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적립금 1000억원 미만 대학만 등록금 반환 지원 결정

우리 대학 보유 적립금 1196억원.. 전국 일반 대학 중 16위

기획처장, "올해 안에 적립금 1000억원 이하로 떨어질 것" 전망

2학기 전면 비대면시 등록금 일부 환불 여부에 대해 "어려울 것"

"교육부의 일방적 지원 기준 선정에 아쉬워" 비판 목소리 나와

지난 7월, 교육부가 대학 비대면 교육 긴급 지원 사업 기본 계획에 따라 확보한 추가 경정(추경) 예산을 대학 등록금 반환 지원에 사용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적립금 1000억원 이상 보유 대학을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 대학 간 희비가 엇갈렸다. 적립금이란 사립학교법 제32조 2항에 따라 교육시설의 신축, 증축 및 개보수, 학생의 장학금 지급 및 교직원의 연구 활동 지원 등 특정한 목적을 갖고 조성할 수 있는 금액이다.

■ 우리 대학, 현재 보유 적립금 1000억원 이상.. 적립금은 어떻게 조성되는 것인가?

지난 2월, 대학 교육 연구소가 발표한 1000억원 이상 적립금 보유 대학 현황

지난 2월, 대학 교육 연구소가 발표한 1000억원 이상 적립금 보유 대학 현황에 따르면 우리 대학의 적립금은 1196억원으로 전국 일반 대학 중 대구·경북지역 대학으로는 계명대(8위), 영남대(13위)에 이어 세번째(16위)로 많은 적립금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립금 조성과 관련해 기획처 관계자는 “2010학년도 이전에는 적립금을 등록금, 기부금 및 기타 수입금을 구분하지 않고 적립했다”며 “그러나 그 이후부터는 관련 법령의 개정으로 등록금에서는 건물의 감가상각비를 적립한도로 하여 적립금으로 할 수 있고, 나머지 적립은 비(非) 등록금 재원에서 조성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저출산에 따른 교육 인원의 급감과 타 대학과 비교해 저렴한 등록금으로 인해 우리 대학의 적립금 형성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면서 “우리 대학 한 해 예산이 약 2400억원 인 것을 감안하면 현재의 적립금은 넉넉하다고는 할 수 없다”고 했다.

■  기획처장, "올해 안으로 적립금 1000억원 이하 수준으로 떨어질 것"

현재 한 해 적립금 사용 액수 제한은 없지만 적립금을 사용해야 할 경우에는 우리 대학 내 각종 위원회와 재단 법인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야 가능하다.

도용태 기획처장이 지난 8월 31일 <대구대신문>과 만나 우리 대학의 적립금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특히, 도용태 기획처장은 “학생들이 학교에 오지 않는 비대면 수업 기간 동안 행복 기숙사 건축, 단과대별 라운지 개설, 노후화된 단대 시설 개보수에 적립금을 투자하여 학생들의 복지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이에 더해 기획처에서 등록금 선감면을 추가로 결정하여 올해 안으로 적립금은 1000억원 이하의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다”며 “우리 대학은 타 대학에 비해 적립금 사용을 아끼지 않는 편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코로나 19의 갑작스런 재확산으로 인해 2학기 대면 수업에 대한 구성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자가 2학기 전면 비대면 수업을 결정하게 된다면 등록금 일부 환불이 가능한지 묻자 도용태 기획처장은 “이미 한 차례의 등록금 감면으로 인해서 예산과 적립금에 추가경정 사용이 이루어졌다”면서 “재차 등록금의 반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고 선을 그었다.

■ 교육부, 대학 특수성 고려않고 예산 지원 기준 일방적 적용.. 

교육부의 등록금 반환 지원 사업에 대해 대학들의 불평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학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물리적인 수치만 가지고 지원 기준을 일방적으로 적용한 것이 옳지 않다는 지적이다. 우리 대학 본부 관계자도 “적립금은 대학이 특정 목적을 위해서 모아놓는 사유 재산이다"면서 "우리 대학이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함에 따라 실질적인 재정 손실이 초래되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 대학은 보유 적립금이 1000억원을 조금 초과하는 경우라 더욱 안타깝다”고 했다.

도용태 기획처장도 “대학의 규모나 예산 정도를 감안하지 않은 채 교육부가 사안을 결정했다"면서도 "지원 대상에 선정되어도 지원 예산의 1000억원을 전국의 300개 대학들이 나눠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생 규모가 큰 우리 대학의 경우 교육부 지원금 이상의 금액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체 적립금을 사용하기로 결정하고, 대구 경북 대학권 최초로 감면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매해 적립금의 예산 및 결산 내용은 대학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적립금이 학생의 장학금 및 복지에 실질적으로 관여되는 만큼 적합한 사용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