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이 끝나면 각 단과대학 앞은 남학생들로 붐빈다. 학생들의 손에는 모두 담배가 쥐어져 있다. 건물 입구마다 바닥에 내팽개쳐져 있는 담배꽁초들까지. 수많은 학생들이 오고가는 길목은 담배연기와 흡연자들로 꽉 차 있다. 금연구역이라고 적힌 중앙도서관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공부를 하다가 상쾌한 공기를 맡기 위해 나오면 반기는 건 담배냄새다. 맛있는 음식 냄새가 풍기는 식당 앞도 담배꽁초가 가득하다. 심지어 건물 앞뿐만 아니라 캠퍼스를 걸어 다니면서 담배를 피우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이동 중 흡연은 곳곳에 담배 연기를 퍼트려 불쾌감은 물론, 간접흡연 피해 또한 엄청나다. ‘그린 캠퍼스’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화단과 벤치 근처도 침과 담배꽁초가 즐비해 있다. 2014년 새로 개정된 ‘금연법’에 의하면 이러한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은 불법이다. 캠퍼스 내에 제대로 된 흡연구역도 지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학생들에게 캠퍼스 전체가 금연구역이라는 생각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 담뱃값 인상으로 흡연문제가 이슈로 떠오른 만큼 우리대학 내 흡연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이에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흡연구역이 있다면 당연히 지키죠!

먼저 흡연자들이 자주 보이는 중앙도서관 앞으로 갔다. 그 중 한 2학년 남학생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캠퍼스 내 흡연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하냐는 물음에 “대부분의 흡연자들과 비슷하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수업이 끝나거나 쉬는 시간이 되면 자연스럽게 친구들하고 과동 앞에서 담배를 핀다. 1학년 때부터 선배들을 따라 똑같이 해왔었고 군대 전역 이후에도 여전히 같은 곳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 가끔 여학생들이 냄새난다고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었다.”라며 현재 자신의 모습에 대해 정확하게 이야기 해 주었다. 또한 “올해 개정된 금연법 대해 알고 있음에도 캠퍼스를 금연구역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며 비흡연자들을 위해서라도 자제해야겠다고 말을 이어갔다. “나처럼 캠퍼스 전체가 금연구역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인 것 같다. 학교 측에서도 금연구역이라는 표시를 해주고, 따로 흡연구역을 마련해준다면 흡연자들과 비흡연자 모두 깨끗하게 캠퍼스를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흡연의 권리와 쾌적한 환경을 누릴 권리!

중앙도서관 앞의 흡연자들과 함께 있던 비흡연자 남학생과도 캠퍼스 내 흡연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현재 4학년이고 주변에 많은 흡연자들과 오랫동안 지내왔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친한 친구들이 대부분 흡연자이기 때문에 할 수 없이 많은 담배연기를 맡고 있다. 밥을 먹고 나서, 수업이 끝나고 나서, 술을 마실 때까지, 시도 때도 없이 친구들의 흡연은 계속된다.”며 오랜 고충을 털어놨다. “비흡연자 입장에서 담배냄새는 견디기 힘들다. 간접흡연도 싫지만 담배꽁초나 가래침이 널브러져 있는 바닥을 보면 역겹기도 하다.” 올해 개정된 금연법을 듣고 반겼는데 막상 달라진 건 없는 것 같다며 한숨을 쉬기도 했다. 또한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창문을 열면 담배냄새가 들어올 때도 있다”며 쾌적한 환경을 누릴 권리를 빼앗기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동시에 “흡연자들의 입장도 이해가 간다.”며 말을 이어갔다. “사실 지금도 흡연자들 대부분이 구석에서 모여서 피고 있다. 캠퍼스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규정하기보다는 흡연구역이 따로 생겨서 서로 불편한 말이 오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른 여학생들과의 인터뷰에서도 대부분 금연을 강요하는 것보다 흡연구역이 생기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흡연자들과 비흡연자들 모두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있었고, 우리대학 캠퍼스가 아름다운 그린캠퍼스가 되길 바라고 있었다. 흡연자들의 성숙한 태도와 배려, 비흡연자들의 이해, 그리고 학교의 개선책까지 이루어진다면 진정한 ‘학생이 행복한 대학’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김다운 기자  skkdw3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