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치웅 대학언론인 네트워크 의장

올해 ‘대학언론인 네트워크’ 라는 단체를 만들었다. 대학언론인을 위해 이것저것 시도하고 있다. 그래서 주변으로부터 같은 질문을 자주 받는다. “대학언론은 왜 망했나요?”

최근 ‘갤럭시 Z 폴드 2’를 구매했다. 왜 신제품 ‘폴드3’ 가 아니라 ‘2’ 냐고? ‘폴드3’는 이제 막 출시한 제품이다. 안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사람은 한정적이고, 스스로 좋은 기기인지 나쁜 기기인지조차 평가하기 힘들다. 반면 기존 모델은 이미 많은 사람의 손을 거쳤기에 품질 안정성을 입증했고，IT 유류버나 기자와 같은 전문가들도 호평했다. 전문성에 안정성을 더했기에 믿고 구매할 수 있다.

그런데 신제품이 공개되기도 전에 ‘대박예감’, ‘실적 호조’라 는 단어를 쓰는 사람들이 있다. 기자들이다. 그들은 제품을 사용한 적도 없으면서 신천지 신도라도 된 듯 예찬한다. 알고 보니 그 들은 IT 관련 매체 기자가 아니었고 이전에 관련 분야 기사를 써 본 적도 없었다. 전문가가 아닌데, 전문가 행세를 한다.

여기 진짜 전문가들이 있다. 대학언론인들이다. 대학언론인은 대학에 다니고 있기에 누구 보다 대학 사회를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전문성을 발휘하지 않는다. 이름은 ‘대학언론’ 인데, 대학에 관해서는 다루지 않는다. 그 대신 자리를 차지한 것이 ‘기자가 관심이 있는 이야기’，아니 ‘기자만 관심 있는 이야기’다. 혹은 ‘기자도 모르는 이야기’를 다룬다.

모교 대학언론 평가위원으로 지내던 시절, 어느 기자가 페미니즘 집회 기사를 썼다. 대학생 에게 흥미로울 만한 소재를 선정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그는 집회에 참석하지도 않고 기사를 썼다. 물어보니 여성 신문과 여성 커뮤니티를 열람하며 베껴 썼다고 했다. ‘기자도 모르는 이야기’를 써낸 것이다. 지적하는 내게 “왜 페미니즘을 다루면 안 되냐”며 논점을 흐린다.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학우에게 인터뷰 한 번만 요청했더라면, 내가 지적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

대학 언론의 역할은 대학을 조명하는 것이다. 좋은 쪽으로 든，나쁜 쪽으로든. 대학 사회를 충실히 취재해 독자에게 제시하는 것이 대학언론의 목적이다. 8, 90년대 대학언론은 대학 사회를 대변해야 했기에, 학생의 이야기를 듣지 않으면 대학언론을 할 수 없었다. 요즘은 학생들은 대학언론을 읽지 않는다. 대변하지 않으니 읽을 필요도 없다.

우리는 대학언론 기자다. 대학을 조명하고, 학생의 이야기를 대변하자. 이 쉬운 걸 하지 않으면, 우리는 진짜 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