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지방선거 투표일인 6월 13일 오후 서울 성북구 경동고등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삼선동 제5투표소에서 외국인 선거관계자들이 참관을 하고 있다 (출처: BBC, 뉴스1)

지난 11월 14일~15일 양일간 우리 대학 총학생회장 및 단과대학 학생회장, 학과 학회장 선거가 진행됐다. 우리 대학의 선거 시행 세칙 기준으로 단일 후보 선거 원칙에 따라 선거 가능 투표인 수의 과반 이상이 투표해야 하고, 그중 과반수 찬성표를 받아야 당선이 가능하다. 그러나 우리 대학 학생들의 무관심으로 자치기구 선거 투표율이 저조하여 각 단과대학 및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율 제고를 위해 노력하는 모양새이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나라에서 온 외국인 유학생들의 선거 인지 문제도 떠오르고 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대다수의 외국인 유학생들은 자치기구 투표권이 본인에게 있는지도 잘 모르고 실정이다. 

그중에서도 한국어교육학부, 국제어문학과 등이 소속된 인문대학은 지난 1학기 기준 외국인 유학생이 대략 600여 명으로 집계되었고, 이번 학기에 추가 입학한 교환학생 및 유학생까지 약 7~800여 명으로 추정된다. 이는 인문대학 전체 학생 수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양진혁 인문대학 대의원회 의장은 본지를 통해 "외국인 유학생들은 선거에 대한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경우도 있다"면서 "중국인 유학생의 경우 문화적 차이로 인해 선거에 대한 개념이 없는 학생들도 있었다"고 했다. 양진혁 인문대학 의장은 "선관위 측에서 유학생들에게도 선거 참여 유도를 하였으나, 투표율이 현저히 낮았다"고 했다. 

양진혁 인문대학 의장에 따르면 실제 외국인 유학생들은 선거를 왜 진행하는지도 모르거나 “우리도 투표할 수 있냐”는 질문을 던지는 등 선거와 관련하여 인지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았다고 한다. 인문대학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 진행 첫날 외국인 유학생들을 상대로 선거 참여 방법을 설명하는데 언어 차이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이로 인해 선거 둘째 날 (인문대학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 참여의 이유와 방법을 외국어로 번역하여 자보로 제작했다.

양진혁 인문대학 의장은 "외국인 유학생들의 선거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사상을 강요하지 않는 방향에서 대학 측이 한국 민주주의 선거와 관련된 수업 및 외국인 유학생들의 선거 유도 프로그램을 운영해주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본지는 외국인 유학생 투표권 문제에 대해 취재하고자 국제처에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국제처 관계자는 "외국인 유학생을 포함한 재학생의 선거권은 학생자치기구에서 주관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국제처에서) 쉽게 입장을 내놓기 어렵다"면서 학생자치기구의 역량을 기대한다는 뜻을 보였다. 

우리 대학 내 재학하는 외국인 유학생 수가 적지 않은 만큼 원만한 선거 진행을 위해 선거 인식 교육 및 참여 유도 프로그램이 운영된다면 더 많은 재학생의 선거권이 보장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외국인 유학생 관련 선거 시행 세칙 제정에 대한 추가적 논의 역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