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그렇지만 특히 지난해 수습기자로 처음 입사했을 무렵 교내 길거리를 지나다니는 학생, 또는 특강을 마치고 돌아가는 학생들을 붙잡고 인터뷰를 요청해야 할 때가 많았다. 그럴 때마다 열에 여덟아홉은 거절당하기 일쑤였다. 그리 어려운 질문이 아니라 개인의 생각을 물어보는 간단한 질문이었는데도 말이다. 알고 보니 자기의 의견과 이름이 ‘신문’으로 활자화되어 여러 사람에게 알려진다는 것에 대해 부담스러워하거나 자신없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조금 다른 예이긴 하지만, 이렇듯 학생들의 자신감 없는 모습은 인터뷰나 설문조사할 때 뿐만 아니라 수업시간에도 자주 접하곤 한다. 종종 학생들의 생각을 묻는 교수님의 질문에 묵묵부답일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땐 나도 마찬가지로 ‘내가 생각하는 것이 틀리면 어쩌나’하는 두려움에 내 의견을 선뜻 말하기가 어려운 적이 많았다. 억지로 지목되어 말을 할 기회가 온다 해도 주위의 시선이 의식되면서 나도 모르게 괜히 ‘내가 틀린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는 좌절을 느끼며 더욱 위축되기도 했다. 이는 한 수업을 통해 ‘자신감’에 대한 의견을 나눠보면서, 나뿐만이 아니라 주변의 학생들 대부분이 자신에 대해 낮은 평가를 내리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기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자신의 의견을 누군가(학교, 친구 등)가 알아주기 원하고 당당하게 자기의 생각을 말할 줄아는 학생이 그렇게 아름다워 보일 수가 없다. 또한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학생들의 작은 의견이 모이고 모여 학교에 반영돼 여론에 의해 조금씩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나름 감동한 적도 있다.

사실 알고 보면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은 옳고 그름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 있게 자기 의견을 말하는 것은 남의 판단거리가 아니다. 오히려 더 넓게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해주고 더 나은 길로 변화될 가능성 있는 좋은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얼마 전 우리대학에서도 총학생회 선거가 치러졌다. 그냥 잘 생겨서, 같은 단과대라서가 아니라 우리대학이 바로 나아가도록 하기 위해 투표에 참여할 수는 없을까. 또한 최근의 학원 정상화, 난방기 가동 지연 등 크고 작은 학내 이슈에 있어서도 그저 남의 일처럼, 추위에 떨면서도 언젠간 난방기 가동하겠지 하며 지나치지는 않았을까. 학생이 ‘학교의 주인’이라고 말하기 전에 좀 더 학교 일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생각을, 나아가 자기 자신을 있
는 그대로 떳떳하게 나타내는 ‘나’가 될 수는 없을까. 주위에 이끌리기보다는 ‘내가 원하는 대구대학교’를 만들어가는 ‘당당한 나’를 찾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