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 화살 [출처:daum]

최근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의 돌풍이 거세다. 공지영 작가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도가니’를 시작으로 개봉전부터 주목 받은 ‘부러진 화살’까지,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한국영화는 시나리오 작가의 상상력에서 비롯된 작품들이 주류를 이뤘다. 모름지기 영화라 하면 현실에서 이뤄질 수 없는 일들이 카메라와 특수효과, 음향이 멋진 배우들의 연기와 어우러져 스크린을 장식하는 것이 고정관념처럼 박혀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실화를 모티브로 제작된 영화들이 자주 등장하면서 관객들의 선택권을 넓히고 있다. 단순히 상상력으로만 승부하던 영화가 시대의 흐름과 더불어 현실 속에 감춰진 사건들을 새롭게 조명하는 것으로 역할이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는 관객들에게 논제를 부여할 뿐만 아니라 유대감을 높이거나 대립관계를 형성시키기도 한다. 우리는 왜 실화를 담은 영화에 이처럼 빠져드는 걸까?

실화는 “공감”을 부른다.
최근“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는 흥행에 성공한다”는 공식이 생겨날 정도로 실화 영화가 흥행의 보증수표가 되고 있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도가니 [출처:daum]

이나 ‘국가대표’ 그리고 개구리 소년 이야기를 다룬 ‘아이들’이나 ‘도가니’, 아직까지도 열기가 식지 않은 ‘부러진 화살’에 이르기까지.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가 흥행에 유리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실화가 관객들로 하여금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상상력으로 제작된 영화도 어느 정도 ‘공감’을 부르기는 하겠지만 작가 개인으로부터 비롯된 상상력에만 의존하다보니 일부에게는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는 실제 사건을 근거로 제작했다는 점에서 관객들에게 ‘익숙함’을 준다. 그리고 익숙함은 관객의 감정을 자극시켜 영화를 ‘공감’하게 한다. 그렇기에 관객들은 다른 영화에 비해 실화 영화의 몰입도가 높다는 것이다.

“영화”는 굴절되어 확산된다.

▲아이들 [출처:daum]

소셜미디어가 발달하면서 관객들은 깊이 몰입한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게 됐다. 영화를 비롯한 모든 미디어는 그것을 접한 사람의 인생관이나 세계관에 따라 다양하게 읽혀진다. 이는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되는데, 문화이론에서 이것을 “굴절”이라 부른다. 빛이 사물을 통과할 때 통과되는 물질에 따라 그대로 통과하거나 꺾이거나 반사하기 때문이다. 정지영 감독은 영화 ‘부러진 화살’이 논란이 되어 확산되는 이유를 문화이론에서 말하는 “굴절”의 적극적인 반응때문으로 설명한다. 이 영화를 접한 이들은 본인들의 세계관과 가치관으로 새로운 논의를 만들고, 그 논의는 다른 논의로 확산되며 무성한 가지처럼 뻗어나가는 것이다.

실화라는 점에서 사람들에게 익숙함을 전하고 깊은 몰입을 부르는 실화영화. 그리고 각자 다른 굴절로 다양한 논의가 가능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실화영화는 앞으로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실화영화는 실화라는 그 자체만으로도 관객을 이끄는 마력이 있다. ‘저 영화가 도대체 어떤 내용이기에 사람들이 저토록 뜨거운 반응을 보이는 걸까?’

황래영 기자  rae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