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지난해 12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의 현실성을 지적하며 이전사업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바 있다. 군위-의성 각각 교통, 접근성을 단점으로 꼽고 있기에 대구 공항을 외곽으로 옮기는데 있어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지난 8월 28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부지가 군위 소보·의성 비안의 공동후보지로 최종 확정됐다. 이에 기자가 제기한 문제가 지난 9개월새 어떻게 보완되었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편집자주>

■ 우여곡절 끝에 이전 부지 결정.. 무슨 일이 있었나?

출처: 한국경제신문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부지 결정은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지만, 그동안 군위-의성 간 입장 차로 난항이 있었다. 통합신공항 이전이 좌절될 뻔한 만큼 첨예한 과정이었다. 최철영 교수(법학부, 경북도 정책자문위원장)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군위군이 이전지 최종 결정 날인 7월 31일을 하루 앞둔 30일에 공동후보지를 신청하는 데 있어 “드라마틱했다”고 표현했다. 이후에도 의성군의 반발이 있는 등 갈등이 있었지만, 지난 8월 28일 '의성 비안·군위 소보 지역'을 통합신공항 부지로 의결하며 마침내 마무리되었다. 최 교수는 “합의가 쉽지 않았지만, 지역에 최대한 이익이 되는 중재안으로 이끈 덕분에 모두의 승리로 해결됐다”고 덧붙였다.

■ 이전 사업의 현실성 지적에 대해 최철영 교수, "충분히 가능한 사업".. 

▲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21일 농성 중인 군위군통합신공항추진위원회 관계자들에게 협조 요청하고 있다. (출처: 매일신문)

본지는 지난 12월 기사를 통해 대구공항 이전에 따른 접근성, 항공물류 수요, 예산 문제를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에 어떤 대책을 마련했는지 질문하자, 우선 최철영 교수는 접근성에 대해서 “도로 및 고속철도 건설계획이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물류 수요에 대해서도 “통합신공항은 중장거리 직항노선과 대형 항공사의 유치를 통해 진정한 의미의 여객과 화물의 항공물류공항이 될 것이다”면서 긍정적인 전망을 드러냈다.

또한, 현재 흑자를 기록하는 대구 공항을 외곽으로 이전하는 것에 대해서 최 교수는 “저가항공사가 제공하는 국내선 및 단거리 노선 수요로 인한 흑자로 대구경북 성장 측면에서 의미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현재의 대구 공항은 국제선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에 역부족이다"고 지적하면서 “신국제공항의 장거리 노선을 통해 대구경북 시도민은 인천이나 김해공항으로 이동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고 했다. 공항 이전 예산 확보 문제에 대해서는 “통합신공항은 ‘기부대양여’ 방식이지만 군 공항과 관련된 시설 이전이 있는 만큼 국가 예산의 집행이 불가피하다”며 어렵지 않음을 주장했다. 

■ "통합신공항은 대구경북의 새로운 미래를 이끄는 모멘텀(momentum)”

▲ 28일 대구 군 공항 이전부지 선정위원회에 앞서 김주수 의성군수와 이철우 경북도지사, 정경두 국방부 장관, 권영진 대구시장, 김영만 군위군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 = 경북도]

최철영 교수는 앞으로의 신공항 이전 계획에 대해 “통합신공항이 대구경북 신국제공항으로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대구경북의 새로운 미래를 이끄는 모멘텀(momentum)이 되기를 원한다”고 했다. 또 그는 “대구경북의 행정통합이 신국제공항 성공의 중요한 요소이다"고 주장했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대구, 구미·의성·군위, 안동 도청신도시가 3대 허브(hub) 도시 역할을 하며 인근 시군을 생활경제권으로 묶는 것이다. 최 교수는 이를 통해 “대구경북이 대한민국의 성장거점으로 재도약하고, 세계 속의 메가시티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 장밋빛 전망 속에도 쏟아지는 우려의 목소리들

지난해 청와대의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관련 여론조사 결과 ▲대구공항과 K2기지 통합 이전 26% ▲K2만 이전하고 대구공항 존치 50% ▲대구공항과 K2 둘 다 존치 24% 찬성으로 나타났다. 이전을 찬성하는 여론이 과반수에 미치지 않고, 심지어 지난해 대구의 한 시민단체가 이전을 반대하는 농성을 펼치며 반대 여론이 거셌다. 대구 시민의 의견은 충분히 수렴하지 못한 것으로 보여, 대구경북 통합이 단순한 행정통합이 아닌 진정한 지역민 통합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 8일 경상북도의회 제318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5분 발언에서 이종열 도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출처: 매일신문)

이달 8일 이종열 경북도의원은 제318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지 선정과정에서 도가 주도권 확보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도가 군위와 의성과의 타협을 위해 인센티브가 담긴 공동합의문을 작성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임에도 군위군과 의성군이 주도하는 꼴이 됐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은 통합신공항 건설이 최적 입지와 활용을 고려한 결정보다 공항을 놓고 벌인 이권 싸움으로 번졌다는 지적이다.

지방 공항은 저조한 이용률로 해마다 적자가 증가하고 있다. 김포, 제주, 김해, 대구를 제외한 10곳이 적자로 정부의 부담이 되고 있다. 지방 공항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지목되는 양양 국제공항의 경우 지난해 141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처럼 지방 공항의 성공은 속단하기 이르다. 통합신공항이 또 다른 ‘적자 공항’으로 탄생하는 것은 아닌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경북도가 그리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의 미래는 장밋빛 일색이다. 신공항이 경북도의 주장처럼 성공적으로 이전된다면 침체된 대구경북의 발전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대구는 청년 인구의 유출이 심각한데, 신공항으로 인한 지역발전을 통해 청년 인구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전지 결정 후에도 여전히 우려가 쏟아지는 것은 통합신공항이 그동안 제기됐던 의문을 말끔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공항 건설에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현실성에 기반하여 내실있게 추진돼야 한다. 경북도는 이러한 지적을 고려하여 통합신공항이 대구경북의 발전 모멘텀이 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