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에게 이미 TOEIC(토익)은 스펙 쌓기에 있어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지 오래다. 취업을 준비하는 졸업예정자들은 물론, 졸업생에서부터 빠르면 2,3학년 학생들까지 전공과 나이를 불문한다.평소 학과공부나 다른 활동 등 이런 저런핑계로 토익공부를 하지 못했던 이유 때문에 방학을 이용해 공부를 하려는 학생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렇듯 요즘 같은 취업시즌에는 겨울방학임에도 불구하고 스터디활동을 하거나 온라인 강의, 학원 수강 등 다양한방법을 통해 토익을 준비하려는 학생들로 분주하다. 도서관이나 학원에도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 그렇다면 겨울방학동안 비호인들은 토익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평일 오전, 대구 시내에 위치한 토익학원에서 14명의 각기 다른 대학의 학생들이 모여 실전문제를 푸는 토익스터디가 열리고 있었다. 이 스터디의 튜터를맡고 있고 토익 고득점대인 우리대학의이준우(경영·05) 학생을 만났다.

토익점수는 ‘ 성실성’ 의 척도
토익시험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응시하는 영어인증시험 중 하나이다. 하지만 예전부터 그 실효성에 대한논란이 끊임없이 이어져왔다. 4만2천원이라는 만만찮은 응시료를 비롯해 교재비, 학원비 등으로 부담이 되고 있는 실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고득점의 토익점수를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이 고득점의 토익점수를 통해 확인하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지피지기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라는 말이 있다. 토익을 공부하기에 앞서먼저 그 상대인 토익에 대해 정확히 알아보자.
토익에 대해 이준우 학생은 “토익성적이 실제 개인의 영어실력을 제대로 평가한다는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토익성적이 실제 영어실력과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조사나 실제 상황들을 통해 기업들은 이미합격자들이 토익성적이 높다고 해서 영어실력 또한 높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있다. 그럼에도 기업에서 토익점수를 요구하는 것은 우선적으로 영어능력을 보기 위함도있지만 그 사람의성실성을 알기 위한 측면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단순히 토익이라는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토익공부라는 ‘ 공부’를통해 ‘이 사람이얼마나 성실한가’ 혹은 ‘ 토익책을 붙잡고 오랫동안 의자에 앉아 노력할 수 있었나’ 등을 알기 위함”이라고 말을 이어나갔다.
또 그는 “토익은 우리 같은 지방사립대 학생들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우리 대학이 취업시장에서 솔직히 환영받는 학벌이 아니다. 그리고 수도권 대학생들에 비해 거의 모든 면에서 경쟁력이뒤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토익점수라는 명확한 커트라인이 있을 경우,수도권 학생들과 같은 위치에서 경쟁할수 있는 동등한 기회를 얻을 수가 있다.즉 지원할 수 있는 취업의 문이 이전보다훨씬 넓어진다. 서류상에 한 줄이지만 그한 줄이 있고 없고의 의미차이는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본인의 영어실력부터 파악하자
앞서 토익에 대해 알아봤다면 이제 나에 대해 알아볼 차례다. 단기적으로 겨울방학을 이용해 고득점을 노리는 학생들이 많다. 하지만 현실적으로고득점을 받는 경우는 아주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한다. 또한 개인의기본 영어실력에따라 영어점수의상승폭도 다르다고 한다. 그렇다면 시간에 쫓겨급급하게 토익을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객관적인 영어실력을 알고 그에 맞는 적절한공부방법과 시기를 찾을 필요가 있다.먼저 기본적인 영어실력을 갖추고 있는 학생일 경우, 방학을 이용해 최소 8시간~10시간 공부한다면 단기적으로 공부하더라도 별다른 무리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기본 영어실력이 부족한 학생이라면 단기간보다 최소 6개월 정도로 장기적으로 공부할 것을 권장한다.

토익스터디를 만들고 활용하라
이준우 학생은 어학연수를 앞두고 지난 2011년 토익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그 당시 토익점수는 600점대. 그에 말에 따르면 “여름 방학을 앞두고 토익 800점대인 선배의 제안으로 토익스터디를 만들게 되었다. 학교게시판을 통해 관심 있는 학생들을 모아 공부하였고 공부 방법은 하루에 모의고사문제집을 1회를 푼 다음, 풀이를 하고 단어를외워 단어시험을 치는 식이였다. 그렇게해서 9월 토익 모의고사 때 처음으로800점대를 넘기게 되었다. 여름방학 때거의 하루 종일 도서관에서 공부하였고시간으로 치면 대략 10시간 정도를 토익에만 몰두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토익의 경우, 지겨운 시험이기 때문에 혼자 공부하기에 힘들다. 그래서 영어공부에 쉽게 질리게 될 수 있고나태해지기 쉽다. 하지만 토익스터디의경우 다 같이 함께 공부하기 때문에 힘들어도 공부를 하게 된다. 만약 토익을 공부할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하루 3~4시간하는 최장시간의 스터디를 구하는 게좋다. 그렇지 못하는 경우에는 하루 1시간의 단어스터디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풀고 또 풀어라, 외우고 또 외워라
영어는 노력하는 만큼 점수가 오른다.고득점에 비결에 대해 이준우 학생은“영어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기본은 단어다. 요즘 토익의 추세도 문법문제보다 단어싸움으로 흘러가고 있다. 우선 단어 책1권을 정해 모두 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단기간에 토익점수를 올릴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하루에모의고사 한 세트를 매일 풀었던 것에 있다. 토익을 잘하든 못하든 이 방법을 추천한다. 이게 쌓이고 쌓이다보면 나만의스킬이 생기고 문제의 감이 생기기 시작한다. 틀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최대한 많은 문제를 풀어보라”고 권했다.
끝으로 이준우 학생은 “우리 학교에입학한 전 과정이 어떻든 간에 수도권학생들과 비교하면 그 학생들은 그 전에 공부하고 노력했던 시간들을 보상받은 것이다. 우리는 그들에 비해 출발은 늦었을지 몰라도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하고 노력한다면 틀림없이 그 노력에 대가를 받게 되어있다. 우리 학교가 안 좋다고 불평하기보다는 이 학교를 다니고 있는우리가 노력해서 학교이미지를 바꿨으면 좋겠다”고 말을 맺었다.사람들은 토익시험을 단순히‘ 점수내기’식 시험에 불과하다고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토익을 공부하는 그 과정 동안 포기하고 싶은 자신의 나약함 앞에 여러 번 마주하는 순간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이 모든 과정들을 이겨낸 보상의 결과, 우리는높은 토익 점수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토익을 공부할 때 이력서의 한 줄을 위해공부하는 것에서 나아가 개인의 역량을다져나가고 성장하는 기회로 삼도록 하는 건 어떨까.

조서일수습기자  daenerys-cho@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