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학언론 기자들은 요즘 본인들의 언론사가 위기라는 것을 실감한다. 언론사란 자체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3D 직종과 더불어 힘든 직종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21세기의 대학언론은 어느 시대보다 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월 서울 가톨릭 대학교에서 있었던 대학언론 기자학교에서 각 대학언론사 기자들은 본인들의 언론사 이야기를 꺼냄과 동시에 한숨을 내쉬었다. 점차 축소되는 예산에 늘어나는 업무, 홍보를 해도 3부가 들어올까 말까한 수습기자 입사원서. 거기에 일부 대학의 주간교수와 총장의 횡포는 아직 여린 20대 기자들의 어깨를 무겁게 누른다. 전국의 대학언론 기자들의 고민거리인 ‘탄압받는 대학언론.’ 과연 어느 대학언론이 탄압받으며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고 있을까. <편집자 주>

편집국장은 강제 해임, 교지는 강제 수거……
지난해 건국대학교 신문사(이하 건대신문) 편집국장은 강제 해임 통보를 받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대학신문사의 주간교수와의 마찰로 일방적인 해임 통보를 받았다. 주간교수와의 마찰은 다름 아닌 ‘편집권 개입’이었다. 사건의 전말은 학생총회 기사를 두고 주간교수와의 마찰로 시작되었다. 학생총회 관련 기사를 두고 건대 신문 기자들과 주간교수와의 의견이 충돌되었다. 학생기자들의 의견이 담긴 기사를 주간교수가 반영하려고 하지 않았다. 이 문제를 계기로 주간교수는 전화로 신문사 사칙을 언급하며, 학생 기자들이 진행하는 신문 기획회의에 대학본부직원들을 파견하겠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내렸다. 이후 건대신문은 주간교수의 일방적인 처사라며 파업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건대신문은 대학언론의 역할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래서 페이스 북으로 학내 사건들을 보도했다. 그러던 중, 교내 성폭행 사건이 사실 관계와 다르게 보도되었고 이에 대해서 해명과 사과를 했음에도 이를 구실로 건대신문 주간교수는 건대신문 편집국장을 해임시켰다. 편집국장 해임은 많은 사람들을 분노하게 하였으며 8주간의 투쟁을 부르는 계기가 되었다. 2011년 2학기가 끝나갈 쯤, 주간교수는 해임당한 편집국장을 불렀다. 타협을 보자는 것이다. 이후 대학본부직원들의 기획회의 참여는 철회되었고, 해임당한 편집국장은 다시 복귀하였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대학언론은 학교 기관이기 때문에 교내 규정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과 주간교수의 독단으로 편집국장을 해임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말한 건대신문의 편집국장이 강제 해임된 경우가 있는 가하면, 캠퍼스에 배포된 교지들이 강제 수거되는 경우도 있었다. 재단과 학교당국에 대한 비판적인 논조 때문에 2009년 중앙대학교 교지 <중앙문화>는 강제수거 됐다. 이후 2010년 1월 학교본부는 중앙 문화의 비판적인 논조를 문제 삼아서 교지의 예산을 전액 삭감시켰다. 이후 교지예산을 담당하던 언론매체부장이 교지대 자율납부안을 본부에 제안했다. 등록금 고지서에 의무적으로 교지대를 포함시키는 것이 아닌 학생들의 자발적인 선택으로 납부하도록 하는 자율납부안을 본부에서 합의하는 것으로 사태는 정리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학교당국과 총학생회와의 논의가 늦어지면서 교지대가 빠진 채 등록금 고지서가 발송되었고 그 해 당시 교지대는 전액 삭감되는 사태에 이르렀다. 이에 <중앙 문화>는 자체적으로 제작한 교지를 학생들에게 지속적으로 배포하며 학교를 상대로 대화를 시도했다. 그 후 <중앙 문화>는 중앙대 총장과 면담을 진행할 수 있었다.

현직 기자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강행한 인터넷신문 전환
대학언론 기자들 사이에서 인터넷신문이란 키워드를 꺼내면 ‘배재대학교’와 ‘대구대학교’가 언급된다. 연초에 뜬금없이 인터넷신문으로 운영 될 것 같다는 통보에 우리대학언론사 기자들은 주간교수와의 간담회를 통해서 합의점을 찾았다. 주간 발행에서 격주 발행으로 전환하고 5월부터는 인터넷신문을 종이신문과 병행하기로 했다. 이것으로 우리대학신문사의 문제는 일단락되었다. 그러나 배재대학교 같은 경우, 대학언론 기자들과 학우들의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신문으로 강제 전환되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교수들이 말하는 시대의 흐름’때문이었다.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신문을 보는 시대에서 종이신문의 가치는 떨어졌다. 이에 학교 당국에서는 시대의 흐름을 맞추기 위해서 배재대학교의 종이신문을 인터넷신문으로 바꾼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내렸다. 그러나 배재대학교 대학 기자들은 반대했고, 학우들에게 설문조사까지 실시했다. 설문조사의 결과는 인터넷신문보다는 종이신문을 원하는 성향이 강했다. 그럼에도 학교당국은 인터넷신문을 발행을 강행했고, 현재 배재대학교 신문은 종이신문 때보다 구독률이 낮아서 고난을 겪고 있다.

주간교수의 횡포, 대학신문을 파업으로 몰아가다
성균관대학교 신문사(이하 성대신문)는 현재 대학신문을 발행하지 않고 파업하는 중이다. 성대신문의 파업 선언은 ‘류승완 박사 관련 기사’를 주간교수가 문제 삼으면서 시작되었다. 류승완 박사는 학교의 강의 박탈에 맞서 1인 시위를 하던 도중 ‘학교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교직원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폭행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다. 성대신문은 학교 측의 반론과 함께 이 사건을 보도하려고 했으나, 주간교수는 “졸업식 방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며, 학교 측이 폭행을 했을 리가 없다.”며 기사화를 한 달 뒤로 미룰 것을 제안했다. 기자들은 이에 반발했으나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한 채 주간교수는 결호를 선언했다. 그러나 성대신문과 주간교수와의 갈등은 이번만이 아니었다. 반값등록금 기사나 비정규교수 노조 분회장 인터뷰 기사 등을 주간교수가 멋대로 다른 기사나 광고로 대체했다. 이에 성대신문은 주간교수가 교체될 때까지 발행을 잠정 중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성대신문의 결정은 성균관대학교 사회과학대 학생회, 총여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사회과학대 학회 TATA, 중앙동아리 노동문제 연구회 등이 “학내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대학당국을 규탄한다!”는 대자보를 붙이고 성대신문의 파업을 지지했다.

탄압받는 대학언론, 학내 구성원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대학언론은 현재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언론사의 축소와 더불어 일부 언론사는 학교 당국과 주간교수의 횡포로 흔들리고 있다. 이렇게 된 이유는 시대가 변화되면서 종이신문의 비중이 작아짐과 더불어 학내 구성원들의 관심이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축소되고 탄압받는 대학언론에게 지금 제일 절실한 것은 학내 구성원들의 ‘관심’이다. 학내 구성원이라 하면 단순히 학내 학우들 뿐 아니라, 교수들과 교직원들을 비롯한 학교 내의 모든 구성원들을 말한다. 대학언론을 통해 키워지는 작은 목소리에 주목하고, 대학언론의 축소에 관심을 보인다면 대학언론 기자들은 구성원들의 관심과 함께 이전의 대학언론으로 다시 한 번 일어설 수 있을 것이다. 대학언론이 탄압받는 지금, 학내 구성원들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