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이 준비한 예산은 5만원. 이 돈으로 셋이서 허브힐즈에 입장하고, 그 곳에서점심을 먹고 봄을 만끽할 계획을 세웠다. 봄놀이라는 컨셉에맞춰 도시락을 마련하는 것이어울릴 것 같다는 의견에 3인분의 도시락 재료값으로 1만8천원이 들어갔다. 그렇게 마련된 도시락은 유부초밥과 각종전에 베이컨 말이, 과일, 과자등. 이 정도로도 나름 봄나들이 도시락 분위기가 물씬. 게다가 이날만큼은 화사한 봄나들이 차림으로 떠나자는데 의견이 일치하여 기자 세 명은 모두 흰색 와이셔츠를 드레스코드로 잡았다.
대학을 떠난 지 1시간 30분여 정도 움직여서 도착한 대구 허브힐즈. 기자들이 찾은날은 토요일이었기 때문에 주말 요금을 받는다. 허브힐즈 주말 입장료는 8천원. 체험교실이나 각종 쇼프로그램 및 놀이기구 등은 별도의 이용료를 지불해야 하는 터라 가장 저렴한 입장료만을 택했다. 물론 각종 시설물들을 이용하고픈 마음이 없지 않았지만 이날은 컨셉이 봄나들이인 만큼 놀이기구만 이용하느라 못보고 지나치기 일쑤였던 자연 그대로의 허브힐즈를 만끽하기로 했다.

가볍게 걷는 것만으로도 봄놀이 완성
우리가 이곳을 방문한 것은3월 말. 지금처럼 벚꽃이 화사하게 피고 봄꽃들이 화사함을다투는 시기는 아니었지만, 화창한 날씨와 함께 그 곳에 펼쳐진 여러 나들이길은 봄을 즐기기에는 충분했다. 가장 먼저찾은 곳은 허브힐즈에서 연인들이라면 반드시 두 손을 잡고가본다는 홍단풍길. 세계 각국유명 인사들의 사랑에 대한 명언과 함께 단풍나무들이 펼쳐진 산책로다. 단풍나무라는 특성 때문에 봄에 찾아가면 그렇게 운치 있는 풍경은 아니나 삼림욕에는 제격인 곳이라 상쾌하고 맑은 공기를 들이마실 수 있다. 게다가 홍단풍길을 쭉 올라가면 허브힐즈의전체적인 모습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다음에 어디를 갈지 미리 정해볼 수도 있다.
우리는 단풍길에서 내려다본 곳 중 가장 화려해 보이는한 곳을 찾기로 했다. 바로 허브힐즈의 대표적인 장소로 손꼽히는 ‘힐즈 로맨틱가든’. 이름도 들어보지 못했던 다양한 허브들이 피어있는 로맨틱 가든은 허브를 즐기는 데는최고의 장소였다. 곳곳에 설치된 다양한 포토존에서 사진촬영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 무엇보다 로맨틱 가든을 기점으로 다양한 허브 관련 가게라든지 관람코스가펼쳐져있기 때문에 이곳에서 충분히 허브 향을 느끼고 다른 코스를 즐길 수도 있다.
허브 향을 만끽한 우리는 쥬쥬랜드와 농경민속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쥬쥬랜드는 울타리 안에서 키우고 있는 동물들부터 시작해서 바깥에서 풀어놓고 키우는 동물까지 다양한 종류의 동물들을 구경할 수 있는 코스다. 바깥에 양들을 풀어놓아 양들이 먹이를 주는 이들에게 우르르 몰려든다. 양떼 말고도 평소 접하기 힘든 프레리독이나 이구아나 그리고 패럿 등 다양한 동물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의외로 신기하고 재미있는 곳이었다.
이곳을 지나 위로 쭉 올라가면 농경민속관이 보인다. 옛 우물에서부터 각종 전통놀이기구, 생활도구 등이 뜰에 놓인 민속관. 안에 들어가 보니 여러 종류의 민속도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책에서 보던 익숙한 물건들 말고도 처음 접하는 민속도구들이많아 하나하나 눈여겨보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났다.

충분한 휴식공간이 되어준 허브힐즈
취재의 목적으로 찾은 ‘허브힐즈’ . 하지만 스트레스로지쳐있던 기자들에게도 충분한 힐링의 공간이 되었다. 울창한 소나무 숲 속에서 솔향기를 맡으며 직접 싸온 도시락을 먹는 거라 던지 하늘 위로 곧게 뻗은 푸르른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매우 상쾌하고 마음에 휴식을 가져다주는 것같았다. 그 밖에도 길 곳곳에 보이는 꽃들과 소나무들을 지나치다보면 머릿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역시 허브정원인 ‘힐즈 로맨틱’. 이곳에서 맨먼저 찾은 따뜻한 허브온실에서는 여러 종의 허브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많이 알려진 라벤더, 로즈마리부터 생소했던 체리 세이지까지. 각종 쓰임새와 효능이 적힌 안내문이 있어 매우 유익한 곳이었다. 또한 힐즈 로맨틱 중심부의 ‘화이트 가제보’를 포함한 여러 포토존들에서는 연인들과 가족들의 사진 촬영지로 인기가 높았다. 특히 따라하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는 설정샷을 즐길 수 있는 포토존에서는 포즈를 취하는 이도찍는 이도 웃으며 즐길 수 있어 긴장감도 풀고 소중한 추억도 만들어 준다.
보통 ‘봄’하면 꽃구경을 위해 많은 이들이 먼 곳까지 가서 축제를 즐기지만 아무래도 학생 신분의 얄팍한 주머니 사정을 감안하면 큰 부담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학업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중간고사 압박감 등에서 벗어나고 싶은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
따스한 봄날, 일상생활에 지친 마음을 봄꽃 향기로 어루만지고 싶지만, 마땅히 돈과 시간을 투자하기 쉽지 않다면 가까운 곳에서 찾아보는 건 어떨까. 우리대학의 아름다운 캠퍼스 곳곳의 봄꽃도 좋고, 조금만 더 투자한다면 ‘허브힐즈’와 같은 곳에서 숲속 향기와 허브향을 맡으며 추억도 쌓고 힐링의 시간도 마련해보자.

황래영 기자  rae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