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교양 및 인기 과목 중심으로 성행

▶10만 원 이상에 팔리는 경우 있어…악용 사례도 늘어

수강 신청 기간 중 우리대학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강의매매 게시물이다.

매학기 수강신청과 수강정정 기간에 우리대학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는 ‘○○ 과목 삽니다’, ‘○○ 강의 팔아요’ 라는 제목의 강의매매 글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공통교양, 균형교양 과목과 더불어 ‘꿀 교양’이라고 불리는 강의까지 최소 온라인 상품권에서 최대 10만 원을 웃도는 가격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강의매매란 수강신청 기간 학생들끼리 강의를 사고파는 행위를 의미한다. 강의매매는 특정 강의 구매 희망자가 해당 강의를 구매하고 싶다고 에브리타임에 글을 올리고 그 게시물에 판매자가 댓글을 달거나 판매자가 직접 강의를 판다는 글을 올리면서 강의 매매가 시작된다. 이렇게 판매자와 구매자가 연결되면, 휴대폰 번호나 카카오톡 아이디 등 연락 수단을 주고받는다. 이후 판매자와 구매자가 가격 협상을 하고 특정 날짜와 시간을 맞춰 판매자가 강의를 취소함과 동시에 구매자가 수강신청을 하게 된다. 거래가 성사되면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는 방식으로 강의매매가 이뤄진다.

강의 매매 현상에 반대하며 커뮤니티에서는 이러한 행동을 자제하자는 게시물도 종종 보였다. ‘안들을 거면 그냥 버리지‘라는 제목의 강의를 신청하고 듣지 않으면 버리면(취소하면) 되지 왜 돈 주고 파느냐는 내용의 글은 48명의 ’공감‘을 얻어 인기 글로 노출되기도 했다. 이처럼 강의매매는 학생들 사이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이슈며 해당 주제에 대해 더욱 깊이 있게 다뤄야 할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강의 매매가 이뤄지는 이유로는 졸업필수 과목 이수의 어려움, 특정 교수로의 신청자 쏠림, 선착순으로 이뤄지는 수강신청 시스템 등을 들 수 있다. 강의매매의 심각한 문제 중 하나는 수강 신청 자체를 돈벌이로 악용하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득을 취하기 위해 악의적으로 가상, 꿀 강의, 필수교양 등의 강의만을 노려 강의를 신청하고, 그 강의가 반드시 필요한 구매자에게 팔아 돈을 버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는 정당하게 수강신청 해서 강의를 신청한 학생과 끝까지 남은 자리를 기다리던 학생에게 허탈한 감정을 유발한다.

강의매매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모든 학생이 필수 또는 선택적 필수로 반드시 이수하여야 하는 교양 과목은 수강신청에 실패할 때는 계절 학기나 졸업 유예가 구제책이다. 익명을 요청한 A 학생은 “졸업을 앞두고 취업이 힘든 요즘에 한 과목 때문에 1학기를 더 다녀야 더 다녀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면 마지막 희망으로 강의매매를 시도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강의매매를 방지하려는 방안에 대해서 B 학생은 “4학년 학생들과 졸업자의 수요를 파악해 수강신청에서 배려해주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수강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대기 신청을 해놓으면 수강신청자가 해당 강의를 삭제할 경우 차례로 자동 수강신청 되는 대기순번제를 도입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강의 매매 처벌은 법적 근거가 없어 어려운 현실이다. 학교 측에서 강의 매매 원인을 분석하고 졸업을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계절학기나 졸업유예를 하지 않도록 수요가 많은 과목에 분반 추가 개설 등 원활하게 수강신청 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며 학생 개인은 학생으로서 본분에 걸맞은 모습을 보이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