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7일 우리 대학이 창파도서관 내 자유열람관을 창파도서관 본관 5층으로 옮기는 이전 계획을 발표했다. 또 단과대학 라운지와 같은 학내 시설도 열람관의 일부 역할을 맡게된다. 경산시와 대학 본부가 추진 중인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설립을 위한 사업공간으로 학내 자유열람관이 선정된 것이다. 이로서 2006년에 문을 연 자유열람관은 개관한 지 18년 만에 문을 닫게 됐다. 학우들과 오랜 시간을 함께한 자유열람관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폐관 계획이 알려진 이후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동시에 학습권 침해라는 반발도 쏟아졌다.

학생들의 반대가 거세지자 대학 본부 측은 황급히 폐관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순진 총장도 일반 학생 문의 메일 답장을 통해 “자유열람관 폐관은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며 “용도변경을 하는 것이다”고 해명했다. 아시아에서 7번째, 한국에서는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사업 공간이 우리 대학으로 선정됐다. 세계적 유수 사업을 유치해놓고, 이러한 논란이 생기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애초에 자유열람관 용도변경과 관련해서 학교 측이 좀 더 신중하고, 자세하게 행정공지를 했어야 하는 것이 맞다. 자유열람관은 학생들이 공부나 독서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열람실, 노트북 열람코너, 스터디룸을 갖추고 있다. 학생들이 시험기간마다 공부하는 공간이며, 공강 시간에도 학생들이 유용하게 사용한다. 대학 측이 학생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 이뿐만 아니라 학교 측이 대안으로 내놓은 단과대학별 라운지 공간 활용 방안도 의문이다. 단과대학 라운지는 학생들의 질 높은 휴식 공간 제공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조용히 공부하는 목적을 가진 자유열람관과 휴식 공간인 단과대학 라운지가 어떻게 한 공간에 양립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건축물의 용도 변경은 학생들의 자존심으로 직결될 수 있는 중대한 문제다. 캠퍼스 내 공간마다 학생들의 생활과 추억이 깃들어 있는데 이러한 점을 대학 측이 간과해서는 안된다. 용도 변경의 합당한 이유가 있다면 본부가 자신있게 학생들에게 설명하면 된다. 또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도 최우선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대학 본부가 교훈을 얻어 학생들의 입장을 헤아리는 행정을 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