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캠퍼스 곳곳에 현수막이 내걸렸다. ‘임시이사 파견을 환영한다’는 내용이다. 장기간의 시련 끝에 우리대학의 진정한 ‘정상화’를 앞당길 날이 머지않았다는 소식이 당도한 것이다. 우리대학 법인 이사들 간의 갈등으로 인해 구성원들이 피해를 본 것이 이만저만이 아니었기에 이 소식은 일견 희소식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소식을 우리대학 구성원들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안타깝게도 현수막을 보고 그냥 지나치는 이도 있으며 현수막을 보고는 “왜 이게 축하할 일일까”라며 고개를 갸우뚱 하는 학생들도 보인다. 자신의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관심을 가지지 않으며 각자 개인 생활에만 신경을 곤두세우는 듯 해 보인다. 4년 동안 자신의 꿈을 갈고 닦을 곳, 바로 우리대학의 직접적인 일에 대해 모르는 사실이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또한 대학의 구성원 중에 제일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학생’. 이런 학생들이 우리대학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은 우리 자신들이, 본교를 낭떠러지에 몰아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무관심과 침묵으로 일관하는 자세는 우리대학을 위기에서 구해낼 수 없다. 또한 우리대학의 잘못된 점도 언급하며 바로 고쳐야 한다. 구성원, 학생들이 목소리를 높여야한다. 하지만 ‘무관심’으로 일관한 자세는 본교를 위기에서 구할 수도, 발전에 보탬이 될 수도 없다.
지금 구성원들이 기대하고 있는 ‘정상화’가 우리대학에 금방 찾아 올수도, 천천히 찾아올 수도 있다. 언젠간 ‘정상화’가 다시 찾아왔을 경우, 우리대학의 암흑기를 모른다면 같은 실수를 반복할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본지는 이번 기회에 비호인들에게 과거 우리대학의 ‘이사회’문제와 ‘정상화’에 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다시 임시이사체제로
임시이사체제에서 정이사체제로 전환되면서부터 시작된 갈등은 칼날이 되어 대학 운영에 깊게 상처를 남기기 시작했다. 우리대학은 지난 2011년 7월 사학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정이사가 선임되면서 17년 만에 ‘정상화’됐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사장을 선출하기까지 여러 갈등이 많았다. 이는 우리대학의 앞날을 예고하는 복선이었을까. 이사회는 시시때때로 불발이 되었으며 지난해에 홍덕률 총장이 재선에 성공했을 때도 이사회가 계속 파행돼, 학교 운영이 위험수위에 다다랐다. 예산심의를 거치지 못했으며 총장도 몇 달 간 공석이 될 만큼 피해가 막대했다. 계속되는 ‘총장공석’에 부총장이 ‘직무대행’으로 학교를 운영하는 체제로 들어갔다. 결국, 올해 졸업생들은 총장직무대행의 직인이 찍힌 졸업장을 받기에 이른 것이다.
계속되는 이사회 파행…. 교육부가 지시한 정상화 명령 또한 불발되자 교육부는 이사의 승인을 취소했고, 일부 이사들은 서울행정법원에 임원승인 취소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하지만 이에 서울행정법원은 연이어 가처분에 대한 신청에 대해 기각을 결정했다. 그리고 드디어 임시이사 파견이 결정됐다. 사분위에서는 임시이사 7명을 선임했으며, 그 명단이 최근에 공개가 되었다. 소식을 접한 학교 구성원들은 제대로 운영이 되지 못했던 정이사 체제가 중단된 것에 일단 환영을 했고 시급한 예산안 처리와 몇 개월 간 공석이었던 총장 자리가 얼른 채워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이전의 서로간의 갈등으로 인해 역할에 충실하지 못했던 이사회가 얼른 제 역할을 해 빛내주기를 바라고 있다.
학원정상화. 영광학원 이사회가 빚은 갈등을 해소하는 것. 이제 우리대학은 학원정상화에 한발자국 다가선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정한 ‘학원정상화’가 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었다. 한시바삐 학원정상화를 이룩하려면 우리대학의 학우들의 목소리와 관심이 절실하다. 그렇다면 현재, 비호인들의 ‘학원 정상화에 대한 관심도’는 어느 정도일까.

비호인들의 현재 본교에 대한 관심은?
본지는 비호인들의 이사회에 관한 관심도와 생각 및 의견을 조사했다. 총 200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본교에 대한 관심도가 높거나 아주 높다는 의견이 13%(26명), 낮거나 아주 낮다는 의견이 23.5%(47명)로 10.5%p의 차이를 보였다. 학교에 대한 관심도가 낮은 이유는 학업이 42.4%(72명), 아르바이트 및 개인생활 22.4%(38명), 학교의 자부심을 느낄 수 없어서 10%(17명), 기타 25.3%(43명)등이 있다. 기타 의견엔 ‘학교 실정을 알 방법이 없다’, ‘학생의 학교생활과 크게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 ‘굳이 관심을 가지고 알아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등 학교에 관해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없고, 알려고 해도 알 방법이 없다는 의견이 있었다.
학교에 대한 관심 중 중요한 의제인 이사회에 관련된 단어에 대해서는 이사회 파행 32.5%(65명), 학교법인 영광학원 40%(80명), 사학분쟁조정위원회 9.5%(19명), 학원 정상화 44.5%(89명), 임시 이사체제 55%(110명), 총장 공석 21.5%(43명)가 알고 있다고 답했다. 임시이사 체제와 학교법인 영광학원에 대해선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반면 사학분쟁조정위원회와 관련된 것은 9.5%로 각 단어들의 평균 인식도인 33.8%에 비해 무려 24.5%p가 차이난다.
관련 설문 문항 중 ‘대구대학교 이사회’가 하는 일을 얼마나 알고 있냐는 질문에 47.5%(95명)가 모른다고 답했고, 들어본 것 같다 35.3%(71명), 어느 정도 알고 있다 16.5%(33명), 자세히 알고 있다 0.5%(1명)의 결과가 나왔다. 설문 학생의 절반 가까이는 대구대학교 이사회에 대해 모른다고 답했으며, 자세히 알고 있다는 학생은 0.5%로 단 한 명에 불과했다. 우리대학의 이사회에 관한 의견으로는 ‘학교법인의 정상화를 원한다’, ‘일부 이사들의 잘못된 판단을 멈춰주길 바란다’, ‘학생을 위한 대학, 학생이 행복한 대학이란 슬로건에 맞게 복지 등 모든 부분이 실행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비호인들의 다수가 학교에 대한 관심도가 낮으며, 학교 운영과 직결되는 이사회 문제에 대해서 무관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타 의견을 살펴보면 ‘굳이 학교에 관심을 가질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는 의견이 눈에 띄게 많다.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직접적인 피해가 없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우리대학은 정이사체제로 전환한지 2년9개월 만에 다시 임시이사 체제로 돌아가게 됐다. 그러나 무관심과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학생들은 하루빨리 학교 정상화를 위해 힘써달라는 소수 학생들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다. 신채호 선생은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다. 일제의 침략으로 인한 고통을 잊어버린 우리 민족에게 던진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 자신에게 적용해 볼 때가 아닐까. 어떤 사안에 대해 우리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지만 실은 자신의 이익과 관련된, 눈앞에 펼쳐진 문제에만 주목을 하게 마련이다. 구성원들이 모교의 앞날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한 우리대학의 밝은 미래는 그만큼 멀어지게 될 것이다.
‘정상화’로 가는 수레의 바퀴는 굴려졌다. 수레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에게 힘을 보태기 위해서는 무관심의 수레 위에서 내려 함께 손잡이를 잡고 이끌어야 하지 않을까.

김초롱 기자 손지현 윤명은 수습기자  kcl341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