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3일, 대학 측이 '2023학년도 제2학기 학생 통학버스 이용 안내' 학사 공지를 통해 이번 학기 학생 통학버스 노선안을 공지했다. 안심역·임당역 지하철 노선은 기존 1학기와 동일한 횟수로 운영된다. 그러나 대구 등·하교 노선 중 일부와 오전 9시 이후 등교 노선이 사라졌다. 또한 구미 옥계 노선도 없어졌다. 

2018년 4월 17일 교육방송국 셔틀버스 뉴스 완성본 화면 갈무리

■ 과거에도 셔틀버스 노선 문제 두고

학생 언론, "학우들 불만 많아" 보도 

이번 학사 공지를 접한 학생들은 통학버스 감축·감소라고 반발한다. 통학버스 노선 개편으로 인한 학생들의 불만은 과거에도 있었다. 특히, 5년 전 대학 측은 셔틀버스 노선 운영 효율화를 위해 학생 대상 실수요 조사를 통해 노선 수를 대폭 조정한 바 있다. 또 대구 노선의 경우 유료화를 했다. 

2018년 4월, 대구대학교 교육방송국(DUBS) 보도는 "요즘 대구대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른 문제가 하나 있다"며 "하루에 174회 운영되던 셔틀버스가 115회로 감축되었다"고 했다. 당시 DUBS는 새롭게 변경된 셔틀버스 노선에 대한 학우들의 불만 사항을 전했다.

대구대신문 역시 2018년 4월 11일 <계속되는 스쿨버스 논란, 무엇이 문제인가>를 통해 "길거리 설문 조사 전체 80명 대상 가운데 90%(72명)의 학우가 새롭게 조정된 스쿨버스 편성 시간표에 불만을 드러냈다"며 학생들의 의견을 보도하기도 했다. 

또 본지 과거 기사 2009년 4월 7일 <혼란 속 스쿨버스, 학생들 문의 쇄도>, 2010년 5월 17일 <스쿨버스 노선 문제, 빠른 시일 내에 해결 조짐 보여>을 통해 비슷한 내용들이 보도되기도 했다. 그러면서 과거 학생 언론 보도는 "대학 측이 통학버스 운영 비용을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 탑승률 저조, 비용 문제.. 같은 이유로

되풀이되는 통학버스 문제

▲ 본지가 취재 과정에서 입수한 2023학년도 1학기 통학버스 탑승자 수 통계를 토대로 분석한 자료 (템플릿 출처: 미리캔버스)

학교 측이 운영하는 버스 노선에 대해 학우들의 불만 사항은 과거에도 있었던 것인데, 문제는 이 같은 논란이 매번 같은 이유로 반복되고 있다. 학생들이 요구하는 것에 비해 비용 문제, 실제 탑승률 저조와 같은 문제점들이 발생하는 것이 주원인이다. 대학 당국은 노선당 평균 탑승객이 20명 선은 유지되어야 수지 타산이 맞는다는 입장이다.

본지가 취재 과정에서 입수한 올해(2023학년도) 1학기 통학버스 관련 통계를 살펴보면 45인승 대형 버스 기준으로 운영되는 정기 노선 중 평균 탑승 인원수 한 자릿수 대도 존재했다. 한 자릿수 대 탑승률을 보인 노선은 총 7편인데, 하교 노선이 등교 버스에 비해 많았다. 한 자릿수대 탑승률을 보인 등교 노선은 칠곡중(09:25)이 유일했다.

감축 논란이 불거진 대구 노선의 경우 지난 1학기 3~6월 매달 정기 운영된 편수는 47편이다. 이 중 대학 당국이 수지 타산이 맞는다고 책정한 평균 탑승객 수 20명 이상을 충족하는 정기 노선은 15편이었다.

이번 대구 노선 개편의 가장 큰 변화는 대구노선 중 오전 9시 이후에 등교하는 버스가 모두 사라진 것이다. 통계 자료를 보면 9시 이후 등교하는 대구 정기 노선은 총 11편이다. 이 중 평균 탑승객 수가 20명이 넘는 노선은 세븐밸리(09:20, 09:30), 대곡역(09:20) 3편이었다. 이 3편의 경우 대학 당국이 수지 타산이 맞는다고 책정한 평균 탑승객 수 20명 선 이상을 충족하는 노선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노선이 폐지된 이유에 대해 기자의 질문에 통학버스 운영 주무 부처인 학생문화팀 관계자는 "오전 9시 이후에 버스를 운행해 줄 업체가 없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오전 7시에 출발한 버스들이 대학에 도착한 후 다시 9시 출발 노선에 맞춰 이동해야 하는데, 버스 업체 사정상 그게 불가능했다"고 전했다.

학생문화팀 관계자는 "임당역 노선의 경우 평균 탑승률이 30명 대로 나오니 증편을 해오고 있다"면서 "현재 남아있는 노선의 경우 인원이 적더라도 화원, 칠곡 등 원거리 학생 통학을 위해 남겨둔 것"이라고 했다.

지하철이 통학버스 노선과 겹치거나, 비교적 근거리 노선의 경우에는 정리하여 효율성을 맞추고 있다. 이번 학기 대구시지 노선의 경우가 지하철 노선이 겹쳐 사라진 대표적 사례이다.

■ 버스 업체들이 비선호하는 대구대 노선..

제시 단가 높아지고, 입찰 난항 겪기도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학생문화팀 관계자들은 대구대 통학버스 노선이 버스 업체들이 비선호하는 형태라고 입을 모았다. 2학기 통학버스 대구노선(안)은 대구 등교 13회, 대구 하교 8회로 계획되어 있다. 학생문화팀 관계자는 "버스 업체들 입장에선 등, 하교 노선 수가 1:1로 매치되는 것을 원한다"고 했다.

우리 대학 특성상 등교 노선 선호도가 더 높은데, 버스 업체에선 하교 버스 노선 수가 적으면 등교 이후 학교 캠퍼스 내로 진입한 버스들이 북문 차고지에서 사실상 운휴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대학 측의 설명이다.

버스 업체의 입장을 고려하여 학교 측도 학생 수요에 맞춰 등교 노선 횟수를 늘리면 하교 노선도 비례하여 증차시켜야 한다. 현행 하교 노선의 실제 탑승률이 저조한 상황인데 이렇게 되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비용 문제가 증가하는 악순환이 계속하여 반복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학교 측도 버스 업체를 입찰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실제로 우리 대학은 통학버스 업체 선정을 위해 두 달 가까이 입찰을 진행하였으나, 어떠한 버스 업체도 입찰에 응하지 않아 유찰됐다. 마지막 3번째 입찰 공고가 돼서야 비로소 버스 업체가 입찰에 응했다.

이러한 기형적인 통학버스 노선 운영 계획으로 인해 버스 업체들의 운영 비선호도가 높아지다 보니, 버스 업체가 제시하는 통학버스 단가 역시 증가하고 있다.

대학 측이 제공한 2023-2학기 통학버스 운행 소요 예산안을 분석하면 학기를 거듭할수록 전 노선의 단가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이번 2학기 업체가 제시한 버스 단가 기준으로 지난 1학기 운영 횟수를 동일하게 적용하여 계산하면 기존 1학기 통학버스 노선 예산 대비 40% 넘게 운행비가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학생문화팀 관계자는 "버스 업체에서 제시한 단가가 기존에 비해 많이 올랐다"면서 "업체와 비용 문제에 관해 이야기해 볼 것"이라고 했다. 그뿐만 아니라 관계자는 대구 지역에 운행하는 버스 업체가 별로 없고, 운행 회사에 버스 수가 적은 것도 입찰 난항의 주원인이라고 덧붙였다.

또 지난 학기 대구동부, 서부 노선으로 따로 구분한 것 역시 입찰 문제로 인해 버스 운행 업체 간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운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안심·임당 노선 유료화는 사실

"더 이상 노선 줄일 일은 없어"

임당·안심 노선의 경우 기존에는 무료로 운행되었으나, 예약 부도 방지를 막기 위해 부득이하게 유료화를 결정했다는 것이 학교 측의 입장이다. 학생문화팀 관계자는 "예약 부도가 너무 심했다"면서 "대기자는 3, 40명이 되는데 실제 버스를 운영해 보면 10석 가까이 비는 경우도 존재했다"고 했다.

학교 관계자의 설명을 종합하면 예약 부도 방지를 위해 현재 도입한 안심·임당 유료화 정책은 한 달 정도 시범 운행을 한 후, 해당 정책의 향방을 공식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안심·임당 노선을 현행과 같이 무료로 운영하되, 혼잡 시간대인 7:30, 7:40 등교 노선 등 특정 노선에만 유료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학생들이 통학버스 노선 수가 또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학교 측은 현행 노선이 최소한의 노선이라는 입장이다. 학생문화팀 관계자는 "현재 이하로 떨어뜨릴 생각은 없다"고 했다. 해당 관계자는 "통학버스 노선은 대학의 입학 홍보로 사용되는 중요한 자료로도 사용된다"면서 "대학 입장에서도 버스 노선을 늘리고 싶으나, 적자가 너무 심해 감당하기 힘들다" 어려움을 표하기도 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같은 이유로 통학버스 문제가 반복되어 학생들의 불만이 누적되고 있다는 기자의 지적에 대해서도 학교 측은 학생들이 통학버스를 많이 이용해 주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 방안이라고 했다. 학생문화팀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서는 버스 예약 부도가 발생하지 않고, 학생들이 버스를 많이 타는 것이 가장 좋다"고 강조했다.

통학버스는 개별적 요구 사항이 많은 중요한 학생 교통복지이다. 그러나 비용 문제, 탑승률 저조와 같은 현실적인 문제들이 학생들의 교통 복지를 계속하여 발목 잡고 있다.

김규민 기자  mongo2015@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