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형 사립대 진척 없자 우회로 택한 정부

상지대·조선대·평택대 첫 실증연구 대학 채택

공추위, “민주화 역사로 우리 대학 공영화 의지 높아”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였던 ‘공영형 사립대’ 정책은 예산 당국의 반대로 진행이 더딘 상황이다. 4년이 지나도록 진전이 없자, 교육부는 ‘사학혁신지원사업’으로 명칭을 변경하여 추진하는 우회로를 택했다. 사학의 운영 투명성과 민주성을 확보하는 것에 우선 집중하여 본격적인 공영형 사립대 정책의 밑거름을 만들어 보고자 하는 취지로 이해된다.

우리 대학 또한 공영형 사립대 정책에 관심이 많은데, 올해 새롭게 구성된 대구대 공영형 사립대 추진위원회(공추위)는 지난 10월, <공영형 사립대, 촛불혁명, 대학의 미래>라는 제목의 초청 강연을 열었다. 전국 전체 대학의 80%가 사립대학이고, 제대로 된 사립대학 정책이 없이는 대학정책이 성립할 수 없다는 것이 핵심 주장이었다.

또한 올바른 대학정책은 민주화의 상징인 촛불혁명의 정신을 이어받아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사실상 무산된 공영형 사립대 정책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많다.

이에 안현효 교수(일반사회교육과)는 “현실 가능성은 시간이 갈수록 더 높다”고 했다. 안현효 교수는 “지역 대학의 구조조정이 심해지면서 지역 대학에 대한 지원 요구가 늘어날 것인데, 정부 지원의 전제조건으로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민주화가 필수적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공영형 사립대 사업이 단기적인 예산지원에만 그친다면 우리 대학의 경쟁력 강화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장기적인 고민도 필요하다.

안현효 교수는 “현재는 정부 정책에만 의존하는 방향이라 장기적 안정성 면에서 약점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면서 “고등교육법의 개정, 사립학교법의 개정 또는 대학법의 제정을 통해서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사학혁신지원사업을 2021년 정부 예산안에 53억 원 반영하고, 실증연구 대학으로 상지대, 조선대, 평택대를 선정하였다. 그리하여 지난 11월, 상지대학교가 전국 첫 공영형 사립대로 발걸음을 떼면서 문재인 정부 임기 내 공영형 사립대 실현이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현효 교수는 “민주화된 상지대가 확고하게 자리 잡는 것은 공영형 사립대뿐이라는 것이 지역 사회에서 광범위하게 수용된 것이 주요 요인이다”고 분석하며 “우리도 대구, 경북에서 유일한 공영형 사립대 추진 대학으로 지역 사회에 분명히 못 박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추진위원회는 연구회를 구성하여 대구대만의 공영형 사립대 모델을 고민하고 있다.

안현효 교수는 “추진위를 중심으로 사학의 회계 비리 근절, 사립대학 정보화 시스템 고도화비용과 회계 투명성 강화, 법인 운영 책무성 강화, 교직원 인사의 민주성 강화를 포함하되, 지역 대학 네트워크라던가, 지역 사회와의 결합 강화 방안 등을 더 추가하여 대구대학교만의 특성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본교는 40여 년간의 민주화 역사로 공영화에 대한 의지가 높다”면서 “학내 구성원들의 의식 수준과 열망이 모여 한 걸음씩 나아가리라고 믿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