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 칼럼] 김규민 편집국장  

교내 구성원 알 권리 보장 위해

대학 언론이 일할 수 있도록 취재원 협조 절실.. 

언론에 적극적으로 입장 밝혀야

최소한의 항변 기회 보장받을 수 있어

올해 들어 학생 기자들이 현장에서 일부 교내 기관 교직원·자치기구 학생들의 방어적인 태도로 취재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양새이다. 교직원·학생기구 취재원을 찾아 취재를 했더니 "아니다… 모른다"식의 답변이 이어져 기사를 작성하는 데 많은 애로사항이 있다는 것이다.

한 예로 자치기구 소속 학생을 찾아가 학우들의 불편사항에 대한 대응 방안을 물었더니 "관할이 아니라서 모르겠다"라던가 교내 기관 교직원을 찾아가 특정 사안에 대해 문의했더니 "학생들의 비판이 예상된다"며 취재를 아예 거부한 상황도 발생했다. 

코로나19가 극성이던 2020년도 학교 교직원과 학생, 교수들이 학생 신문에 협조적인 취재 태도를 보였다. 덕분에 코로나 관련 이슈에 대해 시의성 있고, 정확한 내용 전달이 가능했다. 이처럼 학내 취재원의 역할은 굉장히 중요하다. 학교 내에서 벌어진 논란거리를 다른 외부인에게 취재해서 입장을 싣거나, 사안에 대해 물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들의 입에서 나온 발언 하나하나가 학생들에게 직접적이거나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학생 신문도 이 점을 인지하여 문제가 되는 사안에 대해 이해 당사자의 입장을 들어보고, 해답을 이끌어내려고 노력한다. 취재원들이 취재 요구에 응하지 않거나, 불성실한 답변을 하게 된다면 기자들이 사실상 기사 작성을 할 수 없기에 책무를 다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벌어진다. 

학생 언론 현장에 있는 필자는 기자들이 취재원으로 인해 겪는 어려움을 이해하면서도 자성했다. 첫째, 학생언론이 그간 자극적인 소재를 공격적으로 활용했는지. 둘째, 우리의 취재로 취재원에게 불필요한 피해를 끼쳤는지. 셋째, 왜곡적인 보도로 되려 학내에 혼란을 야기했는지.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우리 기자들이 자극적인 소재를 사용하여 공격적인 기사를 쓰거나, 불필요한 피해를 끼쳤거나, 왜곡적인 보도를 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이렇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건 편집국의 기사 선정 과정을 보면 알 수 있다. 

기자 전체가 최소 한 달에 1회 이상 편집국에 모여 아이템 회의를 하고, 보도할 기사 거리를 정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확실하게 취재할 수 있는 내용인지, 정확한 정보를 얻어낼 수 있는 취재원이 존재하는지 등을 가려낸다. 자극적인 소재를 사용할 수 없는 구조인 것이다.

또한, 우리 편집국은 도제식 기자 교육을 채택하고 있다. '정기자-수습기자' 사수 선·후배 제도가 존재한다. 수습기자의 글은 사수 선배인 정기자가 본 뒤에 편집국장인 필자가 검토한다. 정기자들 역시 국장과 상호 교차해 본다. 최소 두 번 이상 기사를 검증한다. 

그 과정에서 교내에 미칠 파급력을 고려하고, 객관적인 입장이 맞는지 검토한다. 마찬가지로 한쪽 입장만 옹호하거나 공격적이고, 왜곡적인 기사도 쓰일 수 없다. 혹여나 학생 언론의 보도로 극심한 피해를 입은 경우 언제든지 정식적으로 언론에 문제 제기를 하거나, 정정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구제 절차도 존재한다. 

취재원들이 학생언론 앞에 나서는 것이 껄끄러울 수 있다. 취재원이 취재를 거부한다는 것 역시 그들의 권리이기에 마냥 취재에 응하겠다는 답변을 기다릴 순 없다. 그러나, 취재원의 불성실한 태도로 기사 작성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다.

대학 언론이 제 역할을 해내기 위해서는 취재원의 적극적인 협조가 중요하다. 불성실한 취재 협조로 기자들이 제대로 된 기사 한 줄 쓰지 못한다면 누가 학우들의 알 권리를 보장할 수 있나. 

학생 신문은 공신력 있는 독립적인 기구를 지향하며, 학생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여론을 형성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대학 내부에서 비판적인 역할을 하면서 학교의 민주적 운영을 돕는 곳이다. 학우들의 눈과 입, 귀가 되어 학교 권력을 견제하고 감시한다. 대학 언론이 제대로 일하지 못하면 최대 피해자는 학생들이 될 것은 너무나도 자명하다.

교직원이나 자치기구 학생들이 학내 언론의 취재 요청에 응하는 것이 거시적인 관점에서 그들의 권리를 보장받는 행위이기도 하다. 학생 언론이 식물화되면 알 권리를 보장받을 수 없는 것 역시 그들도 마찬가지다. 우리 모두 다 같은 학내 구성원이다. 학생 신문이 식물 언론으로 전락하는 것을 어느 교내 구성원이 환영하겠나. 

따라서, 취재원들이 언론 취재에 협조적이고, 성실하게 임하여 학생 신문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또 언론이 민감한 주제에 대해 질문할 때, 취재원 스스로 입장을 밝혀 최소한의 항변 기회를 보장받는 것도 중요하다.

언론의 비판으로 인해 학생들로부터 따가운 소리를 듣더라도 학교 기관·자치기구가 이를 반영하여 고쳐나가는 것이 학교 운영에 있어서도 올바른 방향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