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지난 1월 10일, 새해를 맞이하여 박순진 대학 총장과 함께 신년 특집 대담을 성산홀에서 진행했다. 이 날 대담은 김규민 대구대신문 편집국장이 직접 진행했으며 본지 기자를 비롯 대학 본부 인사도 함께 배석했다. 박순진 총장은 본지를 통해 “학생들과 많이 만나는 것이 소통이라 할 수 없다는 지적에 동의한다”면서도 “직접적인 소통의 의미를 좀 더 늘릴 것”이라고 했다. 

총장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 대학이 힘든 시기를 잘 지나갈 것”이라며 “우리 대학이 성장한 위상이나 경쟁력은 꺾이지 않고 유지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총장은 “지금은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잘 헤쳐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는 단계”라고 짚었다. 아래는 총장 신년 특집 대담 일문일답  <편집자주> 

박순진 대학 총장(왼쪽)이 지난 1월 10일, 본지 신년 특집 대담에 응하고 있다. 김규민 대구대신문 편집국장(오른쪽)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특집 대담은 대구대학교 학생취재팀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될 예정이다. (촬영: 대구대학교 학생취재팀)

- 새해를 맞이하여 우리 대학 구성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새해를 맞이해서 여러분 모두 항상 건강하기 바라고 올 한 해는 학생들마다 여러 가지 생각들을 많이 하면서 새해를 시작할 텐데 각자 마음속에 품었던 희망을 최대한 많이 달성했으면 좋겠다. (그 희망 중에서) '우리 대구대학교에서 여러분들의 희망이 더 크게 자랐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다.

- 작년 우리 대학이 이뤄낸 성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며, 총장 본인 입장에서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지 스스로 평가해 본다면

우리 대학이 작년 한 해 동안 여러 일들을 많이 했다. 그 중 가장 보람 있게 생각하는 것은 우리 대학이 코로나 이후에 여러 어려움을 완전히 극복하고 학생들이 다시 대학에서 여러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이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본다. 우리 대학 학생들이 성과를 많이 내고 있는데, 놀랄 정도로 '학생들이 잘 해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또한 우리 대학이 다른 대학들에 비해 더 많은 지자체(영천, 성주, 고령)와 MOU를 맺어서 글로컬 사업을 위한 준비를 착실하게 하여 지방 시대를 주도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대단하게 생각한다. 대학 혁신 사업에서 연차 평가를 하는데 우리 대학이 대경·강원권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아 100억이 넘는 재정을 유치했다. 이를 통해 교육 여건을 개선하는데 여러 가지 사업을 많이 할 수 있었던 것도 자랑스럽다. 마지막으로 취업률이 지난 7년 사이에 가장 높은 취업률을 기록한 것도 큰 자랑거리이다. 가장 아쉬운 것은 글로컬 사업에 선정되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다. 

- 그렇다면 새해를 맞아서 올 한 해 우리 대학이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이나 계획은 무엇인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여러 번 말씀드렸다. 그중 대학 교육의 본질에 대해서 우리가 한번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왔다. 사회가 바뀌면서 대학 교육이 다양한 방식으로 바뀌고 있는 점에 대해 (대학 본부가) 여러 준비도 하고 있고, 대응하고자 할 것이다. 교육의 본질은 기본적으로 학생들이 대학에 와서 좋은 교육을 받는 것이다. 그 교육을 통해서 학생들이 크게 성장하고 사회에 나가서 더 큰 경쟁력을 갖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올해 우리 대학은 특히 교양이나 전공 교육 같은 교육과정의 설계, 교육 과정을 운영하는 방법을 시대 변화에 맞추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한다.

우리가 흔히 요즘 디지털 대전환도 이야기하고 미래 사회에 대해 여러 가지 화두를 많이 던지고 있지 않나. 그런 부분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서 과거 산업사회 내지는 공업 위주의 사회에서 우리가 했던 역할보다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인재를 키워내는 방향으로 교육을 바꾸고, 교육하는 여러 조직이나 교수들이 강의실에서 강의하는 방식을 바꾸는데 좀 더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자 한다.

- 올 한 해 우리 대학 입시 결과를 궁금해하고, 일각에서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올해 우리 대학 입시 결과는 어떠한가. 수시 모집 잘 이뤄졌는지 

등록률(약 81~82%)이 연말쯤 최종적으로 나왔는데 작년하고 거의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등록률만 놓고 보면 우리 대학이 크게 앞으로 나가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으나, 달리 생각해 보면 우리가 예측해 온 최악의 시기가 작년이었다. 2024학년도 고등학교 졸업자 수가 사상 최저를 기록한 상태에서 입시를 비춰보면 예전에 예측하던 바로는 수시 등록률이 10% 정도 하락할 것으로 볼 수 있었으나, 거기에 비하면 '최악의 위기 상황에서 잘 버텼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우리 대학이 어려운 여건에서도 특히 지역 대학들이 정부의 첨단 분야 지원과 정시 비중을 줄이며 수시 모집 인원을 늘리는 그런 상황에서는 아마 작년 입시 여건이 최악이었다고 볼 수 있는데 최악에서 전년도 정도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하는 것은 '우리 대학이 대단히 잘 대응하고 있다'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학내에서 여러 구성원들이 우리 대학의 지원율이라든지 현재 진행 중인 정시 같은 경우에도 지원자 수가 줄어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을 많이들 한다. 우리 대학이 최근 들어서 입시 전략이라든지 대학의 여러 가지 체제를 바꾸면서 이러한 어려움을 현명하게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입시 결과에 대한 걱정을 덜 했으면 좋겠다는 부탁을 한다.

- 작년에 진행한 총장과의 대화를 통해서 학생들의 불만을 어느 정도 파악했는지 궁금하다. 향후 학생들의 요구 사항을 어떻게 수렴하고 반영할 것인지, 또 총장과의 대화 같은 자리를 본부 차원에서 만들 계획이 있는지 

지난번 총장과의 대화는 본부 입장에서 여러 아쉬운 면이 있다. 취임 이후 대학 내 여러 소통을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을 실제로 하고 있었다. 본부가 예상하지 못한 여러 가지 돌발적인 이슈들이 발생하여 긴박하게 대화를 준비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일부 정확하지 않은 사실 관계도 있고, 본부 차원에서도 세심하게 설명을 했어야 하는데 이를 통해 대학에 대해서 (학생과 본부 간) 서로 이해하는 그런 계기가 되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총장과의 대화와 같은) 자리를 좀 더 많이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전체적으로 소통에 대해 말해보자면 이렇다. 본인이 취임한 이후에 학생 여론을 대표하는 학생 언론 신입 기자들이 임명될 때 임명장도 직접 줬고, 현장에서 몇 가지 당부도 드리고 기자 여러분의 말씀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또 지금 대담을 진행 중인 김규민 기자와도 필요하면 언제든지 소통하고 있기에 언론과 소통은 크게 문제가 되었다고 보지 않는다. 학생을 대표하는 자치기구와의 소통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결과적으로 놓고 보면 대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함에도 불구하고 원만하게 소통이 잘 안 되는 부분이 있다. 학생들이 어떠한 성과를 낼 때 반드시 찾아가 격려하고, 그 자리에서 학생들의 생각도 좀 더 들어보려고 하고 있다. 

학생들의 여론을 나름대로 파악하려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어딘가 대학이 하고 있는 게 정확히 잘 전달되지 않는 부분도 있고, 대학이 가려고 하는 방향에 대해 이해가 보이지 않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우리가 데이터를 토대로 학생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여러 차례 모니터링도 하고 계속하여 학생들의 여론을 비공식적으로 파악하고 있긴 하나,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 이러한 부분은 새로 출범하는 학생 집행부하고 좀 더 깊이 고민해야 되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직접 소통의 기회를 늘려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 총장과의 대화를 학생 언론이 평가하면서 총장에게 많이 듣고, 많이 만난다고 소통이라 할 수 있겠냐"는 지적을 한 바 있다. 특히, 총장은 본인의 불통 이미지에 대해 "(대학 구성원이 원하는 것을) 잘 들어주지 않아서 그런 것"이라고 자평했는데 이것이 불통 이미지 (독불장군, 독주, 독재자 등)를 벗어나는데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본부 및 학생 언론과 우리 대학 커뮤니티 익명 게시판 등을 통해서 불통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학생들과 많이 만난다는 게 소통이라 할 수 없다는 점에서 동의한다. 그리고 학생들과 교수들은 대학의 교육에 대해서 생각이 많을 것이다. 대학 본부가 분명한 정책 방향을 잡고 강하게 밀고 가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본부 입장에서는 학생들과 교수들에 비해 훨씬 많은 정보를 받아 고민한다.

특히, 우리 대학은 3~4년 전에 했어야 하는 일들을 주춤거린 바 있다. 빠르게 일처리를 함과 동시에 그 일로 영향을 받는 학생과 교수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본부가 정책을 수립하고 계획할 때 (직접적인 의미의) 소통이 가능한 공식적인 채널 운영이 필요하다고 본다. 불통이라고 하는 것은 만나는 횟수가 중요한 게 아닌 만남을 통해서 구성원들이 원하는 것이 중요하고, 대학 측은 이를 수용하거나 설득해야 할 노력이 필요하다.

- 총장에 대해 학내 구성원들의 요구 사항이나 퇴로를 열어주는 것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부에서 어떤 정책을 실행할 때 학내 구성원들의 반발이 심한 경우 다른 대안을 모색하는 점이 부족했다는 의견도 많다. 총장은 지적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본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대해 유연성을 가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본부는 구성원의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절차나 제도를 조금 더 보강하려 한다. 우리 대학은 구성원들의 의사를 제도에 반영하는 절차가 전국 어느 대학보다 잘 갖추고 있는 편이다. 어떤 규정, 대학 편제, 새로운 방식의 교육 도입 등 변화가 있을 때 상당한 기간과 절차를 통하여 제도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한 해는 이러한 것이 잘 작동되지 않은 것 같다.

실제로는 어떤 정책을 결정할 때 본부가 구성원 전부를 만나기에는 조직이 너무 커 한계가 있다. 이해관계를 대변할 수 있는 학생, 교수들이 모이지만 본부와 방향성 차이가 난다. 대학 본부는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따라서 본부는 각 부서는 일을 할 때 각자의 이해관계가 잘 대변될 수 있도록 직접적인 의미의 소통을 더 늘릴 생각이다.

- 대학 본부에서 나름의 자구책을 내놓는 동시에 대학 내부 갈등도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총장은 과거 기획처장 같은 본부 내 여러 보직자를 역임한 바 있다. 이런 경험을 토대로 본부 차원에서 개편 정책을 단행할 때 총장 스스로 유연한 대처나 좋은 묘안을 내놓을 수 없었는지 궁금하다. (만약 내놓았다면) 어떠한 점을 내놓았는지 언론을 통해 설명한다면

한 가지 변명을 해보자면 우리 대학은 그동안 학과 조정이나 교육 과정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집행부가 생각해 왔음에도 주춤하였다. (이전 집행부가) 미리 해야 할 일과 본인의 취임 이후에 할 일을 모두 급하게 하게 되어 본부가 따가운 시선을 받는 것 같다.

사회가 바뀌고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이 달라지며, 발전하는 사회에 맞춰 대학이 대비하는 것이다. 대학 교육을 통해서 학생이 사회에 나가 경쟁력 있는 인재와 큰 역할을 하도록 대학이 바뀌어야 한다. 대학이 변화해야하는 것에는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작년에 상당수가 동의한 학생 교육에 대해서는 큰 변화와 성과가 있었다.

그러나 학생 모집이 중지된 학과들에 대해선 아쉬운 부분이 있다. 학생들 본인이 희망했던 전공이 충분히 보장될 수 있도록 본부 나름대로 여러 준비를 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본부의 조치가 가시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학생 입장에서는 대학 정책 방향에 확신을 갖지 못하거나, 불만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수들의 경우 오랜 전공이 없어지기 때문에 선뜻 동의하기 어려웠으리라 판단한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 대학은 이 힘든 시기를 잘 지나갈 것이다. 우리 대학의 위상이나 경쟁력은 꺾이지 않고 유지되고 있다. 지금은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더 잘 해낼 수 있을지 고민하는 단계라 생각한다.

- 최근 지하철 유치 관련하여 학생들이 굉장히 많이 궁금해하는데

우리 대학은 오래전부터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보니 통학의 어려움이 있었다. 대학은 하양역까지 지하철 연장 유치를 위해 오래전부터 힘써왔다. 하양역까지 개통하는 것만으로도 우리 대학 학생들의 통학 여건이 크게 개선될 거라 생각한다.

하양역까지 연장되는 대구 도시철도는 상업운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실제로 선로가 다 완성되었고 혁신도시 앞에 있는 역은 거의 모양새를 갖추었다. 하양역도 준공을 앞두고 있고 곧 시운전도 개통할 것이다. 오는 2029년이면 영천 금호까지 연장되어 우리 대학의 교통 체계가 대폭 개선될 것이다.

- 올해 총장 재임 3년 차이다. 전반적인 각오와 더불어 마지막으로 본지를 통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 대학의 교훈은 ‘큰 뜻을 품어라’다. 나는 가슴속에 큰 뜻을 품을 수 있는 사람은 그 자체가 대단히 귀한 사람들이라는 생각 한다. 그리고 자기 스스로 자기가 귀한 존재라는 걸 깨닫고 저마다 자기의 큰 뜻을 하나씩 품고 실천하기 위해서 노력을 한다면, 기독교적으로는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는 이해가 될 수 있을 거고 일반적으로 생각해 봐도 자기 스스로를 귀하게 여기는 사람들은 모든 일을 자신감 있게 해낸다. 최근 학생들이 성과를 많이 내고 있다. 그걸 보면서 우리 학생들이 정말 잘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학생들에게 디지털 대전환을 준비하라 이야기하고 싶다.

미래 사회 발전에 대해 미리 계획하고 남들이 보지 않는 것을 보라는 것도 가치 있는 말이지만 큰 뜻을 품은 사람들이 되면 좋겠다. 그 큰 뜻이 우리 대학의 교육과 대학 생활을 통해 자연스럽게 실천하고 성장하는 대학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것을 위해 대학 학사 구조·단과대학 재편, 교양·전공 개편, 취업을 위한 여러 지원도 바꿀 것이다. 학생들의 다양한 경험의 기회들도 더 많이 만들 것이다. 학교가 넓은 만큼 마음이 넓어지는 대학이다. 마음이 넉넉해지기 어려운 상황이 오면 본부로 큰 소리 한 번 쳐주면 좋겠다. 학생들이 스스로가 본인을 귀한 존재라고 여겼으면 좋겠다. 올 한 해 동안 다 함께 그런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 

윤수임 기자, 최다은 수습기자  8505637@hanmail.net