜보았다"고 했다.

특히, 직선제로 인한 교수 사회 정치화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도 "오히려 총장 간선제로 대학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일부 이사들의 속마음을 드러내고 있다"며 "인간이 속한 조직 중 정치적이지 않은 곳이 어디 있는가"하고 반문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는 민주주의의 기본원리가 구현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것이다.

또한 직선제로 인해 교수 사회의 자리다툼이 심화되어 연구가 뒷전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연구실적은 모두 점수로 환산되어 촘촘한 규정에 따라 승진과 성과급이 반영된다"면서 "이러한 주장은 교수와 보직자들을 심히 모욕하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직선제로 인해 선심성 공약이 난무하여 재정 운영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법인의 논리에 대해서도 "법인의 법정 전입금 의무부터 다하고 나서 이야기 하라"며 일침을 가했다.

유능한 인재(총장)를 발탁하는 데 직선제가 한계가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 "박윤흔 영광학원 이사장도 외부 영입 직선 총장"이라면서 "정말 유능한 인재라면 외부 영입 인사도 구성원들의 적극적 지지와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법인을 향해 "전국 대학 가운데서 최고 모범이 되고 부러움의 대상인 우리 대학의 총장 직선제를 뒤흔들어 대는 숨겨진 진짜 이유는 무엇이냐"고 항의했다. 또 "직선제가 있었기에 우리 대학 구성원들이 대학에 대한 주인 의식을 가지고, 대학을 운영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대 성명서에는 총학생회와 직원 노동조합의 명의는 빠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지난 27일 이철환 직원 노동조합 위원장이 발표한 해당 사안에 대한 입장문에 따르면 "교수회 주도의 현행 직선제에 대한 역사적 배경과 면밀한 평가가 앞서야 한다"면서 "직원사회와 노동조합의 특수성에 따라 구성원 전체의 의사를 확인해야 하는 절차 등을 고려할 것"임을 강조했다. 

이어 "직접민주주의를 추구하면서 교수 독점의 제도라는 모순이 타파되어 구성원 전체가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보편적 민주성이 담보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현행 직선제의 누적된 모순 해결이 확정된다면 직선제를 위한 연대에 조합원 의사를 확인하여 동참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30년 전 학원 및 대학 분규의 원인인 법인의 무능, 반민주성은 해소되지 않았다"면서 "법인이 정직하고, 투명한 자세와 대학발전에 대한 법인의 의무를 다하면 법인과도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철환 직원 노조 위원장은 교수 사회 위주의 현 직선제의 전면적인 보완과 대폭적인 문호 개방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모음과 동시에 본부-교수-학생-직원 대학 구성체에 현행 직선제에 대한 평가, 연구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법인에도 총장 선출 방식 변경에 대한 일방적 추진을 자제할 것을 요구했다. 직원 노조는 또 해당 사안과 관련하여 결정의 시기를 요구받는다면, 조합원 및 직원들에 총의를 받는 절차에 임할 것임을 예고했다. 

김경민 총학생회장은 지난 27일 <대구대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총장 선출 방식 변경과 관련하여 "매우 엄중한 사안이라 신중한 입장"이라고 밝히는 한편, "총학의 정책 기조가 학생 우선이라는 점은 변함 없다"고 말했다. 

대학 관계자는 "구성원들의 결집이 예상되는 가운데, 법인의 입지가 좁아져 난처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