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 5차 선거 투표율 과반 넘지 못해 무산”, “회장, 부회장후보가 없어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 예정”, “2018년부터 총학생회 없어 비상대책 위원회로 운영” 등의 문구만 봐도 학생자치기구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다. 취업난에 허덕이고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행사가 비대면으로 진행되면서 학생들은 대학의 학생 자치 기구에 흥미를 잃었다. 대학가의 현 주소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대학 캠퍼스에 이동인구가 줄어들고 새 학기 활기차게 열리던 행사들은 줄줄이 취소됐다. 학우들을 위한 행사가 없으니 자연스레 자치기구에 대한 관심도 멀어지면서 학과 집행부는 물론 단과대학 대의원회, 총학생회의 존재감마저 희미해졌다. 학교에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면서 학생자치기구의 필요성에 대해서 의구심을 갖게 됐다는 해석이 가장 유력하다. 소속감이 사라지니 자연스레 학생자치기구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이해하지 못한다.

신입생을 위한 ‘DU새내기인성캠프’를 대구대학교 유튜브 공식 채널에서 온택트 라이브(Ontact Live)로 진행하거나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고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대학생들은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에 대구 경북 6개 대학의 총학생회는 교육부에 재정적 지원을 위한 예산을 추가 편성하라는 호소문을 내면서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행동을 보였다. 또 현재 교내에는 818번 버스가 곳곳을 돌아다니며 학생들이 보다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운행을 하고 있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우리 대학의 특성을 고려하여 시내버스의 노선을 증설하겠다던 약속의 결과다. 신입생들을 위한 행사도, 일상 속 소소한 간식 나눔 행사도 모두 자치기구가 있기에 행해지는 것들이다.

지난 몇 년간 단일후보만이 선거에 등록하여 찬반투표를 진행해오던 것과는 달리 2022학년도를 이끌어갈 총학생회 선거에서 실로 오랜만에 두 후보의 경선이 펼쳐졌다. 단계적 일상회복의 움직임이 더해져 학생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위축됐던 캠퍼스를 다시 활 기차게 만들어 줄 기회가 온 것이다. 이럴 때 필요한 건 학우들의 관심이다. 학생자치기구가 올바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학생의 교육권과 이익을 보장하도록 하는 원동력은 객관적인 비판을 하면서도 필요할 땐 격려의 박수를 쳐주는 것이다.

“참여하는 사람은 주인이요, 그렇지 않은 사람은 손님이다” 도산 안창호 선생이 남긴 말이다. 우리가 대학의 주인인지 나그네인지 결정하고 구별하는 것은 학내 자치기구와 정치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느냐다. 갑작스러운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주춤했지만 그럴수록 이제는 다시 눈을 크게 뜨고 주인으로서 캠퍼스를 바라보아야 할 때이다.

김민경 대구대신문 취재기획부 부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