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입장에서 볼 때 우리 학교가 내건 “학생이 행복한 대학”이란 구호보다 더  달콤한 말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구호를 내걸었다고 하여 모든 학생들에게 행복한 미래가 당연히 주어지는 것일까? 행복이 무엇인줄 제대로 알고, 그것을 쟁취하려고 치열하게 노력하는 학생들에게만 행복이 다가올 것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어떤 마음을 가지고 행복을 키워나가야 할 것인가?

첫째, 자유가 방만(放漫)이 아니듯이 행복도 행운(幸運)이 아니다. 인간의 욕심에는 한계가 없기 때문에, “학생이 행복한 대학”이라는 구호를 내걸 때 한정된 예산으로 학생들의 무한대 욕구를 어떻게 다 충족시켜 줄 수 있겠는가라는 우려도 없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인기영합에만 골몰하는 무책임한 정치꾼에 의해 발의된 반값등록금이 총학생회장 선거의 이슈로 던져졌다. 그러나 적어도 대학 구성원은 칼날같은 논리와 격정적인 토론을 거친 합리적 결론에 따라야지 선동과 주장과 편가름의 추종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어차피 예산관계상 학생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없으니 행복을 추구하려는 강렬한 의지가 있는 학생들에게 혜택이 돌아가서 그들이 대구대학교의 미래를 짊어지게 해야 할 것이다.

둘째, 행복을 멀리서 찾지 말고 내 주위에서 찾아보자. 에밀리 디킨스는 “지상에서 천국을 찾지 못하면 하늘에 가서도 찾지 못한다.”고 하였다. 어느 대학에 입학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대학생활을 보냈느냐가 더 중요하다. 입시기관이 편의상 정한 대학서열에서만 차이가 있을 뿐이지 세칭 일류대학과 대구대학교의 교육환경에는 별 차이가 없다. 그러니 대구대학교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사회가 요구하는 지식들은 모두 학내에서도 함양할 수가 있는데, 행정대에서 실용한문이 폐강되고, 수업중 글쓰기와 발표를 서로 기피하고, 교외에서 비싼 돈을 들여가며 컴퓨터와 영어 관련 강좌를 수강하고 있는 학생들을 볼 때마다 “너 자신을 알라.”고 말하고 싶다.

셋째, 행복은 그냥 나에게로 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행복은 나무 밑에서 입만 벌리고 있으면 떨어지는 과일이 아니다. 한 학기 내내 교재도 없이 먼 산만 쳐다보고 있는 학생, 한 학기 내내 지각을 하는 학생, 아무리 충고와 조언을 하여도 눈 한번 꿈쩍하지 않는 학생들에게 대학은 사치의 바벨탑이고, 이런 학생들을 위한 행복한 대학을 위한 일련의 배려는 더욱 무기력한 학생을 만들며, 대다수 학생들에게 선의의 피해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더불어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헤세는 “주는 것은 언제나 받는 것보다 행복하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받는 것보다 아름답다.”고 하였다. 대구대학교는 장학금으로 많은 예산을 배정하고 있다. 또 많은 교직원들이 1%클럽에 가입하여 매달 본봉의 일정 금액을 희사하여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장학금 수혜자는 사회에 진출하면 받은 혜택을 후배들에게 돌려주겠다는 각오로 모교 장학금 출연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가난한 목사가 사회적 약자를 위하여 설립한 대구대학교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아직은 미흡하기 짝이 없고, 재단에서의 재정지원금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졸업생들이 학교를 살리지 않으면 영남권의 명문사학으로 발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된다.

스톰 제인스는 “행복은 깊이 느낄 줄 알고, 단순하고 자유롭게 생각할 줄 알며, 삶에 도전할 줄 알고, 남에게 필요한 사람이 될 줄 아는 능력으로부터 나온다.”고 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앞에서 언급한‘ 전체를 볼 줄 아는 마음’,‘ 나에게서 행복을 찾으려는 마음’,‘ 행복은 내가 만들어가는 마음’ 그리고 ‘행복 계주(繼
走)를 하겠다는 마음’이 모든 비호인의 가슴에 충만할 때 명실상부한 “학생이 행복한 대학”이 될 것으로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