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때는 대학생으로 인생을 누리는 날들일 것이다. 20대라는 꽃다운 나이의 시작이 열리는 곳이 대부분 대학교이기 때문이다.
대학생활은 수많은 사람과 같은 공간에 서 있으면서도 혼자서 무언가를 결정하고 계획하는 일이 많다. 시간표마저 선택과 결정으로 완성되는 이 대학생활은 모두가 ‘자유’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이전까지 학창시절은 부모님이라는 보호막이 가까이 있었고 나를 지도하고 조언해주는 선생님도 있었다. 또 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반이 바뀌어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기회가 저절로 주어졌지만 대학생활은 선택하는 ‘자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선택하는 ‘자유’가 익숙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이 존재한다. 그들이 어려움을 표현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이다. 인터넷에서 개인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거나 사회 부적응자가 되어 은둔을 한다 던지 혹은 자살을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들이 떠안고 있는 고민들에는 대부분 대학 등록금, 개인영역에서 관계와 진로의 문제이다.
“등록금이 내게 가장 입학 후의 어려움이다. 고등학교 때와 다른 점은 자유 같지 않은 자유라는 것이다. 여전히 공부를 하는 것은 어렵고 경쟁의 축소판인 대학은 어렵다. 사회적으로는 취업난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취업관련 프로그램과 일자리가 늘어났으면 좋겠다.”라고 이동희 (식품공학 12)학생이 말했다. 이렇게 그들은 이것을 깊이 고민하고 또 해결방법을 찾기도 한다. 하지만 잘 풀리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인지 스스로를 절벽 끝으로 밀어가는 안타까운 청춘들은 매일 밤 뜬 눈으로 지새며 미래를 걱정한다. 그래서 그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우리 대학 학생 생활 상담센터를 방문해보았다.

Q. 소외와 우울증 등으로 폭행이나 자살과 같은 부정적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를 포함하여 각각의 고민을 안고 있는 학생들이 이곳을 많이 찾는가. 또 학생들을 상담할 때 어떤 방식으로 상담을 진행하는가.
A.우리대학 학생들이 햇수가 늘어날수록 이곳을 찾는 횟수가 늘어가는 것은 어떤 대학이던 전국적으로, 또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또 대학생들뿐만이 아니라 일반인도 여러 가지 고민이나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서 정신과를 많이 찾기도 한다.
학생들이 들고 오는 문제가 드러나는 부분이 ‘우울’이더라도 그 ‘우울’의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따로 정해진 상담의 방식은 없다. 다만 내담자가 가지고 오는 문제를 어떻게 이해할까를 항상 상담의 중심이 된다. 그렇기에 그 사람을 이해하는 데에 초점을 둔다.
대부분의 고민은 이해받지 못한 억울함에서 생긴다고 생각한다. 내담자가 이해 받았다는 생각이 들면 문제의 반이 해결된 것이라 볼 수 있다. 또 지적이 뛰어난 사람은 상담도 예후가 좋다 대학생은 지적능력이 많이 채워져 있기에 받아들이는 효과도 좋다.

Q. 물론 각각의 나름의 고민으로 그 원인과 양상이 다르지만 전반적으로 사회적 원인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내면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에게 특별히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사회적 원인은 ‘경험의 부재’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무언가를 하기 싫어도 해야만 하는 거, 원하지만 참아 내야하는 것 모두가 경험이다. 요즘 부모님이 대신해주고 굉장히 극소수이지만 대학숙제마저 부모님이 해주는 경우도 있다. 직접 내가 경험, 실패, 성취를 반복하며 계속 재도전을 하는 가운데서 자부심과 자존감이 성장하는데 이것은 심리적 탄력성 즉, 자아강도가 생길 수 있게 한다. 그런 탄력성이 생길 수 있는 경험이 적기 때문에 예전에는 그보다 더 힘들어도 견딜 수 있던 것이 버티기 힘들어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내 스스로 무언가를 성취했을 때 그 힘은 엄청나다. 그런 경험을 가질 기회를 박탈당했기 때문에 ‘경험의 부재’가 일어난다. 현재 이 사회구조는 매우 복잡하다. 하지만 이 구조 속에 살아가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는 내면의 힘을 길러야한다. 왜냐면 적어도 어려움을 겪었을 때 적어도 대응할 수 있는 힘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담하면서 안타깝다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자신을 믿지 못하는 것이다. 어떤 이는 잘한다는 칭찬을 받으면서도 나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나는 괜찮다’, ‘할 수 있다‘라는 믿음은 우울과 불안을 해결하게 만든다.

▲ 20대 사망 원인 1위가 '자살'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의 생명은 소중한 것

▲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 포스터

<명품 죽여주는 이야기>는 ‘자살’을 상품화하여 코미디로 풀어낸 연극이다. 목숨을 상품으로 전락시켜 그저 사람들의 웃음거리로 조장했다. 사람이 죽는 방법도 여러 가지듯 자살의 방법도 여러 가지로 소개한다. 샴푸를 들이키다 보면 목에서 거품이 나와 아름답게 생을 마감할 수 있다는 ‘샴푸 자살’, 떡을 미친 듯이 들이키다 보면 목이 막혀 죽는다는 ‘떡 자살’, 소파에 가만히 누워있다 보면 몸을 조여서 서서히 죽어간다는 ‘소파 자살’ 등…. 시퍼렇고 오싹하면서도 재미난 분장에 오버스러운 연기까지 더해지면 죽는 상황이지만 우습기 마련이다.
눈물 쏙 빠지게 웃고 막이 내리면 문득 ‘생명이 저렇게 보잘 것 없는 것 이었던가’라는 허탈감과, 우리를 매 순간 공격하며 생명을 하찮게 생각하도록 만들었던 세상의 수많은 유혹과 어려움들에 분개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보라는 듯이 당당하게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몇 번 쓰러지더라도 일어서는 힘을 가져야한다. 우리는 아직 청춘이다. 그렇기에 부딪히고 무너져도 기회는 많다.

김지영 기자
wldud2575@naver.com

김지영 기자  wldud257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