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과의 인터뷰, 그리고 그들의 활동을 탐구해보다.

사회가 변함에 따라 중요도가 달라지는 과목들. 아시다시피, 국‧영‧수 중심의 교육이 늘어남에 따라 중ㆍ고등학교에서는 어느새 예체능 과목을 접할 기회가 줄어들었다. 또한 무조건적인 주입식 교육으로 학생들의 꿈을 향한 시야는 좁아지기 시작했다. 또한 빈부격차가 심해짐에 따라 부모들은 아이들을 향해 안정적인 지출이 보장되는 장래를 권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사회적 요구와는 달리,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은 내심 사회의 의식과는 다른 꿈을 꾸기도 한다. 예를 들어 PD, 작가, 악기 연주자들과 같은. 하지만 안타깝게도 중‧고등학교에서는 이 같은 장래와 관련된 학습의 정보를 얻기 힘들다. 그렇다면 이들은 자신들의 꿈을 포기해야만 하는 것일까.

그렇지만은 않다. 최근 들어 대학생들 사이에서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사회에 환원하는 사례가 적지 않게 올라오고 있다. 이들은 자신이 학과에서 중점적으로 배우고 있거나 이미 자신들이 배운 재능을 살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재능을 기부를 하는 것이다. 이들 덕에 아이들은 치열한 경쟁구도 속에서 주입식 교육을 벗어나 새로운 길을 모색해보는 기회를 얻게 됐다.

최근 우리대학에서도 이런 ‘재능기부’ 형태의 동아리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지난 3월 28일 우리대학 영상동아리인 ‘아메바’와 특수교육 봉사 동아리인 ‘늘한마음’이 교육부가 선정한 교육동아리로 올라온 것. 이들은 2년 넘게 묵묵히 봉사활동을 진행해 왔다. 그리고 최근 들어 그들이 빛을 본 것이다. 이들은 대학생의 신분으로 분명 학업이나 취업 문제로 바빴을 것이다. 하지만 왜 그들은 ‘재능기부’를 시작하게 됐으며, 계속적인 활동을 유지하고 있는가.

본지는 이번 호에 아메바 회장(CEO)과 주요 임원들을 만나 인터뷰를 해보고 직접 그들이 활동하는 곳을 찾아가 참관 수업을 취재해 보았다.

내림 활동, 처음과 달리 정으로 이어지는

아메바는 신암중학교(6명), 지산중학교(16명)에서 활동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율원중학교에서도 연락이 닿아, 다음 학기에 더 많은 사람들을 재편성하여 봉사활동 진행 계획을 준비 중이기도 하다. 이들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모든 학생들이 하교하고 난 뒤인 방과 후에 진행된다. 카메라를 직접 학생들 손에 쥐어주고 자기만의 영상을 찍게 돕는 식의 과정이 주가 된다고 했다.

맨 처음 세대의 선배들의 ‘대학생들이 청소년 문화를 이끌어 가보자’라는 취지에서 시작한 활동. 하지만 그들은 처음부터 열정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칠 마음이 생겨서 시작한 것은 아니라 했다. “재작년부터 있었던 동아리 활동인데 선배들이 졸업하면서 후배들에게 자연스럽게 넘기신 거다. 처음에 새로운 경험이 될 것 같아 시작했다”며 아메바 임원이 말했다. 그들은 처음에는 흥미와 관심에서 시작한 것이다.

안타깝게도 그들의 활동은 첫 시작부터 쉬웠던 것만은 아니다. “첫날, 첫 시작이 제일 힘들었다. 어떻게 진행을 하고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갈까. 그 해답을 몰라서 ‘괜한 도전을 했나’라는 후회가 들었다. 또 질풍노도의 시기의 아이들을 상대하는 것은 가끔 힘들었다.” 선생님을 장래로 생각하는 것도 아니거니와, 다들 첫 경험의 도전에 부딪히니 어떻게 대처해야 될 지 난감했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순간적인 감정으로 인해 말을 듣지 않을 때 또한 하던 일을 중도포기하고 싶었다고도 했다. 어찌 보면 내림활동으로 인해 그 전 세대와는 달리 확실한 ‘동기부여’가 되지 않아 더 힘들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또한 대학생을 어른으로 보는 중학생들의 시선은 더욱 그들과의 거리가 좁혀지지 않게 만들었을 터. 하지만 그들은 포기하지 않은 채, 묵묵히 아이들과 친해지기 위한 노력을 했다. 맨 처음에 아이들이 원하는 수업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설문조사를 했으며, 흥미를 최대한 이끌어 나올 수 있도록 매번 계획을 수정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들의 진심과 노력이 통해서일까.

“가장 말이 없고 가장 낯을 가리던 여자아이가 어느 날 와서 다음 시간에도 카메라를 만지고 노는 수업을 하냐고 물었을 때, 정말 기뻤다. 또한 지금 카톡 메시지를 보내면 이모티콘을 붙여 보내주는 거에 소소한 행복을 느낀다” 며 그들은 학생들의 변화에 대해 말했다. 아이들과의 에피소드를 말하는 그들의 얼굴표정은 진지한 인터뷰 분위기와는 달리, 편안하고 즐거워보였다.

가끔은 정말 지치고 힘들지만 없으면 허전하고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이 그들의 답변. 그들에게 있어 아메바는, 가끔 힘들지만 가끔은 정으로 힘을 돋우는 애증의 관계라고 쾌활하게 말했다.

커져가는 꿈…그들을 움직이는 힘

“지금 현재 활동하는 것에서만 그치는 게 아니라, 최종적으로 아이들과 함께 부산국제영화제를 가서 촬영도 해 볼 생각이다. 또한 아메바가 좀 더 성장하게 된다면 대구에 있는 영상관련 부분을 직접 주최하고 청소년 상대로 영상 UCC공모전을 하는 것이 목표다.” 그들은 현 활동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현재 1인 미디어 시대에서 재능기부 활동의 문화를 주도해나갈 수 있는 인재상이 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들의 자신감 넘치는 지금의 모습은 어찌 보면 아이들이 처음 겁을 내고 영상에 발걸음을 딛지 못해 주저하던 모습에서 지금의 적극적인 모습으로 바뀌는 것과 같다. 그들 또한 처음에는 앞서 언급했듯이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 지 고민이 됐고 내색하진 않았지만 처음에 아이들이 다시 수업을 들으러 오지 않을까봐 불안했다는 것이었다.

젊은 20대의 나이에 뭐든 열심히 해보는 것이 그들의 인생 모토. 그들은 즐기면서 재밌게 하면 어디서든 성과가 난다고 했다. 눈에 보이는 성과만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즐기면서 진정으로 즐기면서 하다보면 자기 내면에서 표출되는 힘들이 생겨난다고 했다.

“대학교를 다니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뭔가 없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 이 나이 때 할 수 있는 일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니고 자신이다. 그러므로 대학생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또한 고생이 자산이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바쁘게 만들었으면 좋겠다”라고 아메바 일원들은 요즘 방황하는 대학생들을 위해 위로의 말을 건넸다.

또한 지금 재능기부 활동에 참여하는 중학생 아이들에게 “조금만 더 열심히 하자! 그리고 더 친해지자”며 애정 어린 말도 잊지 않고 덧붙이며 인터뷰를 마쳤다.

아이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며 따뜻한 정을 나누는 재능기부 동아리 ‘아메바’. 그들은 동아리의 발전뿐 아니라 자신 내면의 발전을 위해서 계속해서 전진하고 있다. 그들이 어린 아이들의 꿈과 함께 커가는 모습이 차가운 세상 속과는 대조적으로 따뜻해 보인다. 그들과의 포부와 목표는 앞으로도 기대가 크다.

그렇다면 그들의 활동 모습은 어떨까. 본지는 아메바가 활동하는 지산중학교를 방문해 직접 그들이 활동하는 모습을 취재해 보았다.

지산중학교에서의 영상 수업마당

지난 24일 토요일의 이른 오전. 한가로운 주말이지만 지산중학교의 1학년 2반의 창문으로 두런두런 말소리가 전해져왔다. 재능기부를 활동하는 아메바 일원 4명이 수업 준비가 한창인 것. 그들은 학생들이 오기 전에 아이들이 만질 카메라의 마이크 음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체크하고, 수업 진행 영상을 찍을 카메라를 설치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었다.

9시 30분이 넘어가자, 아이들은 하나 둘 씩 교실의 책상을 메워가기 시작했다. 1명이 결석한 15명으로 진행 된 수업. 아이들은 ‘오늘은 뭘 할지’에 대한 기대감으로 반짝였다.

수업 첫 시작은 카메라 작동법과 잡는 방법 등에 대한 설명이 이루어졌다. 카메라와 캠코더가 아직도 생소한 아이들은 선뜻 손을 뻗지 않았다. 하지만 4명의 선생님들은 계속해서 아이들의 관심을 유도했고 주저하던 아이들의 손은 카메라의 차가운 표면을 향해 뻗었다. 카메라와의 접촉에 움찔했던 것도 잠시, 어느새 아이들은 카메라 만지기에 여념이 없었다.

수업은 카메라에 대한 설명과 만지는 것에만 그치는 게 아니었다.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아이들이 직접 영상을 찍어보는 수업이 이차적으로 진행됐다. 이번 수업주제는 ‘우리학교 알리기’. 주제에 관한 활동은 두 조로 나누어 진행됐다.

1조는 본교의 교복으로 패션쇼 하는 것을 영상으로 담아내는 것을 기획했으며, 2조는 운동장의 넓은 농구대와 강당과 피아노가 있는, 학교의 특색 있는 공간을 제시하는 것을 기획했다. 서로 각 조마다 2명의 선생님이 배치되어 아이들을 보조했다.

선생님들의 수업 방식은 무조건적인 가르침이 아니라, 아이들이 먼저 시도해 보도록 한 뒤에, 피드백을 하는 형식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카메라를 만져보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들로서는 카메라 구도에 대해 아직 미숙한 게 당연한 것. 아메바 일원들은 “이렇게 하면 어떨까? 이 경우에서는 이렇게 하는 것이 좀 더 영상미가 돋보이지 않을까?”라며 해답의 길을 간접적으로 제시해줬다.

수업이 한 시간 가량 지나자, 처음엔 어색해하던 아이들의 표정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이젠 아이들 스스로가 “컷!”이라고 외치며 영상을 직접 찍고 녹화된 영상을 다시 한 번 돌려 보고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느새 아이들은 중학교의 어린 아이들이 아니라, 프로페셔널한 영상제작자라고 해도 모를 만큼의 집중력으로 수업에 임하고 있었다.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진행된 수업은 어느새 막바지에 다다랐다. 아이들은 시간이 초과됨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자신들이 기획한 영상을 카메라에 담아냈다. 마지막 “컷”을 외치고 다시 교실로 돌아오는 아이들의 얼굴에는 호기심과 즐거움으로 가득 찬 눈망울과 더운 날씨 밑에서 촬영을 한 증거를 보여주는 듯, 빨개진 볼이 자리 잡고 있었다.

모든 아이들이 자리에 착석하자, 저번 시간에 작업했던 영상들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아메바 일원들. 이 전의 촬영했던 영상은 ‘선생님 고마워요’라고 선생님에게 감사함을 표하는 영상이었다. 자신들이 직접 찍은 영상이기도 하고, 자신들이 직접 출연을 했기에 부끄러워하는 아이들이지만, 모두들 영상이 흘러나오는 TV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2시간의 수업이 모두 끝난 후, 아이들은 먼저 집으로 가고 아메바 일원들만이 교실에 남아 있다. 그들은 남아서 이전 수업과의 비교와 서로 피드백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들은 활동을 하고 끝내는 것에서만 멈추는 것이 아니다. 또한 한명의 아이도 낙오자 없이 모두 관찰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오늘 활동에서는 이 아이가 더 적극적이었어.” 그들은 한명, 한명의 아이에게 많은 관심을 아끼지 않았다. 2시간의 수업이 진행되기 위해서 그들은 준비과정과 함께 마무리 과정까지, 많은 시간을 소요하는 것이다. 오랜 피드백 끝에 그들은, 마무리 회의를 진행하고 서로의 일정을 위해 또 다시 그들은 바쁜 발걸음으로 교정을 나섰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때, 우리 혹은 타인의 삶에 어떤 기적이 나타나는지 아무도 모른다” 이 말은 헬렌켈러가 말했던 명언이다.

우리 자신만이 잘 되는 세상은 결코 행복한 세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 것이다. 서로 더불어 가는 삶. 그것이 참된 삶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역량과 재능을 타인에게 기부를 하는 것은 세상을 돌도록 하는 힘이 아닐는지. 또한 타인을 돕는 것에는 ‘물질적’인 것만 이어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사고가 아닐지.

지금부터라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자신을 어필하는 곳에만 쓰지 않고 이를 활용해 사회에 기여하는 것은 어떨까. 당신의 재능기부 활동을 통해 어떤 이는 새로운 꿈을 찾아 떠날 수도 있을지도 모르고 절망했던 꿈을 일으킬지도 모른다. 당신의 존재와 배품은 또 다른 이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김초롱 기자  kcl341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