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첫 대회를 연 이후 올해 19회째를 맞은 전국 고등학교 미술실기대회는 우리 대학 조형예술대학 주관으로 지난 5월 13일 경산캠퍼스 체육관 등지에서 개최됐다. (출처: DU 스토리)

우리 대학의 전국 고교 미술실기대회 학생 요원으로 참가한 A 씨는 지급받은 수당을 보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참가 신청 당시 학과 단톡방 공지를 통해 총 18만 원의 수당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정작 통장에 찍힌 돈은 세후 처리된 13여 만원이었다. 이후 학과 단톡방에 "18만 원이 아닌, 15만 원으로 하향 조정 되었다"는 카톡 안내문이 다시 올라왔다.

A 씨는 언론 제보를 통해 "수당 조정 사실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며 "학생들을 상대로 이런 식의 통보가 맞는 거냐"고 했다. 그는 "주변 학생들 역시 '어이없다', '열정페이냐'는 반응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학교 측의 "봉사하는 마음으로 이해해 달라"는 말에 말문이 막힌다"며 "예산이 부족하면 사전 안내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 "수당 재지급 안내 같은 후속 조치는 없었으며, 학교가 학생들에게 이런 취급을 해도 되냐"고 반발했다. 

전국 고교 미술실기대회는 지난 5월 13일 열렸다. 조형예술대학이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 행사는 미술 관련 전공 희망 입시생들이 참가비를 직접 납부하여 참가한다. 대회는 참가자들에게 시상이 이뤄지며 상금도 지급된다.

대회 운영은 입시생 참가비로 이뤄진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대학 측은 이 대회가 미술 관련 학과를 홍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총력을 기울인다고 했다. 

■ "'설치, 부감독, 철거' 모두 참여한 학생에

18만 원 지급이 원래 계획"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해당 실기 대회는 교수, 조교, 직원, 조예대 학생 모두가 요원으로 참가하며, 참여한 사람들에게 수당 형식으로 급여가 지급된다. 조예대 학생들은 학교 측에 고사장 설치, 부감독관, 철거조 총 3개 조를 분야별로 개인 시간에 맞춰 인력 지원을 했다. 단대 학생회, 조교 추천, 직접 지원 등 다양한 경로로 학생 요원들이 선발되었다.

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고사장 설치 5만 원, 부감독관 10만 원, 철거조 3만 원이 원래 수당 계획이었다"고 했다. 학생 요원들은 참가한 인력 지원조 개수에 따라 급여가 차등적으로 지급되었다. 예를 들어 고사장 설치와 부감독관 인력 지원조에 참여한 학생의 경우 15만 원 지급, 총 3개 조에 모두 참여한 학생의 경우 18만 원 지급과 같은 형식이다.

3개 조에 모두 지원하여 일한 학생은 23명으로 파악된다. 교수, 조교, 미화원 일부 분야별 인력 지원 학생까지 포함하면 대회 요원이 약 200명이 넘는다. 이 중 수당 지급 대상 인원은 학생 이외 구성원까지 포함하여 137명이다.  

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실무 라인에서 이 같은 학생 수당을 계획했고, 이것은 제일 윗 선까지 결재가 된 사안이다"고 했다. 대학 실무진들은 대회 운영안 수립 과정에서 3개 조 참여 학생들에게 총 18만 원 급여가 지급되도록 계획했다고 설명한다. 

학생 요원 모집 과정에서 행정실 측은 조예대 학생회를 통해 "고사장 설치 5만 원, 부감독관 10만 원, 철거조 3만 원을 학생 수당으로 지급 계획"이라고 했다. 이 계획이 각 학과 단톡방에 올려졌고, 학생들은 '3개 조 인력 참여 시 18만원 지급'으로 알게 된 것이다. 

■ "수당 지출 결의 과정서 급여 조정됐다"

본 계획이 틀어진 것은 수당 지출 결의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학교 관계자는 말한다. 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각종 대회 참가 요원들에게 수당 지급을 하기 위해 품의서를 작성한 후, 윗선 결재를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을 거치며 조예대 내부에서 급여가 일부 조정되었다는 주장이다.

여기에서 기존 5만 원, 10만 원, 3만 원 수당 급여 형식이 4만 원, 8만 원, 3만 원으로 조율되었고 결과적으로 3개 조 모두 참가한 학생들이 15만 원을 받게 된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실무진 입장에선 행정 신뢰와 직결되는 문제이기에 학생들의 민원이 빗발칠 것을 예상했다"며 당혹감을 전했다.

"급여 하향 조정 사실이 수당 지급 후 통보됐다"는 일부 요원 참가 학생들 주장이 나왔다. 학교 관계자는 "단대 학생회 관계자에게 이를 설명하고자 연락을 했으나, 조예대 학생회장이 몸이 아파 만날 수 없어 만남이 불발되었다"고 했다. 돈은 예산 기한 내 지급되어야 했고, 연휴가 지나면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최진 조형예술대학 학생회장도 기자와 전화 통화를 통해 "(돈 지급 이전에) 행정실 측에서 수당 관련하여 이야기할 것이 있다고 사전에 연락이 왔다"면서 "당시 몸이 아파 학교를 가지 못했다"고 했다. 조예대 학생회장은 이 부분에 대해 학우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학교 관계자는 "단대 학생회장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행정 실무진들도 사전에 임금이 조정될 수 있고 학생들에게 세전, 세후 급여를 자세히 안내했어야 했다"고 짚었다.

조예대 행정실 측은 본지를 통해 내년 실기대회부터는 사전에 급여 조정 가능성을 명확한 언급하고 세전, 세후 급여를 자세히 안내하겠다고 했다. 

학교 관계자는 "이번 일로 행정 실무라인 직원들이 굉장히 사기가 떨어지고, 위축된 부분이 있다"면서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당연히 지적을 받아야 하나, 학생들이 과도한 비난은 하지 않아 주었으면 좋겠다"는 부탁을 언론을 통해 전했다. 

한편, 최진 조형예술대학 학생회장은 언론을 통해 "학우들의 불만 사항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대학 당국의 예산 집행 문제라서 학생회 차원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우들이 여전히 불만을 많고, 공식적인 요청 사항이 있다면 다시 행정실을 찾아가거나, 학장과 면담 요구를 해보겠다"고 했다. 

■ "일방 삭감 아냐.. 전년도 대비 오히려 수당 증가"

학생들에 수당 추가 지급? "형평성 고려하면 어려워.." 

이해만 조형예술대학장은 5일 본지를 통해 입장을 적극적으로 표명했다. 학장은 "일방적인 삭감이 아니라, 오히려 전년도 대비 수당이 증가했다"고 했다. 학장은 "전년도 지원 인력 수당은 (3개 조 참여 시) 12만원 선이었다"면서 "올해 인력 수당은 (3개 조 참여 시) 15만 원으로 오히려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과거엔 학생들이 수당 없이 봉사 형태로 실기대회 요원으로 참여하였으나, 학교 차원에서 급여를 지급하며 맞다고 판단하여 수당을 지급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학장은 짚었다.

"학장 지시로 수당이 삭감되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학장은 "애초에 그럴 수가 없다"면서 "앞서 언급한 대로 학생 요원 수당이 오히려 증가했는데, 이 점을 학생 언론이 잘 살펴봐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학생들에게 다시 3만 원을 추가 지급 할 수 없냐는 기자 질문에 학장은 "교수, 직원, 조교 수당을 고려하여 학생들만 추가 지급하긴 곤란하지 않겠냐"며 형평성을 이유로 어려운 점을 밝혔다.

그러면서 "오히려 교수들은 오전부터 기다렸다 저녁에 채점하고 직원, 조교들도 수당보다는 봉사하는 입장에서 일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 가나, 학생들만 더 챙겨주면 다른 구성원들 반발도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걱정하기도 했다. 

지출 결의 과정서 수당 조정이 발생한 사실과 더불어 실무진과 갈등한 부분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기자가 추가 취재를 통해 물었고, 학장은 "행정실 측과 갈등하면 어떻게 학장이 업무를 할 수 있겠냐"며 "그런 일은 없다"고 했다.

학장은 "해당 실기 대회 예산 계획 수립을 위해서 본부에도 보고가 되는데, 이후 여러 행정 절차에서 조정이 있었던 것"이라며 "학장이 일방적으로 돈을 줄이는 것은 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또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하여 수당들이 전년도 대비 과도하게 증가된 부분이 있었다"면서 비용을 조율한 것이지 절대 일방적인 삭감이 아니라는 것을 기자에게 강조했다. 

■ 조예대 학장, 본지 통해 유감 표명하며

"좀 더 학교 행정 꼼꼼히 살펴보겠다" 약속

학장은 "이런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학생들에게 우선 유감을 표한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미술실기대회가 오히려 좋은 모습으로 홍보되어야 하는데 불미스러운 일이 있어 안타깝다"고 심경을 밝혔다.

학장은 "앞으로 행정 절차에 있어 좀 더 꼼꼼히 챙기겠다"면서 "내년부터는 명확한 수당 지급 사전 고지와 이와 관련하여 학생들의 불만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모든 책임은 학장에게 있는 것이고, 행정실 측에 책임을 떠미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학장은 "입시철을 앞두고, 조예대 차원의 산적한 현안이 매우 많다"면서 "이번 사안이 대학 발전 측면에서 어떻게 개선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함께 봤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학장은 "학생들의 불만, 민원사항에 대해서 언제든지 의견 수렴을 하겠다"면서 "지적할 사항이 있으면 편하게 찾아와 달라"고 학생들에게 전했다. 인터뷰 말미에서 학장은 "먼저 나서서 학생들과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다"고 했다.

학장은 "조예대는 이원화된 호관으로 집적화된 중앙 단대 호관이 없다"면서 "시설물 개·보수, 새 건물 건립 등 학생 생활 개선에 적극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학생들은 학교 측에 여전히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미술 실기대회가 우리 대학의 입시, 홍보에 직결되는 만큼 그 위상을 지키기 위해서는 대회 진행을 돕는 지원 요원들의 불만 사항이 없도록 대학 당국이 적극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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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민 기자  mongo2015@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