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있사옵니다.’ 수많은 패러디를 낳으며 역대흥행순위 1위에 오른 영화 ‘명량’. 엄청난 관객 수만큼 방송, 라디오, 심지어 sns에서까지 명량에 대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끊이지 않고 있다. 당연히 영화에 대한 비판도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영화들과는 달리 유독 감독의 능력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위인 ‘이순신’ 장군의 스토리와 ‘최민식’이라는 명배우의 연기력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부분이 많이 보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부족한 부분은 주로 ‘김한민’ 감독의 한계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계속되는 김한민 감독의 능력에 대한 의심은 그의 영화 ‘극락도 살인사건’과 ‘최종병기 활’의 표절논란에 의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또한 표절논란이 있었던 두 영화와 연출력 논란이 있었던 명량까지 모두 김한민 감독이 각본까지 맡았다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이처럼 김한민 감독을 둘러싼 논란들은 여전히 뜨겁다. 때문에 흥행의 여부를 떠나 그에게 ‘천만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안겨주는 것이 망설여진다. 그가 진정한 ‘천만 감독’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위해서 우리는 그의 작품들을 보다 객관적으로 봐야만 한다.

<‘명량’은 졸작이다?>
모든 영화가 그러하듯 명량도 호평과 혹평이 함께였다. 개봉 초기, ‘조상들이 우리 땅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고군분투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이순신 장군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었다.’, ‘역사의식과 애국심을 일깨워준 영화였다.’ 등 호평이 주를 이루었고 금세 입소문을 타게 되었다. 그러나 관객 수가 늘면서 점점 혹평도 함께 늘기 시작했고, 비평가 ‘진중권’이 자신의 sns에 ‘명량, 솔직히 졸작이다.’라는 글을 남기면서 대중들의 혹평은 더욱 거세졌다.
주로 전략가였던 이순신 장군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때리고 부수는 전쟁영화만 남아있었다는 의견이다. 또한 영화 속 각각의 인물들에 대한 설명이 턱없이 부족했고, 구루지마 미치후사와 임순영 같은 주요인물들도 영화에 제대로 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전쟁 전 이순신 장군의 고난을 다룬 1시간 동안은 지루했다는 평이 대부분이었다. 명대사들을 만들어야한다는 압박감 때문인지, 전형적인 영웅의 틀에 갇힌 연출은 관객들을 실망시켰다. 심지어 ‘명량의 인기는 영화로서의 인기가 아닌 이순신과 최민식의 인기다.’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영화가 졸작인지 아닌지는 관객들의 판단에 따라 달라지지만, 많은 혹평들의 대부분이 연출에 관한 이야기라면 감독 스스로 자신의 역량에 대해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차용과 표절의 차이>
김한민 감독의 2011년 영화 ‘최종병기 활’은 멜 깁슨 감독의 2006년 영화 ‘아포칼립토’와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러한 표절논란에 대해 김한민 감독은 언론 시사회를 통해 "멜 깁슨 감독의 영화는 인상적으로 봤다. 이야기의 추격과 원형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 작품이 마지막에서 갖는 허무함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그것이 채워지기 전에는 우리 한국영화로 가져오기에는 미흡하겠다 싶었고, 영화를 만들라는 것인지 모르지만 활과 우리 역사의 수난이 매치되면서 그런 이야기의 원형을 차용하면 어떨까 싶은 생각에서 이 영화가 만들어지기는 했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감독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도 ‘최종병기 활’은 표절이라는 의견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몇 년이 지나도록 계속되는 표절시비. 과연 얼마나 닮았을까?

1.주인공의 등장

 아포칼립토
-주인공과 친구들의 멧돼지 사냥
-주인공의 특별한 능력 소개 : 함정기술
-주인공과 친구들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웃음 유발

 

 

 최종병기 활
-주인공과 친구들의 노루 사냥
-주인공의 특별한 능력 소개 : 활 솜씨
-주인공과 친구들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웃음 유발

 

 

2.갈등의 시작

아포칼립토
-마야부족(적)의 침입
-부족장의 죽음
-목에 밧줄이 걸린 채 끌려가는 주인공과 마을 사람들

 

 

 

 

최종병기 활
-청나라(적)의 침입
-주인공 친구의 아버지의 죽음
-목에 밧줄이 걸린 채 끌려가는 마을 사람들

 

 

 

3.포로사냥

아포칼립토
-주인공을 포함하여 잡아온 인질들을 풀어준 뒤 다시 사냥

 

 

 

 

최종병기 활
-잡아온 인질들을 풀어준 뒤 다시 사냥

 

 

 

 

 

4.도주
아포칼립토
-인질로 잡혀있던 주인공이 마야부족 족장의 아들 살해 후 도주
-주인공을 쫓기 시작하는 적들

최종병기 활
-주인공이 청나라의 왕자 살해 후 도주
-주인공을 쫓기 시작하는 적들

5.추격

아포칼립토
-주인공이 마야부족의 부하들을 차례로 살해
-계곡을 배경
-재규어의 등장으로 주인공 위기 모면
-덫을 설치하여 적을 살해
-추격전 중 폭포에서 뛰어내리는 등장인물들
-적의 화살에 맞는 주인공

최종병기 활
-주인공이 청나라 부하들을 차례로 살해
-계곡을 배경
-호랑이의 등장으로 주인공 위기 모면
-덫을 설치하여 적을 살해
-추격전 중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등장인물들
-적의 화살에 맞는 주인공

 

6.부하

아포칼립토
-마야부족의 부하가 불길함을 예고
-예고한 부하는 족장에 의해 살해

 

 

 

 

최종병기 활
-청나라의 부하가 불길함을 예고
-예고한 부하는 장군에 의해 살해

 

 

 

 

7.마야어와 만주어

아포칼립토
-마야부족 언어 그대로 사용, 자막처리

 

 

 

 

 

 

최종병기 활
-청나라의 만주어 그대로 사용, 자막처리

 

 

 

 

 

 

한눈에 보기에도 최종병기 활과 아포칼립토는 많이 닮아 있다. 김한민 감독의 말대로 일부분이 ‘차용’된 걸 수도 있고, 어쩌면 ‘표절’일 수도 있다. 표절 여부에 대한 진실은 김한민 감독만이 알 수 있다. 또한 표절 논란에 대해 관객에 따라 다르게 판단되기 때문에 아무도 답을 알 수는 없다. 하지만 해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표절의혹은 계속되고 있고, 이는 김한민 감독이 풀어내야 할 과제임이 분명하다. 또한 영화 ‘극락도 살인사건’도 표절의혹이 있었던 만큼 영화감독으로서의 자질에 대한 의심도 계속될 것이다. 연출력의 한계는 아쉬운 점이지만 표절 논란은 불편한 점이다. 김한민 감독에게 ‘천만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당당하게 안겨주기에는 아직 불편한 시선들이 너무 많다.

‘명량’이 졸작인지, ‘최종병기 활’이 표절인지에 대한 판단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다만 이순신이라는 위인을 소재로 한 영화로 역대흥행순위 1위를 기록한 감독인 만큼, 그에 대해 알아야 할 필요는 있다. 흥행의 여부를 떠나 김한민 감독의 역량과 이전의 표절 논란까지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 그 후의 김한민 감독에게 ‘천만 감독’이라는 타이틀이 어울리는지에 대한 판단은 개인의 몫이다.

김다운 기자  skkdw3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