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이 첫걸음을 내디딘 지도 올해로 56년째로 접어들었다. 지난 세월 동안 크고 작은 변천사를 거치면서 우리 대학은 한국 사회에서 깊은 뿌리를 내렸고 이제는 수많은 분야에서 가지를 뻗고 열매를 맺고 있다. 그 시간 동안 우리 대학에서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지난해 개교기념일로부터 1년여가 흐른 현재까지 우리 대학의 이름 옆에는 다양한 키워드가 붙여졌다. ‘구재단’을 시작으로 ‘스쿨버스’, ‘대학교육역량 강화사업 선정’ 등 수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 사이에 우리 대학 학생들이 있었다.
그렇다면 현재 재학생들은 그러한 사건들 중 어떤 일들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대구대신문사는 중간고사가 끝난 지난 5월 2일부터 사흘간 제1학생회관에서 설문 판넬을 통해 지난 1년간의 우리 대학에서의 각종 사건들 중 총 10가지를 선정, 학생들에게 가장 좋았던 사건과 가장 나빴던 사건들은 어떤 것이었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과연 지난 1년간 학생들에 있어서 기뻤던 일과 쓰라린 일들은 어떤 것이었을까. <편집자 주>

좋아요 1위 - 학생 복지시설 증가
지난해와 올해 있었던 일들 중 학생들이 가장 좋아한 일은 무엇일까. 설문판을 설치하고, 5가지의 일을 Best 후보에 올리면서 기자들 모두가 가장 궁금해 했던 부분이었다. 3일 간의 짧은 설문조사 기간임에도 약 1500여명의 학생들이 설문에 참여해주었고, 학생들은 단연 ‘학생 복지시설 증가’를 가장 좋았던 사건으로 손꼽았다.

우리대학은 최근 본관을 비롯하여, 제1학생회관, 제2학생회관에 ‘학생행복센터’를 설치했다. 학생행복센터는 우리대학 학생들을 위한 증명서 발급을 비롯한 기초적인 업무를 비롯하여 학생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필요한 혜택을 주고 있다. 예컨대 우산도 없는 데 갑자기 비가 내린다면, 제1학생회관 2층 학생행복센터에서는 학생증만 제시하면 간단하게 우산을 빌릴 수 있다. 이 밖에도 공강 시간이나 여유 시간을 보낼 때에도 학생행복센터에 방문하면 편안히 차 한 잔을 마시면서 컴퓨터를 이용할 수도 있다. 이 같은 학생편의시설 증가에 학생들은 호감을 보였다. 또한 제2학생회관에 위치한 ‘Job Cafe’는 그저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커피숍이 아니다. 요즘 학생들의 최고 관심사라 할 수 있는 ‘취업’에 관련된 정보를 제공해주는 말 그대로 Job cafe이다. Job cafe는 학생들의 취업과 관련된 자료를 배치하고, 취업에 대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또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각종 취업 준비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학생들의 취업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처럼 학생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도움을 주고 있는 학생행복센터와 Job cafe를 학생들은 좋아요 1위로 선정했다. 재학생 A양은 “학생복지시설 증가를 좋아요 1위로 꼽은 이유는 평소 학생행복센터와 같은 학생복지시설을 자주 이용하기 때문”이라며, “컴퓨터를 급하게 이용할 때도, 차 한 잔 마실 때나 약을 먹어야 하는 데 컵이 없을 때도 학생행복센터에 간다”고 말했다. 또한 “팩스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운동기구를 대여 할 때도 학생행복센터에 방문하기 때문에 학생복지시설 증가는 가장 좋아진 사건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학생들을 위한 지원이 조금만 더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또 “예컨대 탁구채 대여나 중요한 프린트 한 두 장 정도는 해줬으면 한다”면서 “앞으로 학생들이 일상 속에서 반드시 필요한 사소한 일들도 조금은 도와줄 수 있는 학생행복센터가 된다면 진정 학생을 생각하는 복지 시설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좋아요 2위, 3위 - 수강신청 장바구니제도, 대학교육역량강화사업 선정
좋아요 2위와 3위를 차지한 것은 수강신청 장바구니제도와 대학교육역량강화사업 선정이다. 2위를 차지한 수강신청 장바구니 제도의 경우, 지난해부터 이야기가 나왔던 것으로 우리대학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도입됐다. 그럼에도 학생들에게 반응이 좋았던 이유는 수강신청기간 때마다 힘들었던 수강신청이 사전에 수강신청 장바구니를 실행하면서 인원이 정원이거나 미달인 과목은 자동으로 신청이 되고, 초과된 과목의 경우 수요를 알 수 있기 때문에 본 수강신청 때 학생들의 수고가 크게 줄어들었다.
3위에 오른 대학교육역량강화사업 선정의 경우, 학우들을 비롯하여 교내 구성원들의 노력이 담긴 결과라는 평가이다. 지방에 위치한 대학임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에 있는 사범대학과 마찬가지로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사범대학 A등급‘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우리대학 사범대학 학생들과 교수들의 노력 덕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이번에 산학협력 선도대학과 공학교육혁신센터지원사업에 연거푸 선정된 것 또한 교내 구성원 모두의 노력이 어우러져 만들어 낸 결과이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은 것이라 예상한다.

좋아요 4위, 5위 - DU 리더스 장학제도 확대, 차별화된 장애학생복지
DU 리더스 장학제도 확대는 상대적으로 적은 득표수를 기록했다. 우수 신입생 유치를 위한 특별 장학제도로 마련된 ‘DU 리더스’ 장학제도는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게 4년간 대학 등록금 전액 면제 및 본교 대학원 진학 시 등록금 전액 무료, 2차례의 해외 무료 연수와 연간 120만원 상당의 교내 교육프로그램 제공 등 파격적인 혜택으로 시행초기에는 많은 관심을 받았다. 또한 2009년부터 시행 이후 2011년부터는 기존 수능 시험이 등급제에서 비율제로 바뀌면서 더 많은 신입생들이 혜택을 볼 수 있게 되어 좋은 평가를 얻기도 했다. 이렇듯 의도와 시행 방식이 좋음에도 낮은 순위를 차지하게 된 데에는 수혜대상 학생이 상대적으로 소수에 그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DU 리더스 장학제도 확대 다음으로 적은 득표수를 기록한 것은 차별화된 장애학생복지다. 특수교육의 메카라 불릴 정도로 특수교육 분야에 있어서 특화된 우리 대학은 장애 복지 면에서 타 대학보다 우월하다. 교과부가 전국 대학을 대상으로 3년 마다 실시하는 장애학생교육복지지원 평가에서 4회 연속 최우수 대학 선정이라는 사실이 말해주듯 단과대 곳곳마다 노란 점자 길이 설치되어 있고, 한국 대학 중 유일하게 점자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장애학우를 위한 축제 기간도 타 대학에 비해 충실하게 이루어져 있어 장애 학우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DU 리더스 장학제도처럼 대상이 한정되어 있어서 안타깝게도 상대적으로 적은 득표수에 그쳤다.

나빠요 1위 - 구재단 복귀
학생들이 뽑은 지난 1년 동안 우리 대학에서 가장 나빴던 사건은 무엇일까? 학생들이 체감하는 기숙사 문제나 스쿨버스 문제일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나빠요 1위는 지난 한 해 우리대학을 절망하게 했던 ‘구재단 복귀’ 문제였다.
비리로 인해 퇴출당한 구재단은 또다시 우리 대학에 복귀하려고 시도했고, 총학생회를 비롯한 범대위 등 교내 구성원들은 이를 막기 위해 끊임없이 항의 집회와 관계기관 접촉, 타 대학과의 연대 등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은 구재단 복귀 문제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그 심각성에 대해 깨닫기 시작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학생들 사이에서 구재단 문제가 크게 각인된 이유는 올 초에 일어난 한 사건에서 비롯된다. 당시 본관에서 진행된 이사회에서 구재단 측에서 동원된 것으로 추정되는 용역들이 본관 출입 통제에 나선 우리 대학 학생들에게 욕설과 함께 전기충격기를 들이댄 것이다. 당시 현장에서 덩치 큰 용역들과 직접 상대한 학생들을 통해 이 사건은 입에서 입으로 빠른 속도로 퍼졌고, 홍덕률 총장 역시 그들을 관계기관에 고발하기에 이른다.
개교 56주년을 맞아 실시한 대구대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총장은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났지만 지금도 학생들에게 몰상식한 행위를 저지른 이들을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이 사건은 신문 등을 통해 사실을 접한 수많은 재학생들을 분노케 했다. 그런 까닭이었을까. 많은 학생들이 구재단 복귀가 가장 나빴던 사건으로 기억하고 있는 것은….

나빠요 2위 - 기숙사 운영체계
학교에는 지켜야 할 교칙이 있듯 기숙사에 사는 학생들에게도 기숙사생으로서 지켜야 할 것들이 있다. 그리고 그 규칙을 만드는 데에는 규칙을 시행하는 사람들과 규칙을 지켜야 하는 사람들의 어떤 ‘소통’이 필요하다.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할 때 그것은 곧 그 규칙을 지켜야 하는 이들에게 불필요한 거부감을 줄 수 있고 시행과정에서도 많은 논란을 빚을 수밖에 없다.
지난 3월, 새로운 입사생들이 갓 기숙사에 들어와 적응할 시점, 우리 대학 비호 생활관(기숙사) 홈페이지에 공지사항 하나가 불쑥 올라왔다. ‘택배수령방식을 변경한다’는 내용이었다. 택배수령업무에 바쁜 나머지 사감들이 자리를 옮길 수가 없어 다른 업무에까지 지장을 초래하는가 하면 사생들의 택배분실에 대한 책임까지 지게 되어 큰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지난 학기까지 비교적 간단했던 택배수령방법에 비해 새롭게 공지된 변경 정책은 기존 정책에 익숙했던 사생들에게 큰 혼란을 가져다주었다. 이같이 정책이 갑자기 바뀐 데에는 잦은 운송업체차량의 출입 탓에 교통사고 위험에 쉽게 노출되는 학생들의 안전상의 문제를 1차적으로 고려하였고, 타 대학의 운영 방법까지 함께 검토된 결과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기숙사를 이용하는 사생들은 그 문제에 대해 다른 대책은 마련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바뀐 제도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다.
또한 비호생활관은 일정 시간 동안 에너지 절약을 이유로 온수 사용에 시간제한을 두었다. 어느 정도 타당한 정책인 듯하나, 일률적인 생활방식이 아닌 학생들로서는 생활 패턴이 같을 수는 없는 법. 기숙사의 일정에 사생활을 맞추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 상당수의 사생들이 불만을 표시하고 나섰다.
이 같은 기숙사의 일방적 제도 시행에 대한 사생들과의 불만은 지난 학기에도 다르지 않았다. 지난 학기 비호생활관의 생활점검, 조리실, 자치회 F학점 등의 문제로 인해 이미 사생들은 기숙사의 일방적인 운영방식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다. 따라서 제 돈 주고도 불편을 감수해야만 하는 학생들의 불만사항이 이번 설문조사에서 표면화된 것으로 보인다. 공동체 생활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만 하는 불편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사생들과의 소통과 의견수렴을 통해서가 아닌 상명하달의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면 사생들의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기숙사 내에서 사생들이 행복해질 날이 속히 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

나빠요 3위 - 스쿨버스 노선 통폐합
학기 초 스쿨버스를 이용하는 학생들 상당수가 대학 홈페이지에 불만사항을 표출했다. 갑작스런 스쿨버스 노선 통폐합 때문이다. 스쿨버스를 이용하는 학생들에게 사전 설문조사도 없이 노선은 통폐합되었고, 통학생들은 통학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각종 건의게시판을 비롯하여 학교 홈페이지와 본관 관계 부서에 대한 학생들의 항의는 봇물을 이뤘지만 변함이 없었다. 이에 대구대신문에서까지 기획특집으로 보도하기에 이르렀고, 이후 스쿨버스 노선은 몇 차례 개선과정을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일부 학생들은 아직까지도 스쿨버스 이용의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스쿨버스 노선 통폐합은 설문조사 결과 나빠요 3위에 선정됐다.

나빠요 4위, 5위 - 등록금 인하에 따른 대학 예산 삭감, 장학제도 변경
나빠요 4위와 5위는 대학 예산 삭감와 장학제도 변경이 각각 차지했다. 특히 예산 삭감 문제는 3위를 차지한 스쿨버스 노선 통폐합 문제와 간발의 차이로 4위에 선정됐다. 이 역시 학생들이 체감하기 쉬운 사안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문제로 나빠요에 스티커를 붙인 B양은 “사실 나빠요에 거론된 5가지 사건을 모두 뽑고 싶었지만 그 중 가장 나빴던 일이라 생각되는 하나를 선택했다. 아무래도 학생이다 보니 학생 복지와 가장 밀접한 대학 예산 삭감문제를 꼽게 됐다. 등록금이 인하되면서 예산 삭감이 대폭 이루어지다보니 여러 부분에서 학생 혜택이 감소되어 아쉽다. 예를 들어 교육개발센터의 경우, 지난해에는 독서토론, 창의적 스터디 등 여러가지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올해는 창의적 스터디그룹 하나만 남았다. 또 올 초 이슈로 나타난 대구대신문사의 예산 감소 또한 불만이다. 이 때문에 주간 발행에서 격주 발행으로 바뀐 것을 보면 늘 마음이 언짢다. 이 밖에 우리대학 입학사정관제 전형도 예산 부족으로 많은 홍보를 하기가 어려워졌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등록금 인하로 인한 예산 삭감을 나빴던 일로 선정했다. 앞으로 학교 측에서 학생들의 편의를 생각해서 학생복지쪽에는 예산 감소폭을 최소화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황래영 기자 rae0@hanmail.net
유희원 수습기자 dbgmldnjs-v-@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