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학생 도우미 ‘명과 암’ 존재해.
▶도우미 활동으로 ‘좋은 인연’ 맺었다는 장점도.
▶‘인격체’로 존중받는다는 느낌 못 받았다는 불만 존재.

우리 대학은 장애학생의 교육복지를 위한 다양한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는 학기 초마다 국가근로장학금 교내-장애대학생봉사유형으로 장애대학생도우미를 신청 받고 있다. 장애학생 도우미는 ▲교내활동지원 ▲기숙사 지원 ▲문자통역 ▲교과보조지원 ▲노트필기제공 ▲대체자료제작 등의 활동을 한다.

장애학생 도우미 제도는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학생들의 학교생활 및 학습활동, 사회활동을 지원해준다. 또한, 장애학생과 장애학생 도우미는 함께 활동을 진행하면서 친밀감을 가질 수 있고, 더불어 장애인에 관한 관심과 사회, 문화적인 인식을 높여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 실현을 가져올 수 있다. 시각장애 학생의 도우미를 하고 있는 신혜(문헌정보학·22) 학우는 “활동하면 할수록 얻어가는 부분이 많다”며 “첫 도우미 활동 때 좋은 언니와 어머님을 만났고 지금은 좋은 동생을 만나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대학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는 장애학생 도우미로 활동했던 도우미들이 장애학생으로부터 출근하지 않는 날에도 출근해달라는 요구를 받거나, 과제를 대신 해달라거나, 근로 시간이 아닌데도 도움을 강요받았다는 등 부당한 요구를 받았다는 게시글이 자주 등장한다.

익명을 요청한 학생 A는 “장애학생이 약속 시각에 늦게 나오는 경우가 많고 시간을 어겨도 사과 한 번 받은 적 없다.”며 “이동하는 길에 어색함을 풀고 친해지기 위해서 이야기를 시도해도 장애학생 본인의 기분에 따라 대답하지 않거나, 통화하며 걸어갈 때가 많다”고 언급했다. A는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인격체로서 존중받는다는 느낌이 아닌 휠체어와 같은 도구가 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또한, 근로하는 시간의 기준이 모호한 경우가 종종 있고 실제 활동 시간이 반영 안 된다는 문제도 있다. 문자통역처럼 정해진 시간에 시작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학습활동 보조의 경우 두 시간 수업이지만 근로시간에 포함되는 것은 한 시간이라고 한다. 한 시간이라는 근로 시간을 초과해서 장애학생을 도와주는 일을 해도 실제 시간만큼 근로시간을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장애학생 도우미로 활동했던 도우미들은 장애학생 도우미의 활동 내용을 명확히 하는 등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특히, 우리 대학 장애학생 도우미 활동은 교내 근로와 달리 출근부에서 출퇴근을 찍는 것은 물론이고, 종합정보시스템에 접속해서 근로 내용을 입력하고 메일로 근로 근거자료까지 제출해야 한다. 이러한 처리 과정에 대해서 이번 학기 시각장애 장애학생 도우미 활동을 하고 있는 조예은(생명공학·20) 학우는 “이러한 과정은 번거롭고 까먹기 쉬워서 종합정보시스템의 근로 내용 입력과 근거자료 제출을 하나의 사이트에서 같이 해결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바뀌면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처음 장애학생 도우미를 하는 경우 노트 필기나 교과 보조 등을 어떤 방식으로 진행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학생을 위해 활동 초기에 안내 책자나 사례집을 제공했으면 좋겠다.”라고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장애학생 도우미 활동의 장점도 있지만 문제점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좋은 취지로 시작한 장애학생 도우미들이 활동하는 데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장애학생 도우미 제도에 대한 개선 및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