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각종 미디어를 통해 보도되는 에볼라 바이러스는 전 세계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고 있다. 원인도 알 수 없고 희한하게도 19년마다 나타난다는 괴담 수준의 루머까지 나도는 ‘에볼라 바이러스’는 그 발병 원인과 감염 경로, 치료약까지 확실한 과학적 임상체계가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 때문에 불안감을 증폭시킨다. 과연 우리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해를 돕기 위해 웹사이트와 SNS상의 자료를 통해 정리했다.

에볼라라는 이름은 처음 환자가 발생한 아프리카 자이르의 에볼라 강에서 유래했다. 지난 1967년 독일의 미생물학자 마버그에 의해 발견되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1976년에 수단 서부에서 나타났고, 또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1995년 자이르에서만 단기간에 80여 명이 사망하고 200명이 넘는 희생자를 발생시켰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형태는 보통 바이러스와 전혀 다르다. 에볼라는 실과 같이 길게 늘어진 모양이다. 이 바이러스가 어디에 숨어 있다가 어떤 경로로 전염되는지는 아직도 베일에 싸여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은 환자와의 긴밀한 접촉, 즉 감염된 체액이나 분비물 또는 드물게 성적 접촉을 통해 이뤄진다는 사실 정도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병을 에볼라 열 또는 에볼라 출혈열(hemorrhagic fever)이라 한다. 열이 나고, 바이러스가 내부 장기를 침범하는 경우 출혈이 생기는 증상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19년, 상상과 과학 사이
에볼라 바이러스는 1967년 발견되었고, 그 이후로 1976년, 1995년 그리고 현재 2014년까지 나타나고 있는 바이러스다. 19년에 한번씩 바이러스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들어 ‘19년의 저주’로 불리기도 한다.
1995년 개봉한 더스틴 호프만 주연의 영화 <아웃브레이크>는 아프리카의 한 마을을 휩쓸고 간 치사율 100%의 바이러스균으로 그려진 에볼라 바이러스를 소재로 이야기를 펼친다. 영화에서 에볼라 바이러스는 아프리카에서 미국으로 넘어온다. 또 원숭이는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치료제 개발에는 미 국방부가 깊이 관여해 있다. <아웃브레이크>에서 전한 바이러스의 피해와 치료 및 치료제 개발 과정 등은 지금의 비상사태와 유사하다. 영화에 ‘에볼라’라는 이름의 바이러스는 등장하지 않으나 그 특성이 에볼라를 연상시켰다.

공포의 에볼라 바이러스
에볼라는 왜 그리 치사율이 높을까? 역설적이지만 에볼라 바이러스가 ‘진화가 덜’ 되었기 때문이다(바이러스 입장에서 인체에 잘 적응했다는 의미다). 바이러스란 그 자체로는 생존하지 못하며, 반드시 숙주가 있어야 생존이 가능하다. 따라서 바이러스 입장에서는 일단 숙주세포에 들어가면 그 숙주세포가 죽지 않고 살아 있어야 자신의 생존에 유리하다고 한다.
그리고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 증상은 약 일주일간의 잠복기를 거쳐 오한이 나고 심한 두통, 근육 ? 관절통과 더불어 체온도 갑자기 올라간다. 발병 3일째에는 위장과 소장 등의 기능장애로 식욕감퇴, 멀미, 구토, 설사가 난다. 발병 4~5일 내로 심한 혼수상태에 빠져 위독한 상태까지 이르게 된다. 특히 호흡기나 위장관에서 심한 출혈이 나타나며 보통 발병 후 10일을 넘기지 못하고 대부분 사망한다. 가장 무서운 점은 이 바이러스는 회복되었더라도 7주 동안은 감염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에볼라는 어떻게 전염이 되는가?
아직까지 에볼라 바이러스의 숙주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한때는 원숭이로 추정됐지만 확인되지 않았고, 최근에는 과일박쥐가 숙주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만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침팬지나 고릴라, 원숭이, 과일박쥐 등 동물과 접촉해도 감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전염은 감염된 사람의 체액, 분비물, 혈액 등과 직접 접촉할 때 발생한다. 감기 등과 달리 호흡기로는 전파되지 않고, 벌레나 음식물 등 간접적인 접촉으로 감염될 가능성도 매우 낮다고 한다.

현재 에볼라 바이러스는 어떤 상황인가?
기니,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에서 시작해 인근 나이지리아로 전파됐다. 이어 콩고민주공화국과 세네갈에서도 환자가 확인되며, 아프리카에서 에볼라가 발생한 국가는 6개국으로 늘어났다. 확인된 환자 수는 3000명이 넘었고, 이중 절반인 1500명 이상이 숨졌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아프리카 상황을 감안하면 실제 감염자 수는 2~4배 이상 많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에서 조치하고 있는 대책은.
에볼라 국내 감시강화를 하기 위해 응급실증후군 감시체계를 통한 국내 유입환자 여부 모니터링과 전국 의료기관, 보건소, 및 시 ? 도에 대한 에볼라 관련 신고 ? 보고를 강화했다. 또한, 질병관리본부 및 국립검역소에서는 지자체 및 유관기관과 신속대응체계를 강화하였다.에볼라 발생국가 입국자에 대한 추적조사 또한 지속 실시할 것이고, WHO 회의 결과를 토대로 국제 공조를 추진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가장 문제점이자 무서운 이유는 치료 방법이 밝혀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현재는 치료약도 백신도 없다. 다만 개발 단계인 치료약만 있을 뿐이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 ‘맵(Mapp)’사가 개발한 ‘지맵(Zmapp)’이다. 지맵은 아직 실험단계의 약이지만 에볼라 환자를 치료하다 감염된 미국인 의사와 간호사에게 투약해 완치되는 성과를 보여줘 주목받고 있다. 이후 라이베리아 환자에게도 투약했는데 일부 환자는 완치된 반면, 사망한 환자도 있어 아직 약효가 분명하게 검증되지는 않았다. 따라서 아직까지 안전성과 예방 효과가 정확히 입증되지 않은 가운데 백신의 보급도 당장은 어려운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감염이 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안전지대 없다?
최근 국내 모 대학 국제행사에서 아프리카 학생들의 초청을 취소하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뜨거운 논란이 일었다. 국내 전염을 우려한 참가반대 의견을 인해 행사주최 당국은 곤욕을 치뤘다. 먼 대륙에서 발생한 에볼라 바이러스의 위력이 우리나라에까지 영향을 끼친 것이다. 결국 해당 국가 학생의 참가는 취소되었고, 나머지 아프리카 학생들은 까다로운 검역절차 후 입국했다. 한편 기자는 불가항력적 상황이긴 해도 실제 바이러스보다 ‘편견 바이러스’에 먼저 감염된 것이 아닌가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권미성 기자  al370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