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말 예년 기온을 밑도는 날씨가 지속되면서 난방 지연에 따른 불편을 지적하는 학생들의 불만이 제기된 바 있다(본지 824호 기사 참조). 당시 학교 측은 “12월부터 난방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다만 기온이 3일 연속 영상 5도 밑으로 내려갈 경우 난방기를 가동할 수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의 말대로라면 12월 이전 이틀 연속으로 영상 5도 이하가 되더라도 사흘째부터 날씨가 풀린다면 그 전에는 꼼짝없이 추위에 노출되어야 하며, 설사 사흘째 따뜻하다가 다음날부터 다시 추워지더라도 난방을 당장 가동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온다.

근래 들어 경산지역의 날씨는 최고 기온이 영상 15도 내외이고 최저 기온은 7도를 웃도는 수준이다. 수치상으로만 따지자면 영상 5도에 미치지 않으니 난방기를 가동할 수 없겠지만 추위를 호소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사람이 실제로 추위를 느끼게 되는 온도는 실외온도 기준으로 영상 15도부터이다. 체감온도는 통상적으로 보도되는 실외 온도보다 낮거나 높게 측정되는 경우가 많은데 체감온도가 낮아지면 감기를 비롯한 질병에 대한 면역력도 낮아진다는 것이 정설임을 감안하면, 지금의 사태가 단순히 ‘추위’만의 문제가 아니라 학생의 건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기온이 영상 5도 이하라는 것은 통상적인 수치일 뿐 실제 체감온도와는 다르다. 기말고사가 실시된 지난 10월말 우리 지역의 기온은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하였으며 이 때문에 1교시부터 시험을 치는 경우에는 꽁꽁 언 손을 불어가며 시험을 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대학의 경우 시내 지역에서 떨어진 외진 곳에 위치해 있다 보니 위치에 따라 강의실 내부가 실외 온도보다 더 낮은 경우도 있다.

특히 강의실에서는 학생들이 전기스토브나 장판을 이용할 수도 없는 것이 현실임을 감안하면, 그저 서로의 ‘온기’에 기대어 수업을 진행해야하는 웃지 못 할 상황이 연출되고 마는 것이다. 강의실에 들어가나 바깥에 있으나 춥기는 매한가지인 상황에서 학생들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공부를 할 수 있을까? 단순히 기온이 영상 5도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난방을 제한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물론 최근 악화된 국가적 전력사정과 대학 재정절감 측면을 고려한다면 난방기 가동 통제에 대해 이해를 못할 바도 아니다. 그러나 ‘학생이 행복한 대학’이라는 슬로건을 내 건 우리대학이 정작 가장 기본적이라 할 ‘학생이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적어도 ‘추워서 학교에 남아 있기 싫다’는 말이 나오기 전에 우리대학의 탄력적인 난방정책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