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지급 대상두고 ‘계급표’ 등장

-지원금이 국민상생으로 거듭나는 마중물이 되길

▲신수정 기자

지난 6일부터 ‘코로나19 상생 국민지원금’(국민지원금)지급이 시작되었지만, 이를 둘러싼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국민 지원금은 소득 하위 88% 가계(소득 상위 12%를 제외한 모든 가계)를 기준으로 1인당 25만원 씩 지원하는 방안이다. 행정안정부에 따르면, 앞서 지난 6 일 온라인 신청이 처음 시작된 뒤 닷 새 만에 약 2690만 7000명이 지급을 신청했다. 지급 대상자 4326만 명 가운데 62.2%로, 대상자 10명 중 6명은 이미 국민지원금을 받은 셈이다.

하지만 지급대상에서 제외된 상위 12%의 사람들의 이의신청이 빗발치고 지원금을 받은 시 민과 받지 못한 시민들 간에 ‘노비’, ‘성골’로 구분되는 계급표까지 등장하고 있다. 탈락자들은 재산세 과세표준 기준을 초과한 상위 3%는 성골, 금융소득 기준을 초과한 상위 7%는 진골, 건강보험료 기준으로 지원금 지급 대상으로 초과한 12% 가계는 6두품〜4두품으로 나눴다. 반면 지급대상자들인 하위 88%이하 가계들은 각각 평민과 노비로 분류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건강보험료를 소득 기준으로 삼기에 아직 미비하고, 경계선을 나눔으로써 생길 수밖에 없는 사회적 갈등 등을 부작용으로 여러 차례 지적해 왔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계를 돕고 국민을 격려하는 국민지원금이 오히려 시민사회를 나누는 갈등의 진원지가 되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국민권익위에 따르면 국민지원금 지급대상자 선정결과의 이의제기 건수가 9일까지 접수된 것만 해도 5만 4천여 건에 이른다. 국민지원금 이의신청이 폭주하고 있다는 지적에 흥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판단이 모호하면 가능한 한 지원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불만과 항의가 쏟아지자 급한 대로 불만을 잠재우려는 의도는 아닌지 생각하게 하는 정부의 답변이다. 5차 재난지원금은 지난 2월 문재인 대통령이 “온 국민이 힘을 내고 소비를 촉진하는 데 도움 을 주자”고 말하면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국민상생이라는 원래의 취지와 다르게 국민을 편 가르고 세금을 충실히 납부한 시민들을 더 힘 빠지게 만들고 있다.

매번 재난지원금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만큼 충분한 시간을 두고 심사숙고한 논의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미리 예방할 수 없었을까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코로나19로 인해 피로감을 느끼는 국민들과 시름에 잠겨있는 자영업자들의 한숨을 생 각했다면 더 현명한 방법으로 모두가 이해하고 수긍할 수 있는 지급기준을 마련했어야 했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코로나 확산세가 심하고 고강도 거리두기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이 운영하는 점포에 재난지원금을 소비하자는 국민들의 소비운동으로 지역 경제가 활력을 찾고 회생시키는 기폭제가 될 수 있도록 현명한 소비를 장려해야 한다. 정부가 막대한 재정적 부담감을 안고 국민지원금을 지급하는 만큼 국민지원금이 지역경제를 살리는 마중물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