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홈페이지 커뮤니티 게시판을 찬찬히 살펴보면 재밌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이 몇 개 있다. 우리대학 이름 앞에 ‘대단한’, ‘자랑스러운~(?)’, ‘학생이 행복한?’… 이라는 수식어를 붙여놓곤 정작 글을 읽어보면 반어법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하는 글들. 뿐만 아니라 직설적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글도, 정중히 제안하는 글도 올라오고 있지만 ‘언론이 본 DU’나 ‘DU스토리’에 올라오는 글을 볼 때처럼 썩 기분 좋게 읽을 수가 없다.

게시판 한 페이지 이상을 덮어버릴 정도로 불만이 많았던 ‘스쿨버스 노선 통폐합’문제, 또 내용을 보면 해마다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것 같은 ‘기숙사’문제, 그리고 ‘MT참가 및 불참자 회비 강요’나 ‘학생회 군기교육’ 등 문제가 너무 많다. 항상 꾸준히 공론화되는 글을 읽다보면 우리대학 학생들은 게시판에는 학교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면서도 정작 행동으로는 나서지 않는 소극적인 면이 아쉽다. 학생의 입장에서 봤을 때나 기자 입장에서 봤을 때나 소리 없는 아우성이란 마치 이런 것인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불만을 표출하는 소극적인 몇몇 학생들이 보인다. 물론 반란이나 폭동을 일으켜야 한다는 말은 아니지만 학내에 불편한 점이 있다면 나와 내가 속한 공동체를 위해 학생들이 함께 참여해서, 인종차별을 당했던 흑인들의 무언의 항의와 같은 정직하고 영향력 있는 방법을 고심하고 실천해보면 어떨까 싶기도 하다.

어쨌든 학생 개개인만으로는 해결이 잘 되지 않는 문제들로 학교와 학생 간 소통이 되지 않을 때, 총학생회를 비롯한 각 학생회가 정말 신중하게 행동해야 하고 그들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것 같다.

일례로 지난 3월 29일에 열린 총학생회의 출범식 및 정기총회에 대한 주위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조금이나마 알 수 있다. 학생들은 “학생들의 한 목소리인 ‘5대 요구안’을 공식적으로 제출하는 자리에서 가수를 부르고 폭죽을 거나하게 터뜨리는 모습을 보고 황당했다”고 말하며 “반값등록금을 외치면서 공중에 등록금을 펑펑 터뜨리는 행위는 모순적”이라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총학생회도 나름대로 학생들의 요구를 모아 열심히 회의하고 준비한 것들이 한순간에 이상한 취급을 받는 씁쓸한 순간이었다. 아무리 좋은 목표라도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방법이 중요한 법이다. 지금은 누구든지 이제는 결과뿐만 아니라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도 중요하게 평가하는 시대이기도 하다.

무슨 문제든 처음부터 시원스럽게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진리다. 하지만 총학생회가 겸손한 건지 정말 조용히 있는 건지 모를 정도라는 악평에 앞으로가 걱정되기도 한다. 적어도 노력은 하고 있다고, 그들의 행동 하나 하나 생색이라도 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학생과 학교를 이어주는 다리역할을 하는 이들은 훗날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분통터지고 있을 때, 학교가 최선으로 대처하고 있음에도 학생들이 결과만 보고 이해하지 못할 때, 총학생회는 두 눈을 감고 두 귀를 막고 있었나’라는 말을 듣지 않도록 학생의견 수렴이나 학교의 사안에 좀 더 신중하게, 적극적으로 임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