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 신입부원 면접 과정서 "성희롱 당했다", 익명 커뮤니티서 폭로

면접 참여한 피해 학생 측, 본지 통해 “일종의 무시당하는 기분 받았다” 토로..

총학생회 측, "피해자와 원만한 문제 해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 중"

최종필 학생처장 유감 표명, "관련 정보 공개 필요하다면 투명하게 추진할 것” 

지난 9월 2일, 교내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총학생회에 대한 폭로성 게시물이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글은 총학생회 신입부원에 지원한 학생이 작성한 것으로 부원 선발 면접에서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해 파장을 일으켰다.

▲ 지난 9월 2일, 교내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폭로글

폭로성 글을 작성한 학생은 교내 익명 커뮤니티를 통해 "면접이 예정 시간보다 한 시간이나 지체된 후에 진행되어 미숙하게 면접이 진행되었다"면서 "면접 과정에서 면접관의 성희롱 발언을 본인에게 한 것이 매우 불쾌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 폭로성 글이 올라온 이후 18일 오전 9시 기준으로 총학생회가 두 차례나 공식 입장문을 밝혔고, 교내 익명 커뮤니티에도 계속하여 총학생회를 비판하는 게시물이 올라오는 등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

피해 학생은 지난 14일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면접에서 받았던 부적절한 성희롱 발언에 대해서는 매우 불쾌감을 표하고 싶다"면서 "학생들을 대표하는 기구에서 이러한 질문을 받았다는 점이 크게 실망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학생은 "이러한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 폭로성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피해 학생은 이후 사후 대처 과정에 대해 "본인과 총학생회 사이의 갈등으로 빚어진 일이  공식적인 수단을 통한 연락이 아닌, 안면이 있는 선배를 수단 삼아 개별적으로 연락한 것에 불쾌감을 느낀다"면서 "총학생회의 대처가 미숙하고 모자람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피해 학생은 "이 과정에서 익명 커뮤니티에 제보한 글을 내려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했다. 

총학생회가 발표한 공식 입장문을 통해 피해 학생의 성별이 공개되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문제에 대해 피해 학생은 "입장문 업로드 전 미리 해당 글을 전달받았다"면서 "양해를 사전에 구한 부분이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질은 성별의 문제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또 피해 학생은 본지를 통해 "자신을 응원해주는 학우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지난 9월 3일, 총학생회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문제의 발언을 한 부원이 자필로 적은 사과문이 올라왔다.

지난 9월 5일, 총학생회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올라온 김경민 총학생회장의 2차 입장문

김경민 총학생회장은 지난 1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피해 학생이 원하는 대응 방향에 맞추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상황 발생 이후 피해 학생과 지속적으로 연락하는 중이다"고 현황을 전했다. 김경민 총학생회장은 "피해 학생이 사건 배경 설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게재하는 것을 요구했다"면서 "요구 사항을 접수하여 사후 대응을 준비 중이다"고 했다.

앞서 피해 학생은 총학생회의 사후 대처 과정을 두고 자신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한 것에 불쾌감을 느낀다고 했다. 기자가 총학생회장에게 폭로성 글이 올라온 이후 피해자와 어떻게 접촉했는지 묻자, 김경민 총학생회장은 "피해자에게 부담 없이 다가가기 위해 피해자와 친분 있는 총학생회 소속 부원을 통해 연락했다"며 "이후 대부분 자신이 직접 연락을 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면접관 징계에 대해서도 김경민 총학생회장은 "논란이 되는 발언을 한 부원을 파면한 상태이다"며 "나머지 면접관들에게도 학생지원부 차원의 교육을 진행할 것이다"고 했다. 성별 공개 논란에 대해 그는 "피해 학생에게 입장문을 사전에 공유하여 내용에 대해 동의를 구했다"면서 "이는 피해 학생과 원만하게 합의한 사안이다"고 말했다.

또 김경민 총학생회장은 글을 내려달라는 부탁에 대해 "루머가 확산되어 상황이 혼란스러워지니 수습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나온 부탁이였다"면서 "결코 사건을 은폐하거나 숨기기 위함이 아니라, 정확한 정보를 학우들에게 제공하고자 한 의도였다"고 해명했다.  

한편, 지난 17일 추가 취재 과정서 김경민 총학생회장은 "추후 입장 발표를 시일 내에 업로드할 것이다"며 "총학생회는 피해 학생과의 원만한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전했다. 

▲ 최종필 학생처장

한편 총학생회 업무를 담당하는 학생처의 최고책임자인 최종필 학생처장도 이번 논란과 관련하여 "해당 내용은 담당 부서의 SNS 모니터링을 통해 보고받아 인지하고 있었으며, 이번 논란이 발생하게 되어 유감이다"고 했다. 최종필 처장은 "총학생회 집행부가 봉사직에 가까운 특성을 가지다 보니 집행부 구성이 옛날보다 쉽지 않은 점이 작용한 것 같다"며 이번 논란을 분석하기도 했다.

학생처장은 "이 사안에 대해 총학생회와 다시 논의할 예정"이라면서 "아직 피해자가 학교에 공식적인 민원 접수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학교에서 직접적인 개입은 어렵지만, 총학생회의 자정 노력 차원의 자체 징계는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논란이 된 면접 진행 책임자에 대한 총학생회 자체 징계와 관련하여 필요하다면 학생들에게 정보를 공개할 것이다"고 밝혔다. 학생처장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서 피해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협조하여 해결해 나갈 것이며 학생자치기구의 기본 소양 및 리더십 교육을 강화하여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