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명지대학교가 폐교될 위기에 처했다. 학교 법인이 무리하게 부동산 사업을 벌이다가 법인이 192억을 배상할 처지에 놓여 파산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물론 직접적인 책임은 유영구 전 명지학원 이사장에게 있다. 명지건설을 살리기 위해 명지학원의 돈을 명지건설에 쏟아 부었고, 유영구 전 이사장은 학교 법인의 자산을 매각하고 횡령한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이런 비리가 발생한 배경에서는 친인척 중심의 폐쇄적이고 독단적인 경영이 있었다는 지적이 있다. 유 전 이사장의 아들은 2019년에도 이사 자리를 지키고 있을 정도로 영향력은 여전하다.

남의 학교 일이라고 관심을 가지지 않기에는 상당히 중요한 사안이다. 우리 대학 또한 명지 학원처럼 큰 위기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학교 본부와 이사회 간의 의견 불일치가 자주 수면 위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학내 현안에 조금이나마 관심이 있던 학우들이라면 얼마 전까지 있었던 김상호 전 총장이 해임된 사태를 지켜보았을 것이다. 명목 상으로는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하지만, 입시 참사의 책임은 총장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일은 아직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김상호 전 총장이 해임된 이후 박상규 총장직무대행 체제가 아직도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법인과 교수회는 새 총장 선출 방식에 대해 아직도 의견의 합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새 총장을 선출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그간 우리 학교 총장은 교수 및 직원이 참여하는 직선제 형태로 선출되고 있었지만, 우리대학의 이사회의 모법인인 영광학원에서 계속해서 간선제 형태로 볼 수 있는 총장인사추천제도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태의 책임에 학생회와 학내언론도 피해갈 수는 없다. 작년 교수회와 학생 언론은 학생도 총장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선출 방식을 개편하고자 노력했으나, 학생회의 무관심으로 결국 무산되었다. 학생들이 총장 선출 방식에 관심을 가지지 않은 것은 학생 자치기구가 학교 운영의 권력자들을 견제하고 비판하는 기능이 부족했고, 학생들에게 관심을 잘 이끌어 내지 못했다는 것에 있다.

총장 선출 제도가 간선제로 전환된다면 그 영향력은 더욱 커지고, 학생자치기구의 영향력은 더욱작아질 수밖에 없다. 권력이 한 곳에 집중된다면 비리가 발생할 위험이 커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우리대학은 오랜 갈등 끝에 2019년부터 다시 정이사 체제로 전환되었다. 그러나 법인과 학내 구성원들 간의 화합은 커녕 의견 불일치는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법인은 계속해서 총장 선출에 있어서 간선제로의 전환을 추진하려고 하여 교수회와 계속해서 갈등을 빚고 있다.

학교의 위기를 막으려면 학생들의 관심도 중요하다. 특히 학교 운영이 민주적으로 이루어지려면 학교의 주인인 학생이 학내 현안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회와 학생들도 권력 기관에 견제 여론을 형성하고, 총장 직선제 등 교내 인사에 학생의 의견을 반영해달라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